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고통이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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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고통이 들리는가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7.04.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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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 27

몇 년 전 성적으로 인한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평균 학점이 3.0이 안되면 미달 학점에 비례해 수업료를 부담시키는 학교 정책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자살한 학생들은 처음 경험하는 모욕감과 수치심 그리고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하게된 것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현재 우리나라 청년 실업율은 10% 수준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청년 10명중 1명이 실업상태이다.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원 진학 등을 선택하면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고 있어 실제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취업포탈 사이트 사람인 설문조사 결과 올해 대학생 1명의 빚은 1477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하는 동시에 1000만원 이상 빚을 지고 사회에 나오게 된다. 통계청의 2015년 1분기 가계지출 동향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2인 가구가 취업 후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39년이 걸린다는 보도가 나왔다.

직장이 없으면 소득이 없게 되고 직장이 있더라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한국 청년들은 결혼을 포기할 수 밖에 없고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이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가 된 이유이다. 

2015년 청어람아카데미가 기독교 청년 사역자 195명을 대상으로 기독청년사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청년들의 실제적 고민은 ‘진로/적성’(51%)이 ‘신앙적 고민’(15%)보다 훨씬 많은데 불구하고 청년 사역자들의 관심은 청년들의 ‘신앙적 고민’(58%)이 ‘진로/적성’(25%)보다 오히려 높아, 청년들과 사역자들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 글을 빌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절대적인 가치와 존엄성을 누리는 존재로 부름 받았다는 자기 정체성 인식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이 시대는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대하지도 않고, 한편으로 다른 사람을 돌보면 자신이 경쟁에서 뒤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안에 있는 청년들, 그리고 교회 밖에 있는 청년들의 고통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어른들과, 한국교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하나님 앞에서의 의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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