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반도 금수강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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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반도 금수강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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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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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땅 밑에 웅크려있던 생명의 기운이 세상으로 고개를 기웃댄다. 이제 곧 산과 들은 신록으로 가득할 것이다. 때마침 멀리 키르기스스탄의 선교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중앙아시아에도 봄기운이 가득하단다. 수도 비슈케크를 병풍처럼 둘러싼 천산산맥의 만년설을 바라보며 땅에서 올라오는 새로운 봄을 느끼는 일은 너무나 즐겁다고 한다. 

북한에도 봄이 왔다. 지난해 여름 홍수가 휩쓴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회령에서 들려오는 한 자매님의 목소리에 희망이 넘친다. 두만강 줄기 옆으로 발달된 농촌지역인 회령 일대는 지금 이 동네 저 동네 밭두렁에서 연기들이 솟고 있다고 한다. 봄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밭 정리에 들어가 집집마다 겨울을 지낸 마른 풀들을 태워 거름으로 만드는 것이다. 북한의 봄은 밭과 논둑을 태우는 연기냄새로부터 전해진다. 국경은 닫혀있고 탈북자들과 자본주의의 황색바람을 막으려고 상무반이 날뛰지만, 계절이 몰고 오는 봄기운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남한 땅도 온통 봄으로 으쓱댄다. 봄 축제를 준비하는 목련들이 여기저기 피어났고 봄의 전령인 벚꽃과 개나리와 진달래가 온통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봄을 즐길 여유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의 구속 사태까지 야기한 작금의 정치 혼란으로 모두가 위기를 느끼고 웃음기를 거두었다. 경제마저 기운을 잃었고 남북이 으르렁대며 국내외 정세가 위기의 끝을 걷는다. 봄은 봄이지만, 봄의 여유를 잃었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러워 봄날이 싱숭생숭하다.

그러나 봄 기운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이 계절에 저절로 떠오르는 찬송가 580장처럼 봄의 찬미로 가득한 이 나라의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바라본다. 나라 잃은 슬픔을 딛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지 70년이 되어가는 이 땅을 축복하는 찬송이 들린다. 바벨론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70년 만에 귀향했던 옛일을 기억하며 북한 땅과 함께 자유 해방되는 조국의 봄을 느낀다. 아름다운 이 나라의 미래를 꿈꾸며 삼천리 강산 위해 일하러 가자는 주님의 격려를 듣는다. 

지금 남한과 북한은 역사적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이 준비하시는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미 남북통일을 준비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믿고 준비해야 한다. 이 찬송의 가사를 작시한 남궁억(1863-1939) 선생은 고종황제 때 영어통역관을 지냈으며 독립 운동가, 교육자, 언론인으로서 나라꽃 무궁화를 전국에 퍼트려 온 국민에게 독립정신을 심어 주었다. 1898년 황성신문 초대 사장이 되어 러시아와 일본을 공격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1910년부터 배화학당 교사로서 열렬한 기독교인이 되어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불어넣었다. 지금도 선생의 고향인 강원도 홍천은 무궁화와 태극기의 땅으로 기리고 있다.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반드시 봄의 계절이 오듯이, 이 나라 위에도 봄의 날이 도래할 것을 믿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두 한 마음으로 일하러 가야 한다. 복음의 씨를 뿌리러 달려가야 한다. 멀리 러시아 땅을 헤매는 한 선교사님의 최근 소식을 듣고 봄이 왔음을 확인하게 된다. 북한 근로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이 복음으로 녹아지는 현장을 전해주는 선교사의 입가에는 웃음이 넘친다. 장차 저 동토의 땅을 뚫고 복음의 새싹들이 북한 땅을 갈아엎을 것이다. 북한선교는 한 겨울 삭풍에도 봄의 기운을 전하는 주님의 구원의 입김이다. 이 땅에 복음통일의 그날이 새 봄과 함께 밀려오고 있다. 북한 공산세력이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뒤덮으려 하지만, 자유를 몰아오는 이 봄을 막을 수는 없다. 

※ 그동안 북한의 생생한 소식인 ‘북한통신’을 50회 장기간에 걸쳐 연재해 주신 김창범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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