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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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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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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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중세 수도원 운동(3)

1200년경부터 수도원을 개혁하려는 거듭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3세기 초에 전혀 새로운 형태의 수도원 운동이 일어났는데 그것이 탁발 수도회(托鉢修道會, The Mendicant Order), 그리고 탁발 수도사들(Minor Friars)이었습니다. 이 수도원 운동을 ‘걸식 수도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탁발(托鉢)이란 구걸을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는 의미로서, 영어로는 프라이어(Friar)라고 하는데, 이 말은 형제란 뜻의 라틴어 쁘라터(Frater)에서 왔습니다. 이들은 절대적 빈곤을 지키기 위해 음식마저도 구걸해서 먹었기 때문에 탁발 수도회라고 불렀습니다. 영어의 멘디칸트(Mendicant)라는 단어를 일본에서는 탁발승(托鉢僧)이라고 부르는데, 이 일본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탁발 수도회’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수도사를 뜻하는 영어 몽크(Monks)는 일정한 곳(수도원)에 정주(定住)하는 이를 말하지만 프라이어(Friar)는 정주하지 않고 이동하면서 전도하고 설교하는 이를 말합니다. 탁발승이 바로 이런 이들이었습니다.

탁발 수도회가 출현하게 된 원인은 우선 교회의 부패와 나태함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교회 개혁이란 주로 성직자와 수도사들의 개혁을 뜻했습니다. 성직자 대부분의 영적 상태는 한심스러웠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교회에는 막대한 재산이 축적되었고 감독들은 풍부한 수입으로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순전히 세속적인 사람들이 감독이 되어 오직 예배 의식만 중히 여기고 설교를 경시했으며, 부와 권세를 얻을수록 세속적인 안락에 파묻혀 신자들의 신앙에는 무관심했고 가난하고 곤고한 민중들을 멀리했습니다. 

또한 성직자들뿐 아니라 수도사들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들은 현실도피주의자 내지 타계(他界)주의자들로서 청빈생활, 금욕생활, 고행주의, 그리고 신앙적 경건주의에만 집착하여 물 좋고 산 좋은 깊은 산 속에서 수도생활을 하며 전도와 구호 생활을 등한히 했습니다. 이에 반발하여 탁발수도사들은 친히 민중과 접촉하여 그들의 친구가 되고 조언자가 되어서 고백을 듣고 설교를 했습니다. 그들은 가난하고 무지한 백성들의 입장에 서서 전도와 구제사업을 하며 그들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맛보는 것을 실행하려고 했습니다.

탁발 수도회 법칙은 간단합니다. “십자가의 길은 거창하지도, 난해하지도, 험난하지도 않다. 위로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라! 이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다.” 이들은 예수님을 닮기로 정하고 예수님을 닮는 생활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①검소한 집에서 살았습니다. 초막 같은 집을 짓고 불편함속에서 살았습니다. ②스스로 옷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③절대 사랑, 절대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④둘씩 짝지어 나가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⑤버림받은 사람들 현장에 가서 같이 살았습니다. ⑥삶의 원칙이 분명하였습니다. 첫째는 탁발, 두 번째는 전도, 세 번째는 청빈이었습니다. ⑦가난한 자들을 도와주는 것을 자비가 아니라 의무라고 여겼습니다. ⑧성직자들의 생활을 개혁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⑨매일 구걸로 살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체험하면서 살았습니다. ⑩소유보다 존재를 더욱 귀히 여겼습니다. 버리면 더 커지고, 내려놓으면 더 올라가게 됨을 체험하였습니다.

이들은 재산도, 평안함도, 향락도, 상속권도 모두 버렸습니다. 이들은 한 평생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기로 정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글자 그대로 실천하며 살려고 최선을 다 하였습니다. 이들은 두 벌 옷을 가지지 않고 신을 신지 않고 맨발로 걸어 다니며 살았습니다. 이들은 가난이라는 이름의 여인과 결혼했다고 선언하며 절대 청빈과 완전 무소유의 삶을 살았습니다. 예수님을 닮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습니다.

탁발 수도회에는 프란체스코 수도회, 도미니크 수도회, 갈멜산 수도회, 어거스틴 교단 등의 네 종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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