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나 외모가 아니라 신실한 배우자 보는 ‘믿음의 눈’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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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이나 외모가 아니라 신실한 배우자 보는 ‘믿음의 눈’ 키워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5.1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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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크리스천 연애와 결혼’을 말하다①

‘나는 언제,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가’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청년들의 하나같은 고민일 것이다. 결혼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던 이십대가 지나고 삼십대에 들어선 청년들은 이제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여기에 크리스천 청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 같은 신앙을 지닌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고 싶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본지는 크리스천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비혼세대가 증가하고 혼인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크리스천 청년들의 결혼문제에 교회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혼인율 감소, 싱글족 증가…건강한 가정 이룸은 하나님의 명령

성경적 가정관 바탕으로 신실한 형제자매 보는 눈을 키워야

크리스천의 연애와 결혼, 하나님의 기도응답이라는 시각에서 봐야

비혼세대 증가 속 크리스천은?

우리나라 혼인율은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인 조혼인율이 5.5건을 기록했다. 남녀 모두 1년 전보다 7.7% 감소한 수치다. 2015년만 해도 남녀 혼인율은 2.1~2.2%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올해 들어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결혼을 인생의 과업으로 보던 시선도 바뀌고 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유형에서 1인가구가 2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인가구는 26.1%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인 가족형태로 여겨지던 4인 가구는 18.8%로 감소했다.

크리스천 청년을 중심으로도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결혼 적령기에 있지만, 앞으로 결혼할 생각은 없다는 A교회의 C자매(33)는 “요즘 1인가구도 증가하고 있는데 굳이 아기를 낳고 힘든 육아를 하면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정을 책임지기보다는 적당히 돈을 모아 즐기면서 여유 있게 보내는 삶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B교회의 D형제(36)는 “집에서는 결혼하라고 아우성이지만, 당장 내 집 마련도 힘든 상황에서 혼자인 지금 이대로가 편할 것 같다”며, “가정에 대한 걱정 없이 퇴근 후 게임하며 즐기는 삶이 좋다”고 말했다.

결혼 연기의 이유…‘경제적 어려움’

집값 상승과 청년 실업률 상승 등의 경제적 어려움도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육아정책연구소가 20~30대 미혼 남녀 1,073명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미혼자의 결혼 의향 및 결혼 가치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직 중인 남녀 37.7%가 경제적 안정을 이유로 결혼을 연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크리스천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S교회의 B형제는 “교회에 경제적 능력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에 자매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청년들도 많다. 이는 현 시대 청년 문제와도 연결돼 있는 문제”라며, “극심한 취업난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연애 자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크리스천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싱글족이 늘어가는 문화풍토나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것은 성경적 가치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크리스찬연애대책연구소 이화섭 소장은 “최근 혼밥, 혼술 등의 싱글족이 문화트렌드로 등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세태에 크리스천 청년들이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결혼과 자녀출산의 의미에 성경적인 관점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라(창1:28)는 것이며, 부부가 하나됨을 이루라(창2:24)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직접 자녀를 낳아서 양육하고 하나됨을 이루는 가정을 세우라고 명령 하신 것”이라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가려면 먼저 가정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결혼이나 자녀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소장은 “현 시대에서 자녀양육의 경제적 문제는 과도한 교육비 지출의 어려움인데, 남들보다 잘 키우지 못할 바에는 안 키우는 낫다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결혼하지 않는 것은 결혼에 대한 근본적 관점이 잘못된 것”이라며, “크리스천들이 세상 풍조에 휩쓸려가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가정을 이루는 것이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귀한 사역임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혼하기 어려운 크리스천들

크리스천 청년들이 단순히 세태의 흐름을 따라 결혼을 기피하는 것만은 아니다. 결혼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마음이 있지만 막상 괜찮은 상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혼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데는 다양한 복합적 요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믿음을 가진 청년들을 만나려고 하니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 청년은 “주변에서는 가까이서 찾으라고 하지만, 교회 안에서 ‘괜찮아 보이는’ 청년들은 짝이 있거나 기혼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회 안에 여성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남성의 수는 적어 크리스천 여성들 이 좋은 짝을 찾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청년부의 남녀 비율은 6대4, 7대3이거나 많게는 8대2까지 이를 정도로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A교회의 한 사역자도 “교회 자매들에게 괜찮은 형제를 소개해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 교회에 형제들의 수가 적고 그 중에서도 신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형제들을 찾기는 더욱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동준 목사(참좋은교회)는 “전체 기독교인 인구수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2~30대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은 고작 10%에 불과하다. 세상 사람들의 조건을 넘어 예수를 믿는다는 조건까지 충족해야 하니 더욱 어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더욱이 교회 내 청년 중 여성비율은 6~70%에 달한다. 형제들의 수가 2~30%에 불과하다보니 믿음 좋은 자매들이 괜찮은 형제를 만나 결혼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남녀 성비가 고르지 못한 교회의 현실을 지적했다.

반대로 교회 여성들의 눈이 지나치게 높아 신앙과 외모, 사회적 스펙까지 갖춘 짝을 만나려 애쓰기 때문에 결혼이 어려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화섭 소장은 “교회에 형제 비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자매들이 형제를 보는 눈을 열어가면 괜찮은 형제들은 분명히 있다”며, “스펙이나 외모만을 보고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 가정관을 바탕으로 신실한 형제들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

성경은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에게 가정을 만들어 주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어 진행되는 구약의 모든 역사는 가정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약의 열두지파가 가족 안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국가를 이뤄가며, 하나님의 뜻을 이뤄간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크리스천의 결혼은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과정이자 ‘생육하고 번성하라(창1:28)’고 하신 하나님의 거룩한 명령이다. 성경적 결혼을 위한 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크리스천 청년들이 가진 고민을 교회가 충분히 이해하고, 이들을 위한 실재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의 연애와 결혼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가는 중요한 과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교회는 사명감을 갖고 크리스천 청년을 위한 교육을 펼쳐야 한다.

이화섭 소장은 “요즘 청년들뿐 아니라 크리스천 부모마저, 결혼문제에는 세상 스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연애의 목적은 결혼이라는 시각에서 교회 공동체는 사명감을 가지 고, 크리스천 청년의 연애와 결혼을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들 스스로가 결혼문제에 지나치게 무관심하거나, 기도만 하면 하나님이 배우자를 붙여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는 것도 크리스천 청년들의 결혼을 늦추는 요인들 중 하나다.

박동준 목사는 결혼문제에 있어 청년들이 ‘믿음으로 구하고, 찾고, 두드릴 것’을 제안했다. 하나님의 시선을 따라 믿음의 눈으로 배우자를 구할 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배우자를 만나기 힘든 크리스천들의 현실 속에 크리스천 청년의 만남 자체를 기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크리스천의 연애와 결혼을 단순히 끌림이 있는 이성간의 만남을 넘어서 믿음과 기도응답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권유했다.

또한 그는 “크리스천들의 연애와 결혼은 기적과 같은 사건이므로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통해 믿음의 사람을 만날 것을 기대해야 한다”며, “우리가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구하고, 찾고, 두드리면 하나님이 기적처럼 끌리게 하시는 아름다운 배우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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