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아는 지식 넘어 ‘경외와 경건’까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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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아는 지식 넘어 ‘경외와 경건’까지 포함
  • 장종현 목사(백석학원 설립자)
  • 승인 2017.04.0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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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신학교도 많고, 신학 교육도 참으로 열심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학교 졸업생들 중에서 순수하게 복음 사역에 헌신하고자 교회 개척에 뛰어드는 숫자는 극히 미미한 현실입니다. 신학 교육은 열심히 하는데, 목회 현장에서 생명의 역사를 위해 헌신할 졸업생들이 배출되지 않는다면, 그런 신학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리가 신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오직 생명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살려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Soli Deo Gloria!).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신학 교육은 이론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생명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생명의 역사를 이룰 수 있는 목회자들을 신학 교육을 통해서 배출해야 합니다. 

저는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해왔습니다. 신학이 왜 학문이 아닙니까? 물론 신학도 일종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그것을 잘 알아듣게 가르쳐야 하기에, 신학은 하나의 지식이요, 학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학은 학문으로만 끝나면 안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신학은 학문적인 방법을 사용하지만, 절대로 학문으로만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학문이 인간 이성의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문은 어떤 대상을 알기 위해서 그것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논리적으로 체계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문으로서의 신학은 하나님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창조주 하나님이 어떻게 피조물인 인간의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하나님이 어떻게 인간 이성의 분석과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오직 하나님 편에서 우리에게 성령을 통하여 계시하실 때에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서의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성경에는 신학이라는 용어가 없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과 그가 가르치신 모든 것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경건을 포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의 교부들은 성경의 진리를 ‘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부르기를 꺼렸습니다. 

신학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를 이방 세계에 변증하고 옹호하고자 애쓰던 교부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헬라 세계에 변증하고 옹호하기 위해서 성경의 진리를 헬라의 철학체계로 이론화 하였습니다. 그들은 헬라의 철학체계로 이론화한, 기독교의 기본 진리의 이러한 체계를 가리켜 ‘신학’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독교의 진리를 기록하고 있는 성경의 기록자들이 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을 위시하여 신약성경의 기록자들은 헬라의 철학이 지배하는 고대 헬라-로마의 문화권에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러한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복음을 전파하고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옹호하고 변증하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을 인간의 이성적 학문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는데 있습니다. 헬라의 철학자들이 말한 신과 성경의 하나님은 서로 너무나 다릅니다. 철학자들이 말하는 신은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신이지만, 성경의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곧 살아계신 하나님, 영적인 하나님,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의 기록자들이 하나님을 인간의 지식(앎)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잠언 9장 10절은 “여호와를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고 했습니다. 호세아 선지자는 “내 백성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호 4:6)라고 탄식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하였습니다. 이처럼 구약성경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학을 ‘하나님에 대해서 말한다’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신학의 주체는 인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신학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은 신학의 주체가 하나님이심을 인정할 것입니다. 신학을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서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신학은 학문으로 이해되며, 이 때 신학의 방법은 인간의 이성과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신학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신학은 단순히 신에 대한 인간의 탐구가 아니며, 신학의 방법 또한 단순히 인간의 이성과 경험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하나님의 은총, 곧 성령과 믿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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