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활, 예배, 그리고 연합
상태바
[기자수첩] 부활, 예배, 그리고 연합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4.12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활절연합예배를 총무단이 접수한지 4년째다. 주요 교단 연합으로 매년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어쩐지 부활의 의미를 제대로 전하는 데 있어서는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거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상설화에도 불구하고 사설 단체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교회협과 한기총이 견고한 진보와 보수 양축을 담당하던 상황에서 부활절연합예배는 연합기관으로 이관됐고, 2011년 한기총 파동 이후 각각 드리던 예배는 지난 2014년 교단을 중심으로 교회협, 한기총 모두 참여하는 ‘하나의 연합예배’로 3년 만에 화합을 이뤘다. 

그러나 지금 부활절연합예배는 교단들의 참여가 곧 단체의 참여로도 볼 수 있다는 궤변으로 연합의 의미를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 
하나의 예배는 사라진지 오래고 교회협 따로, 한교연 따로 예배를 드린다. 이뿐만이 아니라 동원이 어렵다는 이유로 새벽 예배를 성도들이 모이기 편한 오후집회로 바꿨다. 

비용 절감과 동원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교회로 들어간 예배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부활’과 ‘연합’이라는 명분은 온데간데없고, 그냥 ‘예배’만 남은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부활을 축하하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예배는 중요하다. 그러나 기독교의 핵심인 부활의 복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십자가 행진과 같은 이벤트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집회도 없다. 부활절 계란을 나누지도 않고 그냥 총회장들이 순서를 맡아 예배를 드린다. 

고난주간을 지내면서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발걸음도 없다. 공교회 연합은 중요하다. 그러나 연합이 기득권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연합은 함께 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내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부활절연합예배가 부활의 진정한 소식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롭게 변화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