십자군 운동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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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운동의 기원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담임)
  • 승인 2017.05.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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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십자군 운동(1)

1096년부터 거의 200년 동안 유럽을 온통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만든 십자군 운동에 대해서는 많은 소설과 희곡, 영화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전 유럽의 교권과 세속권까지 장악하려는 교황의 야망이 드러난 십자군운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살펴봅시다.

로마 제국은 주후 476년에 ‘서로마제국’과 동로마의 ‘비잔틴제국’으로 분열되었습니다. 하지만 로마 가톨릭교회만은 1054년까지 분열되지 않고 있었으며 동로마제국의 비잔틴교회는 여전히 명목상으로 그대로 서로마 가톨릭 교황청의 전통과 통치 아래에 남아 있었지요.

그러나 11세기 중엽에 이르러서 서로마제국의 내부사정은 매우 복잡했습니다. 로마제국의 황제인 하인리히 4세와 로마가톨릭교회 교황인 우르바누스 2세 사이에 불화로 인하여 우르바누스 2세의 권위가 로마에서 뿐만 아니라 서유럽 전역에서 땅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동로마 비잔틴제국의 사정도 역시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족인 셀주크 투르크의 이슬람 세력이 팽창하면서 기독교제국인 비잔틴을 위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다급해진 비잔틴제국의 황제 알렉시우스는 로마가톨릭교황인 우르바누스 2세에게 긴급히 군대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긴급한 군대 지원 요청을 받은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로마와 서유럽에서 실추되고 있는 교황청과 교황의 권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우선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세속권력인 로마제국과 복잡하게 얽혀 점점 약화되고 있는 교황청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본 것입니다. 

교황은 교회의 숙원인 예루살렘 성지를 회복하기 위하여 십자군전쟁을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러나 속사정은 이를 통해 로마가톨릭교회의 내부적 단결을 보다 더 공고히 하고, 내적으로 동서로 분열되어 있는 가톨릭교회를 흡수통합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우르바누스 2세 교황은 이슬람의 침공 위험에 처해 있는 동로마제국을 원조한다는 명분으로 십자군창설을 주장한 것입니다.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1095년 3월 북부 이태리의 피아센자에서 회의를 소집하였고, 그 해 11월에 프랑스 클레르몽에서 다시 회의를 열고 십자군 원정을 호소하였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300명의 주요 성직자들이 모인 클레르몽 종교회의에서 우르바누스 2세는 이슬람의 위협을 받고 있는 동로마 비잔틴제국과 비잔틴교회를 신흥 이교도 이슬람의 위협에서부터 구출해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교도의 손아귀에 떨어져 있는 예루살렘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되찾아야 한다며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참가를 호소하였습니다. 우르바누스 2세의 열띤 연설에 성직자들과 군중들은 “신의 뜻대로, God wills it”하고 함성을 외치면서 열광적으로 화답했습니다.

우르바누스 2세는 자신이 프랑스 출신 교황인 것을 과시하여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십자군에 동참할 것을 선동하여 예상치 않은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웅변술이 뛰어난 교황은 성지 예루살렘을 잃은 기독교도들의 비참한 생활과 동방에서 투르크인이 가해오는 위협을 조리 있게 설명하고 이슬람에 대한 싸움은 성전(聖戰)이며 십자군 원정에 종군한 자에게는 그의 공덕으로 모든 죄를 사면 받을 것이며 이 전쟁에서 전사하는 자는 모두 천국에서 그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였습니다. 

이 때 프랑스 한 시골 마을 장터 한가운데 누더기 옷을 입은 사내가 등장했습니다. “천사의 음성을 전하노라, 성지를 되찾아라.” 십자군 전쟁의 서막을 연 은자 피에르였습니다. 처음 피에르는 가는 곳마다 반미치광이로 취급됐습니다. 갑자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예루살렘을 공격하라니. 그런데 때마침 날아온 비잔틴 황제로부터의 구원 요청과 이를 이용하려했던 로마 교황이 ‘성전’을 촉구한 순간 은자 피에르는 선각자로 추앙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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