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당신이 희망입니다” 가족같은 쉼과 격려가 있는 곳

청년의 희망 이어가는 백석대학교회 ‘이음’ 카페 김성해 기자l승인2017.05.09l수정2017.05.10 18:45l1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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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소통의 현장을 찾아서 ⑩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의 4번 출구는 유독 청년들이 많다. 해당 출구로 나오면 인근 대학교로 가는 버스들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출구 주변에는 이런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청년 공간 ‘이음’ 카페 역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낙성대역 4번 출구 근처에 자리 잡았다. 백석대학교회(담임:장동민 목사)에서 마련한 공간인 ‘이음’ 카페는 여느 카페와 다르게 이색적인 장소다. 청년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 지역 청년들이 쉽게, 자주 이용할 수 있는 카페로 들어가본다. 

▲ 청년공간 ‘이음’ 카페는 지속적으로 청년들과 소통하며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한다. 또한 섬김의 자세로 ‘복음’을 전하기 때문에 카페를 찾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따뜻한 밥 한 끼 제공하는 카페
지난 1일 오후 2시,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 청년이 ‘이음’ 카페 부엌에서 국을 데우고 있다. 데워진 국은 카페 내에 고소하고 매콤한 향을 내풍겼다. 음식 냄새가 공부하는데 방해가 될 법도 한데, 아무도 청년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청년의 행동이 당연한 일인 듯이 여기며 자기 할 일에 집중한다. 

식사 준비를 하는 청년 역시 자신의 행동을 미안해하지 않는다. 자기 집에서 식사 준비하는 듯 자연스럽다. 상을 다 차린 뒤 청년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요리하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 이음 카페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카페 매니저 김효성 전도사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집에서 만든 따뜻한 밥 한 끼’다. 이음 카페는 외로움과 싸우고 있는 청년들에게 집밥같은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면서 편안히 머물길 바라는 곳”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지연 씨는 구직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장소가 바로 이음 카페라고 한다. 박 씨는 “처음에는 무료로 밥을 제공하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개념이 어색했지만, 점차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이 바뀌게 됐다”며 “허기를 달래주는 식사와, 혼자가 아니라는 격려와 응원을 받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구직 중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있지만, 이제는 이음 카페가 제 스스로에게 열려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음 카페의 또 다른 장점은 모든 공간과 시설 사용이 무료라는 점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배영철 씨는 이음 카페를 이용하면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배 씨는 “저와 같은 취업준비생들이 하루 동안 카페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 최소 1만원을 쓰게 된다. 커피 한 잔을 마신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4~5천원은 쓰게 되고, 중간에 식사를 하러 자리를 이동하고 다시 카페를 찾으면 또 다시 음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식사비용까지 합산하면 2만원이 넘는 돈을 하루에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음 카페에는 식사와 커피 한 잔, 공부할 수 있는 공간까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저와 같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고 칭찬했다.

 

섬기는 모습으로 펼치는 ‘청년선교’
청년 공간 ‘이음’ 카페의 핵심가치는 ‘Three H(Home, Hub, Hope)’이다.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쉼터 같은 공간(Home)이 되고, 낯선 이들끼리 서로 만나 함께 소통하며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Hub), 그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고 희망을 제공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하는 곳(Hope)이 되자는 것이 이음 카페의 목적이다. 

독특한 점은 교회에서 만든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카페 내에서 직접적인 전도 활동은 지양한다는 점이다. 청년 배영철 씨는 교회에서 만든 카페지만 부담스러운 전도활동을 펼치지 않아서 찾는 이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이음 카페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흔히 다음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정작 교회를 나가보면 틀에 박힌 형식으로 청년에게 다가오려고 한다. 하지만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며 청년들의 필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느껴져서 교회가 부담스러운 장소가 된다”며 “이음 카페는 교회에서 만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교회 색채가 강하지 않고 청년들에게 무작정 말씀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야기 할 때 가끔씩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교회의 이야기가 나오는 정도이기 때문에 믿지 않는 청년들도 거리낌 없이 카페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음 카페는 청년들이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마음도 든다. 자칫하다간 허울 좋은 장소만 제공하고 교회가 해야 하는 본질적인 복음 전파가 가능할까 싶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백석대학교회 장동민 목사는 청년 세대에게는 ‘전도’가 아닌 ‘선교’가 더욱 필요함을 주장했다. 

장 목사는 “‘전도’는 일반적으로 전도지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을 뜻하고 ‘선교’는 문화권이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선교’는 개인에게 전도하고 교회를 세우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문화권의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 교회와 유독 문화적 단절이 심각한 청년세대에게는 선교사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그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 더 나아가 청년들의 삶과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청년들을 품다
청년 공간 ‘이음’ 카페의 첫 시작은 장동민 목사와 백석대 신대원생 9명이 모여 청년선교에 대해 고민하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카페가 문을 연지 1년이 지났을 뿐인데, 현재 이음 카페를 찾는 청년들의 수는 한 달에 900여 명에 이른다.
 
카페의 모든 것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관리하는 이들의 섬기는 모습 때문에 이 곳을 찾는 청년들의 수도 적지 않다. 박지연 씨는 자신의 고민을 듣고 기도해주는 전도사의 모습과 늘 친절한 접대에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박 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카페에서 매니저로 섬기면서 점심 식사도 준비해주고, 청소도 혼자 하면서 피곤하고 힘들법한데도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누가 와도 포용하는 모습을 보며 편안함을 느꼈다. 특히 취업 준비로 인해 고민이 많을 때, 함께 걱정해주고 신경써주며 기도해준다는 말을 들을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음 카페를 이용하는 청년들은 섬기는 모습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쥬스, 사탕, 과자, 라면 등 자신이 사올 수 있는 것들을 종종 들고 와 카페에 채워놓는다. 사소한 것 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서로 소통하며 교류한다. 

김효성 전도사는 카페를 찾는 청년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많은 청년들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세상적 가치가 아닌 말씀의 가치를 잘 녹여서 전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김 전도사는 “이 시대 청년들은 개인주의 문화 속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있다. 그러다보니 우울증, 조울증,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성경에는 혼자 생활하는 것보다는 이웃과 더불어 살 것을 권면하고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라는 등의 말씀들을 볼 수 있다. 세상적인 것이 아닌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통해 청년들을 격려하며 복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삭막한 세상에서 지친 청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들의 필요를 제공하는 이음 카페. 설립된 지 1년이 지난 이음 카페에게는 이제 새로운 기도제목이 있다. 
김효성 전도사는 “국내에 이음과 같은 공간이 많지 않은데, 앞으로 지역마다 형편이 되는 교회에서 청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아무런 조건 없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청년들을 품을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성해 기자  shkim@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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