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도 다름도 없이 모두가 행복한 음악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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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도 다름도 없이 모두가 행복한 음악축제”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4.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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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SOME은 하얀 목화꽃, 그 속에 ‘어머니 사랑’ 담겨

장애인이 장애인들을 위해 개최한 ‘제1회 Special 교향악 축제’가 지난 8일 열렸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해누리홀에서 진행된 음악회는 AWESOME(대표:배범준) 주최로 진행됐다. 
‘나, 너 그리고 우리’란 주제로 음악회가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AWESOME의 대표인 배범준 군의 의지와 그의 어머니 김태영 씨의 도전정신 덕분에 가능했다. 

배 군은 평소 김태영 씨에게 “자기가 첼로를 연주할 때 박수를 받는 게 너무 좋다. 친구들이 연주할 때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했다. 김 씨는 처음에 자신의 아들이 당연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차례 질문을 통해 얻은 답은 ‘장애인들이 서로 격려하고 함께 응원하는 연주를 하고 싶다’는 뜻임을 깨닫게 됐다.

어머니 김태영 씨는 아들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 음악회를 기획했다. 그는 “음악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세 가지 때문이다, 제가 너무 무지했고, 동시에 용감했으며, 장애인 엄마라서 가능했다”며 “아들의 소망을 들은 뒤 지난해 11월, 음악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여러 단체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보냈다. 다행히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적지 않은 단체들이 후원해줬기에 이 날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소천사 배범준 군은 음악회에 앞서 스스로를 ‘첼로를 사랑하고 평화를 연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장애인 음악가들이 함께 연주하고 모두 행복 가득한 축제에 같이 기뻐했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앙상블 팀, 합창 팀들은 모두 장애인이다. 김선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음악회는 엎드림 팀의 축하공연으로 시작을 알렸다. 
이어 튜티TUTT앙상블(지도:맹준관)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과 ‘사랑의 인사’를 연주했으며 그 뒤로 다온첼로앙상블(지도:최영순)이 첼로로 ‘You raise me up’, ‘CARMEN FUE KINDER’을 연주했다.

배범준 군이 속한 다온첼로앙상블 팀은 배범준 군과 함께 백석예술대를 졸업한 백승연 씨, 백석콘서바토리 김석영 씨, 그리고 이경은 씨와 유일하게 고등학생인 유승민 씨로 구성됐다. 이들은 한 달에 1~2회씩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주님의교회에서 모여 연주를 해왔다. 

다온첼로앙상블의 지도를 맡은 최영순 씨는 “앙상블 팀이 대회에 나서기 전까지는 아무런 목적 없이 모여서 스스로 음악을 연주해왔다”며 “스스로 모두가 악기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몇 시간이고 모여서 악기로 연주한다”고 소개했다. 

백석예술대 출신인 백승연 씨는 “앞으로도 첼로를 계속 연주하고 싶다”며 “자신의 연주를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고등학생인 유승민 씨는 “연주를 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마음이 즐겁다”고 웃어보였다.

다온첼로앙상블 팀이 끝나자 날개첼로앙상블(지휘:오새란)이 ‘Mission Impossible Theme’, ‘panis angelicus’를 연주했고, 마지막 순서를 맡은 쿰 합창단(지휘:김지혜)이 ‘구름 들꽃 돌 연인’, ‘동요메들리’를 합창했으며, 모든 순서를 마친 뒤에는 관객을 포함한 모두가 동요 메들리를 부르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한편 배범준 군이 대표로 머무르고 있는 AWESOME은 장애인 예술가들의 모든 활동을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며 함께 행복하고 기쁜 축제와 활동, 교육, 봉사를 지향하는 단체다. 최고, 훌륭한의 의미를 가진 AWESOME은 장애당사자의 열정, 부모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지도 교사들의 포기하지 않는 헌신, 후원자들의 따뜻한 시선을 향한 단어다. 

스스로를 AWESOME의 심부름꾼이라고 칭하는 어머니 김태영 씨는 “AWESOME을 대표하는 꽃이 목화다. 목화는 하얀 꽃으로 아름다움을 주고, 목화씨와 함께 솜털로 된 꽃을 피우며, 꽃이 시든 줄기는 장작으로 쓸 수 있다”며 “목화 꽃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아들 배 군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저는 아들이 바라는 것을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AWESOME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희생을 기억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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