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하나님의 뜻, 교회는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만들어야”

총회 남북위, 지난 17일 제2차 남북포럼...주제 ‘통일한국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이인창 기자l승인2017.04.19 14:15:06l수정2017.04.19 15:38l13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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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이종승 목사)가 교단의 ‘성경적 통일론’ 정립을 위해 추진 중인 계획이 순항하고 있다.

총회 남북위원회(위원장:주도홍 목사) 주관으로 지난 2월 열렸던 제1차 남북포럼에서는 성경적 통일을 위한 성서적 원칙과 신학적 원리가 모색됐다면, 지난 17일 서울 백석대학교대학원 백석아트홀에서 다시 개최된 제2차 남북포럼에서는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최근 한반도 상황은 일촉즉발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대해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북한은 아랑곳 않고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치르며 무력을 과시했고, 외무성 고위관계자는 전쟁불사 발언까지 내놓았다.

이번 제2차 남북포럼 발제자들은 첨예한 대립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 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이 종교에 있으며, 그 일을 한국교회가 나서 적극 이뤄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적 과제를 탐색한 이번 남북포럼에는 주도홍 남북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윤영관 장로(서울대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주제강연에는 북한 돕기 사역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 휴전선 인근에서 통일운동을 일으켜가고 있는 세계사랑교회 백경삼 목사, 전체총평에는 국민문화재단 이사장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가 함께했다.

본 토론에 앞서 드린 감사예배는 은혜교회 심현만 목사가 인도하고 하나반도의료연합 이사장 경쾌수 목사가 기도,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설교, 전 총회장 박기수 목사가 축도했다. 부총회장 이주훈 목사는 환영사, 백석대 최갑종 총장이 축사, 백석대 인성희 교수가 특송을 전했다.

“통일의 구심력, 해법은 하나님께”

제2차 남북포럼에서 윤영관 전 장관은 한반도에 통일이 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차원에서 과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나는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통일을 이루는 데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이다. 이는 주로 정치인들의 몫이라면, 다른 하나 과제는 남북한 주민 간 인적 통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 통일 준비의 중심축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고 비유한 윤 전 장관은 투 트랙 전략이 19세기 이탈리아의 통일과 1989년 독일의 통일 사례에서 이미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969년 독일 사회민주당 빌리 브란트 총리가 동방정책을 본격 추진했고, 이 정책을 라이벌이었던 기독민주당이 계승하면서 통일의 구심력이 만들어졌던 역사를 중요하게 되짚었다.

당시 동방정책은 인적 교류를 활성화시켰고 동서독 주민들이 통일에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결국 통일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물론 헬무트 콜 총리가 독일 통일이 주변국들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득해 찬성하도록 한 외교적 성과도 중요한 몫을 했다.

하지만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통일이 더욱 멀어지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윤 전 장관은 특히 지난 10년간 남북한 소통창구가 막혀 있는 데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현재 상황에서는 통일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어렵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의료지원 창구마저 막혀 있습니다. 우리 환경과 밀접한 북한 산림녹화는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지금은 남북한 주민들을 통합하기 위한 구심력이 완전히 약화돼 있습니다. 최소화된 남북한 주민 간 접촉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윤 전 장관은 국제정치 역학관계 측면에서 한반도 긴장국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동맹을 최대한 활용해 일본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중국이 우려하는 상황을 해소해주어야 한다는 외교적 원칙을 강조했다.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외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이 중요하게 강조한 바는 바로 남북한 주민 간 화학적 화합이었다. 엄청난 전쟁을 치르고 72년간 이념적, 문화적으로 분리된 남북한이 화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윤 전 장관은 “남북 화합은 하나님의 말씀이 개입돼야 가능한 지점입니다. 이념과 체제 이질성, 심리적 차이, 열등감 등 문제의 모든 해법이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라면서 “그러나 교회가 그 해법을 제대로 활용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외교적으로 통일시대가 왔더라도 북한을 품을 역량이 우리에게 없다면 더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라고 역설했다.

“통일무용론, 신앙적 가치 아니다”

이어 화종부 목사가 통일 한국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설명했다.

“교회가 통일문제를 경제적이고 이념적이고 민족적 관점에서 흔히들 접근하지만, 교회는 그것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간 교회가 정치적 편향성에 같이 서서 입장을 나타냈지만, 성경에 근거한 통일정책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에게는 최근 통일 무용론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6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32.3%는 ‘통일이 필요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 3명 중 1인 셈이다.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2006년 16.8%, 2008년 25.1%, 2013년 25.6%로 꾸준히 늘었다.
화종부 목사는 ‘통일이 필요 없다’는 생각은 기독교적 메시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화 목사는 “기독교의 메시지의 가장 본질은 화평케 하는 것이다. 복음이 말하는 화평과 같은 메시지로 한반도 통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이것은 우리 시대의 분명한 과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 목사는 화평케 하는 소명을 교회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서울교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돼 왔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정부의 통제에 의해 인도적 지원은 차단되고 말았다. 화 목사는 개성공단이 폐쇄됐을 때 울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국가의 정책적 결정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서 민간 영역, 그것도 교회의 교류를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아쉬워했다.

“목사가 인도적 지원을 위해 북에 안 가면 누가 가겠습니까. 정부는 민간을 통치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래야 창의성과 자발성이 발휘됩니다. 정부를 향해 교회가 쓴 소리라도 하면서 민관이 동역하는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이날 포럼에서 화 목사가 통일문제와 관련해 가장 강조한 부분이 ‘십자가의 도’였다.

“십자가의 도는 어리석고 미련해 보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죄인들을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고 죄인들을 살려냅니다. 세상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그것이 하나님 지혜였습니다. 힘의 논리로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복음이 감당했습니다. 갈등이 첨예하고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땅에 교회와 성도가 복음을, 사랑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그렇게 북한 사역을 감당하면 훗날 교회가 그 일을 했다고 평가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통일은 ‘샬롬’ 주관하는 하나님 뜻”

백경삼 목사는 10년 전 군사분계선이 가까운 문산에서 세계사랑교회를 개척하고 지역교회들과 연대해 북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인 사역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포럼에서 백 목사는 휴전선 가까이 교회를 개척한 이유와 북한이 고향인 선친의 가족사 등을 진솔하게 전하면서 통일을 위한 교회역할을 사례로 풀어냈다.

백 목사는 “임진각에 오르면 남북 통일대로와 통일철도가 보이고 멀리 북한의 산들도 볼 수 있다. 문산에 교회를 개척한 것은 통일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기도하기 위함”이라면서 특히 독립운동을 했던 할아버지와 북에서 태어나 평생 목회자로 살았던 아버지의 신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현재 백 목사는 교회에서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해외 국적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다. 지역교회들과 함께 6년째 ‘평화통일기도회’도 개최하고 있다.

기도회에 함께하는 교회의 목회자들은 자발적으로 교육을 받아 문산지역에 정착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 목사는 “통일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샬롬’이다. 분열이나 분단이 없는 온전함을 뜻하는 표현이 샬롬이며, 성경적 샬롬은 건강과 복지 장수, 전쟁의 중지, 피조물의 평안 등을 의미한다”면서 통일이야말로 샬롬을 원하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백 목사는 “한반도에 평화적 통일이 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통일은 점점 더 다가올 것”이라며 “우리의 적개심이 사라지고 사랑이 강물처럼 흐를 때 북한의 ‘적’ 개념은 해체될 것이고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축제를 벌일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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