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새누리교회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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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새누리교회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7.04.19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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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교회와 오세준 목사의 ‘지역 섬기기 10년’

‘신임 투표제’는 목회에 탄력을 주는 비타민

‘불신자들이 기다리는 교회’로 자리매김

교회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에서 새누리교회(담임:오세준 목사)는 ‘잘 섬기는 교회’로 통한다. 지역에 있는 동심, 원지, 신우, 대삼경로당 등 네 개의 경로당을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방문한다. 그래서 ‘기다리는 교회’로 불리기도 한다. 웬만하면 목회자는 빠지고 봉사팀들이나 청년, 여성 봉사자들만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오 목사는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닌 한 처음부터 지금까지 직접 찾아 다니며 일일이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주고 기도한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교회도 아니다. 교회가 어딘지 찾기도 힘든 상가 건물을 임대한 교회다.

▲ 오세준 목사는 새누리교회의 10년을 ‘지역을 섬기는 교회로 건강하게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섬기는 사역을 더 확장하고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경로당 – 다문화 가정’ 품기

처음부터 새누리교회의 방문을 반긴 건 아니다.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반기는 곳도 없었다. 선물을 들고 가도 “거기 놔두고 가시오”라는 말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몇 번 이러다 말겠지’라는 시선이었다. 그런데 이제 바뀌었다. “우리가 교회를 가야 하는데….”라는 말이 돌아오기도 하고, 농담도 건네는 사이로 가까워졌다.

“교회 나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하지 않지만요. 그냥 섬김입니다. 처음에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교회에 나오라고 강요할까봐 우리와 거리를 두었는데, 이젠 오히려 미안해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를 기다립니다. 안 믿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교회가 된 거죠.”

하루는 젊은 부인이 오 목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어머니가 새누리교회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경로당을 찾아와 어르신들을 섬겨주셔서 고맙다”면서 빵 꾸러미를 안겨주고 갔다. 며칠 전에는 부활절이라며 경로당 어르신들이 쌈지돈을 모아 20만 원을 주기도 했다.

“이 일을 하면서 ‘안 믿는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교회에 욕은 하지 않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런 작은 일들을 하면서 오히려 감동합니다. 이런 일이 바로 교회의 기본 아닌가요?”

▲ 새누리교회는 지난 9일 창립 10주년 예배를 드리고, 새로운 10년과 미래를 열어갈 다양한 제안들을 내놓고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 ‘건강한 교회’로 10년

새누리교회는 건강한 교회다. 지난 2014년 개혁포럼이 선정한 ‘건강한 교회’에 선정됐다. 2007년 4월 창립된 이후 ‘교회의 건강성’이라는 단어를 놓지 않은 결과였다. 지키려고 노력했고,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이다.

아픔이 없는 교회는 아니었다. 교회가 쪼개질 위험에도 처했고, 목회자와 교인들 간의 갈등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교회가 건강한 교회인가’에 대한 이해의 차이도 있었다. 교인들은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목회자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목사가 깨끗하고 제정을 투명하게 사용하고, 목사의 전횡이 없으면’ 건강한 교회라는 생각이었다. 목회자의 개혁에만 관심이 있었지 교인들 또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몰랐고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교회가 건강하게 되려면 기존의 교회 시스템과 가치관에 익숙한 교인들이 기존의 가치관을 깨고 버려야 했다.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깨뜨리고 내려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바른 신앙과 가치관을 소유해야 했다.

이 일을 위해 오 목사는 부임 이후 4~5년 동안 교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일에 주력했다.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일에만 매달렸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교회가 오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성경을 중심으로 바른 신앙적 가치관 위에 서게 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교회의 분위기가 잡혔습니다.”

새누리교회는 ‘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담임목사와 장로는 물론 권사까지 포함된다. 거부감도 있었고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오 목사는 새누리교회 교인들의 신앙적 성숙을 보았다고 평가한다.

“처음에는 ‘내 목회 방침에 반대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다른 교인들을 선동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투표를 해보니까 불평과 신임 투표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평소에 불만을 드러낸다고 해서 목회자를 불신임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우리 교인들이 그 정도로 신앙이 성숙한 것입니다.”

오 목사는 목회자 신임 투표를 ‘배수진’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동안의 사역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더 힘을 받고 교회 또한 더 안정된다고 평가한다.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목회자가 바르게, 진실하게 목회하면 교인들은 지지하고, 목회자에 대한 신뢰 또한 그만큼 증가한다는 것이다. 오 목사는 신임 투표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 “신임 투표 때문에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목회에 더 탄력을 받고 신뢰가 형성됩니다.”

▲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주 1회 진행되는 피아노교실. 새누리교회는 앞으로 매일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 가정 같은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정’

지난 9일, 새누리교회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리고, ‘새누리미래포럼’을 열었다. 앞으로의 10년과 미래를 준비하는 교인들의 바람과 의지였다.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기금 마련을 위해 커피 한 잔씩을 줄이기로 했다. 지금은 중단된 ‘매월 전 교인 자원봉사활동’을 정례화하고, 교회운영위원회에 청년들을 참여시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현재 운영 중인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피아노교실을 1주일에 한 번에서 매일 교습으로 전환하고, 북한선교회를 조직해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가 되자는 안건도 제안됐다. 그리고 5월 14일에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헌혈과 사후 장기기증 및 시신기증에 대한 단체 서약식을 갖기로 했다.

이 모든 제안과 실천 가능한 움직임들을 오 목사는 ‘가정’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저는 교회를 가족, 가정, 하나님의 가정 공동체로 봅니다. 가정 같은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정’입니다. 우리 새누리교회는 그런 교회로 가까이 가는 교회이며, 그런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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