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컬럼]청 빙(請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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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컬럼]청 빙(請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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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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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치러지는 정국을 맞이하면서 요즈음 정치권이 분주해졌다.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리라. 바라건대 정직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겸손한 대통령이 선출되어 나라가 평안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길 소망하고 한다.

▲ 거기너 있었는가ⓒ방효성

마침 필자의 교회도 담임목사님이 은퇴하시면서 후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중에 있다. 필자도 청빙위원으로 후임목사를 모시는 리더십의 교체기를 맞아 청빙과정에 함께 하고 있다. ‘청빙’이라함은 교회에서 사용하는 말로 목사님을 모셔오는 일이다.

청빙위원들은 전 교인들이 원하는 목회자를 모시는데 주님의 뜻에 합당한 신실한 주의 종을 선택하여야 하는 역할을 위임받았다.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지를 찾지 못하고 정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청빙광고가 나간 후 수십통 수백통의 지원서가 접수되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청빙서류를 통해 얼마나 깊이 교회가 원하는 목회자를 찾을 수 있을까? 학력, 스펙, 인물, 인맥, 추천서를 보고 과연 목양에 목숨을 건 목회자 임을 알 수 있겠는가? 청빙 서류를 심사하던 중 목사님 한 분의 지원서에서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내용은 이랬다. ‘청빙광고를 많이 보아 오던 중 귀 교회의 청빙자격과 구비서류를 보고 지원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제출하는 자료에 보면 졸업증명서, 목사안수서를 비롯해 동영상 설교, 추천서, 건강검진서, 주보, 범죄사실조회서와 심지어 사모의 고교성적증명서까지…. 그밖에 많은 증빙서류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비해 귀 교회의 청빙광고가 신선하게 보였습니다.’

필자의 교회 제출서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목회동기, 철학과비전이 전부였다. ‘한국교회의 청빙서류를 들여다보면 훌륭한 목회자인 사도바울도 감히 그런 자격에는 근처에도 갈 수 없지 않을까요’라고 말하고 있다. 맞습니다. 그러한 청빙자격에는 모세도 다윗도 베드로도 사도바울도 한국에서는 목회를 하지 못할 것 같다.

편의상 부득이하게 그러한 서류를 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예수님을 닮은 완전한 목회자는 없다. 하지만 닮기를 바랄 뿐이다. 당회원과 목회자가 서로를 존귀하게 여기며 함께 협력하여 나아갈 때 교회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어 세상에 빛을 발할 것이다. 

그래서 청빙의 과정은 전교인들의 간절한 기도를 바탕으로 그 과정에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그분의 택하심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귀결점에 도달함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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