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사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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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사임하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5.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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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 통해 “백의종군하겠다” 밝혀
▲ 이영훈 목사는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고 자신의 한기총 대표회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대표회장 사임으로 ‘재선거’ 길은 열려...김노아측 추가 소송이 변수

직무정지 상태에 처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2대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 앞에 드리는 글’을 통해 “한국교회 대통합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대표회장 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면서 뒤에서 통합이 완료될 때까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한기총은 1989년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에 힘쓰기 위해 세워진 한국교회의 연합단체로 복음주의신앙으로 한국교회를 견고히 세우고, 급진 좌경화된 신학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며, 한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침으로써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고자 설립됐다”며 “한기총을 중심으로 교계가 단합되고 힘이 모아지면서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부작용은 한기총이 힘을 갖기 시작하면서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 교권주의, 금권주의 등이 생겨난 것을 뜻한다.

이 목사는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할 한기총은 기독교단체로서 높은 도덕적 권위와 건강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대표회장 선거의 후유증으로 분열되는 불행한 결과를 맞기에 이르렀다”고 개탄하며, “여기에 더해 한기총은 개교단에서 이단성이 제기되었던 인사들을 영입 또는 해제함으로써 분열 양상은 더욱 고착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하나님이 보시기에 실망스럽고 불행한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2015년부터 여러 교단의 지도자들이 대화합의 뜻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한국교회 병폐를 치유하는 결정적인 기회로 삼아 대화합을 이루자는 합의를 도출,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들기 위한 한국교회총연합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영훈 목사는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이 눈물겹도록 어려웠고 강력한 저항과 반발로 수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여 대통합의 위기를 또다시 맞이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대표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비춘 이 목사는 통합을 지속적으로 후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교회의 개혁과 하나됨은 하나님의 뜻이며, 한국교회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하고 하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됨으로 사이비, 이단,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의 물결을 막아내야 한다”며 기도와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이영훈 목사의 대표회장직 사임에 따라 가처분 이후 이어질 법적 분쟁은 모든 효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21대 대표회장 당시 있던 소송은 유지될 수 있지만, 지난 22대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노아 목사와의 소송은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영훈 대표회장이 사의를 밝힌 점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빠른 시일 내 치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도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법원에서 파송된 대표회장 직무대행 곽종훈 변호사는 한기총 정상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영훈-김노아 목사 간 법적 소송으로 대표회장 지위다툼이 계속될 경우 선거를 조속히 치루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법원이 이 사건을 ‘선거과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국 대표회장 자격 여부를 판단한 후에야 선거를 다시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복잡한 상황에서 이영훈 목사의 사의 표명은 대표회장 선거의 불법성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새로운 선거를 다시 치를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김노아 목사측이 ‘1.31 총회결의 효력정지’ 및 ‘4.7 임시총회 결의무효’ 확인소송과 ‘3.3선임임원 직무집행정지’ 및 ‘4.7임시총회 결의 효력정지’ 등 4건의 소송을 추가로 제기한 상태여서 향후 직무대행의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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