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예수, 다른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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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예수, 다른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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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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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목사 / 흰돌교회

모든 교회들이 드리는 예배만을 보면 같은 하나님, 같은 예수, 같은 성령을 믿는 것 같다! 목사들의 설교를 들어보면 역시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게 분명하고 이 땅에 세워진 교회는 각각이 아니고 모두가 다 하나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삶의 현장으로 나가보면 이상하게도 예수는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다른 예수로 나타나니 참으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교단마다 내세우는 예수는 이름은 같은데 다른 모양이다. 그러니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싸우고 화합할 줄 모른다. 화합은커녕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거나 심지어 적대시 한다. 마귀가 누군지를 놓고 갑론을박할 것도 없다. 

나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세력들은 모두 마귀 세력이다. 교단 통합을 하면서도 느낀 것은 절대 안 만날 것처럼 싸운다. 그러다가 식사모임이라도 있는 대형행사에 가서 만나면 서로 음식을 먹으면서 모처럼 화합의 장면을 보여준다. 

그렇게 간신히 하나를 이루다가 얼마 안 있으면 자리싸움이 시작되면서 또 다시 갈라지고 서로를 비난하고 대적관계에 놓이게 된다. 같은 예수를 믿고 같은 천당에서 만나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실상은 다른 예수를 믿기에 천당도 다른 천당을 가게 되는 것인가?

‘강남의 예수와 달동네 예수는 같은 예수인가, 아니면 다른 예수인가?’ 이런 질문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만큼 경박한 질문일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실제 사는 현장으로 들어가 보면 경박한 질문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가난한 동네에 세워진 서민아파트와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강남의 고급아파트의 예수는 같은 예수가 아니라 다른 예수인 게 분명하다. 작은 동네의 작은 교회와 부자 동네의 큰 교회는 아무래도 예수가 다른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서로 왕래를 거부하고 교제를 거부할 리가 없다. 

백인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예수는 백인예수고, 흑인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예수는 흑인예수인 모양새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성경을 보고, 같은 찬송을 해도 서로는 어울리지 않으면서 세상을 떠난다. 아마도 죽어 천당 가면 서로들 놀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놀라지도 않을 것이다. 천당에서는 만나리라는 예감을 익히 하지 않았을까!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들대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고, 큰 교회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폼 나는 삶을 살아가며 작은 교회들을 불쌍히만 본다. 그러니 기를 쓰고 교회 부흥에 매달리게 되고 언젠가는 나도 큰 교회를 목회할 날이 오길 눈이 빠지게 기다린다. 우리의 주님은 의에 주리고 의에 목마른 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주림과 목마름은 오직 교인 숫자와 헌금일 뿐이다.

이름하여 유명강사들은 작은 교회를 보면 마냥 불쌍하게만 보는 경향이 있다. 능력이 부족하든지, 지식이 부족하든지 암튼 뭐라도 부족하니까 시골에 처박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말 목회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쓰시고 싶어도 못 쓰시는 걸까? 기도가 살아 있고 성실하기만 하면 무조건 큰 교회로 입증이 가능해야 하는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는 실패한 자들이나 병든 자들만이 붙드는 예수가 아니다. 약자들이 위로삼아 붙드는 ‘희망의 예수’정도여도 아니 된다. 부자들이나 권력자들이 심지어는 선을 이루기 위해 일생을 몸부림치며 사는 사람들조차도 죽을힘을 다해 붙들어야 할 분이 오직 예수 한 분이다. 예수를 만나는 사람들은 가난해도 부유하다. 

예수를 체험한 사람들은 부자여도 가난한 마음으로 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교회는 가난한 자나 부자나, 강자나 약자나 친구가 된다. 오늘날 이 시대가 보여주는 교회 모습은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믿음을 삶의 방편으로 삼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아~, 지상에서 예수로 하나 되는 것은 정녕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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