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후 첫 주일에 만나는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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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후 첫 주일에 만나는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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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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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필규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장애인소위원회

우리는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맞이한다.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많은 치유기적 사건들의 파트너로 장애인들을 언급하고 있으니, 장애인 선교는 그 무엇보다도 교회 공동체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교회가 장애인선교에 보다 구체적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후, 한국 사회가 먼저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인식에서 행동으로-참여와 평등’이란 슬로건을 내건 이후이다. 1990년대 중반에 가서야 몇 개 교단 총회가 장애인위원회를 설치하고 선교 모색을 시작한 이래로 30년이 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 선교 사역의 내용으로는 장애인 선교의 신학적 성찰(구원론, 교회론, 기독교교육 등), 장애인과 함께 드리는 통합적 예배와 성서 연구, 장애인 부서의 공과공부 교재(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재까지) 그리고 디아코니아 관점에서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교회 공동체 등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있었다.

이는 총회 장애인 헌장, 장애인부서 공과공부교재, 장애인복지선교 시범교회 매뉴얼, 정신지체인(발달장애인)의 세례를 위한 지침, 장애인복지선교지침서, 장애인 신학(‘장애인 차별과 교회’, ‘장애 너머 계신 하나님’, ‘성서, 장애 그리고 신학’) 등의 결실들을 맺게 했다. 

이는 지난 30년 한 세대 동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많은 수고와 헌신 그리고 투쟁을 통해서 이루어낸 2007년 3월 ‘장애인 차별금지법-평등 세상을 지향하는 인권법’ 제정과 연계되어 진행되었다고 본다. 

현재 한국교회 대다수의 교회는 장애인주일을 지키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나마 중형교회 이상의 교회들은 장애인부를 두거나 사역자가 있어 목회 안에 장애인 사역을 수용하고 있지만, 이 또한 대다수가 교회 안에서 경쟁 약화로 주변부 신세가 되어 또 다른 차별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런 시각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예배와 교육, 봉사 등이 장애인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인 ‘참여와 평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시 도봉구에 있는 한 교회는 전문 사역자를 배치하고 장애인 당사자와 당회, 제직회 등에서 장애인 선교 사역에 적극 관심을 가짐으로써, 많은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교회는 신앙 공동체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 잇기’ 프로젝트를 통해 교회와 구청, 지역시민 시회단체가 연대 협력할 수 있는 일들을 전개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겠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목회를 지향할 때, 그 교회 공동체는 부활 신앙을 삶 속에서 풍성하게 고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왜냐면 장애인들은 하나님의 치유 손길을 누구보다 더 간절하게 기다리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 환대, 치유,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그것 또한 교회 구성원들 모두가 절대적 책임을 지는 성숙한 신앙인임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지 않겠는가. 

하나님 앞에 인간의 죄가 실존이라면, 장애인에게 장애는 볼 수 있고, 만져질 수 있고, 느껴 질수 있는 구체적 실존이다. 이 사실을 부활하신 예수는 일찍이 깨닫고 당신 주변에 늘 존재했던 장애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피해와 고통, 그리고 상처를 끊임없는 연민으로 보시면서, 그들의 필요와 욕구가 무엇인지를 찾아 동등한 관계, 즉 신뢰 안에서 그분의 손을 기꺼이 내미셨다. 

이제 장애인 선교 30년을 넘어서는 이때, 한국교회가 부활하신 그분의 마음을 장애인들에게 기꺼이 줌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통합의 공간을 만들어지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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