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다닐 수 없는 교회가 장애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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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다닐 수 없는 교회가 장애 교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04.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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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지난 19~20일 장애인복지선교 심포지엄 개최
장신대 이만식 교수, “정기적으로 장애인 통합예배 드려야”
덕성여대 김진우 교수, “장애인 실존적 삶 함께 나눠져야”

복지선교에 관심이 큰 한국교회지만 장애인의 인식수준이 아직은 부족하며, 장애인이 수혜대상이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는 교회로 변모해야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이성희 목사) 사회봉사부가 주최하고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와 창동염광교회가 주관한 지난 19~20일 제2회 장애인복지선교 심포지엄에서, 장신대 이만식 교수는 “장애인을 구제대상으로만 보고 어떻게 잘 구제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지만 교회들은 정작 장애인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었다. 주요 교단들이 이 때에 맞춰 장애인주일로 지켰지만 연중 대부분 시기에는 장애인들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 교수는 연중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교회 안에서 교육은 세상 교육과 달라져야 하지 않겠냐”며 “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통합교육이 교회교육 안에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교회의 인식전환이 일반 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제 상당수 교회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예배가 없을 뿐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비장애인 교인들과 분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교수는 “장애인을 동등한 입장으로 대하는 교육을 교회 안에서 만들고 편견을 깰 수 있도록 통합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는 교회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면에서 있어서는 장애인의 이동 등을 고려하는 교회들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더 장애인 친화적 교회로 더욱 개선될 필요도 언급됐다.

예를 들어 교회 화장실에 설치된 비데가 비장애인에게는 없어도 되는 편의 장치일 수 있지만, 장애인에게는 교회에 갈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필수 장치일 수 있다.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만식 교수가 “교회는 장애인을 위한 사역이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역이 돼야 한다. 장애인이 있으면 교회가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장애인이 없는 교회가 오히려 장애를 가진 교회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심포지엄에서 덕성여대 김진우 교수는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0.45% 수준으로 OECD 평균 2.5%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최근 장애인등급제 폐지 등 장애 관련 이슈에 대한 해결과 얽혀있는 장애인 복지체계가 정비될 수 있도록 새로운 대통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구체적으로 차기 정부에서는 현재 국무총리 산하에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장애인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에 두고 실무 부처 간 연계협력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내는 기구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인권이 개선되고 복지가 발전하더라도 장애인과 가족이 가져야 하는 삶의 무게는 그대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교회는 신앙적으로 영적으로 그들을 감싸 안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애인의 실존적 삶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포럼에서는 장애인들의 재활·자활을 위해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는 창동염광교회, 대구둥지교회 사례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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