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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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 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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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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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이제 대통령이 결정되었으니 그의 공약을 찬찬이 뜯어볼 때다. 큰 방향은 “우리의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에 대한 공적 부담 수준을 OECD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고교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기초학력보장을 위해 1수업 2교사를 배치하겠다고 한다. 고등학교 과정은 무학년 학점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자사고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입시도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각론이 더 세밀하게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괜찮다.

필자는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을 ‘쉼이 있는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재평가를 해 보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긍정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쉼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고등학생의 주당 평균 학습시간이 과로사 기준인 60시간을 훌쩍 넘는 70시간(일반고), 80시간(특목고생)이다. 

만성적 피로를 넘어 과로사 직전이라 할만하다. 이와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과열 경쟁이고, 과열 경쟁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사회의 불평등 구조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일하는 만큼 대우받고 기본적 소득을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과열 교육 경쟁의 해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육 내적인 제도의 문제로 인해 과열 경쟁이 발생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사회구조로만 환원할 것은 아니다.

교육제도의 측면에서 과열 경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첫째로 학교가 학생의 기본적 성취를 책임지는 것이다. 모든 학생의 출발선을 평등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사회정의를 위한 공교육의 중요한 책무다.

소득과 무관하게 학교가 학생의 배움을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방과후에 사교육에 의존하는 비율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점에서 학생의 기본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정책은 매우 유의미하다. 
다만 1수업 2교사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전문성과 권한을 갖춘 교사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쟁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자유시장체제에서 경쟁은 불가피하고 유익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 경쟁이 조기화될수록 경쟁은 과열되고 교육은 왜곡된다. 그런 점에서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겠다는 방향은 좋다. 하지만 자사고 특목고 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동일하게 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 선발방식을 선지원 후추첨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성적에 의한 선발이 남아 있음으로 해서 효과가 없다.

셋째, 현재 과도하게 팽창된 사교육의 절대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어린이날에 맞추어 ‘수업 없는 날’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다. 아이들의 놀 권리, 쉴 권리를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별 의미가 없다. 아이들은 방과후에 학원을 가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하는 학원도 있다. 우리 단체는 학원영업시간을 초등학생은 밤 8시, 중학생은 밤 9시, 고등학생은 밤 10시이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휴일에는 학원도 휴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밤에는 자고 휴일은 마음껏 놀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첫째와 둘째 부분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고자 했지만 셋째 부분 즉 학원을 규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선거 국면에서 학원집단의 표를 의식하였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학원휴일휴무제와 심야영업제한을 찬성하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이 이익집단의 압력보다는 학생들의 고통과 국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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