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너를 사랑했어! (I always loved you!)
상태바
나는 항상 너를 사랑했어! (I always loved you!)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3.29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석준의 시사영어 - 25

키 150센티, 몸무게 45킬로그램, 우리아버지의 외형적 모습이다. 제법 동네에서 ‘부자 집’으로 불렸으나, 나름대로의 재산을 모을 때까진 ‘소문난 구두쇠’로도 알려졌던 분이다. 쌀독에 일정량을 채워놓으시곤 아예 집안 살림엔 손을 놓으셨다. 

이런 틈새에서 우리 어머닌 부지런히 그 쌀독을 비워가며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하셨다. 어느 편이 참 정의로운 가정의 모습을 가질 수 있게 하셨나 하는 의문은 뒤로하고, 그리고 종종 이런 일로 두 분이 갈등을 빚으셨음에도, 무탈하게 우리 팔남매는 잘 자랐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영원한 ‘로망’은 ‘우리 아버지’이다. ‘로망’이란 말이 영어 ‘romance’ 에서인지, 혹은 프랑스어‘roman’에서 왔는지는 불분명하다. 그저 “무엇을 갖고 싶다거나, 되고 싶거나, 심히 닮고 싶은 이가 있을 때 이 말을 쓰는 경향이 있다.” 다만 “romance’에서 파생된 말이 romantic (낭만적),

romanticism(낭만주의), romanticist(낭만주의자)가 된 것은 재미있다. 그러나 역시 우리 귀에 익숙한 말은 사랑으로서의 ‘로맨스’이다. 그래서 “내가 하면 사랑, 남이 하면 불륜(My love s a romance but other’s love is a scandal.)”이란 속된 표현이 여기서 나왔다.

“난 그저 내 마음 가는대로 할 뿐이야. (The heart wants what it wants)” 본성의 욕구를 여과 없이 그대로 표출하면서도 다만 본능에 충실할 뿐이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문구이다. 어휘란 참 묘하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단어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해석을 갖는다. “내가 하면 충고가 되고, 남이하면 지적 질이라 한다. 내가 하면 예술이라 하고, 남이하면 장난질이라 한다. 내가 하면 재미가 되고, 남이하면 범죄가 된다. 화를 내면서 나는 소신이 뚜렷하다 하고, 남이 하면 도대체 불통이라 한다. 나의 침묵은 금같이 귀하고, 남이 하면 개념이 없는 사람이 된다.” 전형적인 좋은 예들이다.

비상한 천재들의 조용하나 치밀한 법리대항과,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무언의 평화 태극기시위를 했었다면 하는 역사가정을 해본다. 인도의 ‘간디’가 추앙받는 점은 단연 그의 ‘비폭력 저항’이다.

내 행위는 오직 사랑이었고, 상대방의 것은 불륜이라고 우기면 ‘사회정의’는 세워질 수 없다. 촛불시위대 맨 앞줄에서 대권을 꿈꾸며 해맑은 웃음으로 자신을 위선했던 자도 언제가 자신에게도 찾아올 위대한 ‘시민혁명’이 항상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