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우리는 행복한 공동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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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우리는 행복한 공동체랍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3.22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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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회, 자랑스러운 목회자를 만나다 ② 제자교회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가 행복하듯, 행복한 목사 밑에서 양육받는 성도들은 행복하다. 하나님 안에서 ‘행복한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가 있다. 교회 안에 속한 모든 성도들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회, 바로 ‘제자교회’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에 위치한 제자교회(담임:유충국 목사·사진)는 올해로 창립 29돌을 맞는다.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태릉 인근 갈매지구에 새성전을 건축하는 중이다.

1988년 30평짜리 상가에서 시작해 1997년 IMF 금융위기로 모두가 어려울 때 제자교회 역시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지금의 중계동에 성전을 건축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비전을 향해 도약하면서 2천석 규모의 대형 예배당을 건축하고 있다. 분명, 힘들 법도 한데 유충국 목사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힘들었죠. 그래도 하나님이 하라고 하시니 순종한거고, 고비고비 넘기면서 하나님께서 다 해주셨어요. 더 행복한 건, 우리 성도들이 항상 저를 믿고 따라와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제자교회를 상징하는 단어는 ‘순종’, ‘신뢰’, ‘꿈’, ‘섬김’, 그리고 ‘행복’이다. 이 다섯 가지 단어 안에 제자교회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교회건축은 ‘순종’의 열매
교회마다 사연과 간증이 있다. 부흥하는 교회는 기적 같은 간증거리가 더 많다. 제자교회도 그중 하나다. 개척 한 달 만에 15명의 세례교인이 생겼고, 4개월 만에 계획했던 재정이 맞춰졌다. 1년 지나 출석성도는 120명으로 늘었고, 상가 6층에 126평을 분양받아 교회를 확장했다. 그리고 10년 만에 단독 성전을 완공했다. 그 때가 1997년이다.

교회를 건축할 수 있었던 것은 ‘순종’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가능했다. 개척 당시부터 6천만 원의 빚을 안고 시작한 교회였다. 넉넉해서 건축을 시작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저는 부흥집회에서 헌금을 약정하는 방식으로 교회를 짓기는 싫었어요. 그런데 상가 건물에 있을 때 초청받아 오신 부흥사께서 ‘언제까지 상가에 있을 거냐’며 건축헌금을 약정시키셨죠. 그때 2억 5천만 원의 헌금이 약정됐어요. 제 평소 소신과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유 목사는 부흥사를 통해 헌금을 약정하고 교회를 짓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헌금 약정을 없던 일로 하자고 성도들에게 말했다. 성도들은 반발했다. “하나님께 약정한 헌금인데 어떻게 취소를 합니까?” 성도들은 담임목사 앞에서 다시 건축헌금을 약정했다. 그랬더니 부흥집회보다 더 많은 3억5천만원이 약정됐다. 성도들이 부흥사보다 담임목사를 더 신뢰해준 것이다.

중계동에 교회를 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흥회에서 1억 5천만원이 약정됐는데, 성도들은 담임목사 앞에서 다시 건축을 약속하며 헌금했다. 10배가 넘는 11억 5천만 원이 모아졌다.

제자교회 성도들의 순종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중심에는 장로들이 있다. 지금 짓고 있는 새성전 건축을 위해 태릉 지역에 땅을 보러 갔을 때, “살까요?”라고 묻자 장로들은 곧장 “아멘”으로 화답했다. 당회에서 건축을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달랑 30초였다. 목사의 사택은 성도들이 직접 사드렸고, 이동에 사용하는 차는 장로가 맡았다.

“우린 목사님을 신뢰합니다”
아무리 목사가 잘 한다고 해도 불만이 없을까? 유충국 목사는 신뢰가 깨지면 목회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지난 29년 동안 성도들 앞에 두 번이나 신임을 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창 혈기 왕성할 때 그러듯이 만 60세에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어요. 지난 2013년 쯤 만 60세가 되기 전에 공동의회에서 1기 장로와 담임목사인 저에 대해 신임을 물었습니다. 600명 정도 투표에 참여해서 4명이 반대했어요. 그때 모든 권한을 위임받으며 목회 2기를 시작했죠.”

고비가 온 것은 지난 2015년 교단통합을 앞두고서다.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이탈자들이 유충국 목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웠다. 유언비어와 허위사실이 난무했다. 목사가 정직해야 하는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거짓의 홍수 속에 빠지게 됐다.

SNS의 파급력은 개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유충국 목사는 승부수를 띄웠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투표용지를 준비해 다시 성도들 앞에서 재신임을 물었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790여명 참석에 7명만 반대했다.

성도 99%의 지지로 다시 신뢰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통합을 추진하는데 나를 순식간에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어요. 앞으로도 나를 두고 어떤 장난을 칠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성도들의 신뢰 없이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들의 신뢰에 힘입어 통합을 힘차게 추진했고, 유충국 목사는 구 대신과 구 백석의 통합을 이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다음세대의 꿈을 위한 투자
유충국 목사가 제자교회를 세우면서 계획한 비전은 세계선교와 다음세대 양육, 지역사회 복지 등 크게 세 가지다. 개척 후 러시아와 남아공, 말레이시아 등 4개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협력선교사는 11명에 이른다.

파송선교사에게는 월 200~3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자녀 학비를 책임진다. 선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회가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다. 협력 선교사에게도 매월 55만원의 선교비가 나간다. 선교 전체 예산이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선교비와 함께 교회 예산의 상당부분이 투자되는 곳이 바로 교육이다. 다음세대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유 목사의 목회철학은 중, 고, 청년부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비전투어’로 이어진다.

제자교회는 단기선교가 아니라 ‘여행’을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세계를 여행하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바라보고 더 큰 꿈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 시작했다. 비용은 교회와 부모, 본인이 30% 씩 감당하지만, 주일예배 결석이 없다면 교회에서 2/3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30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학생도 있다. 중고등부 시절에는 아시아 지역을, 청년대학생이 되면 유럽과 미주지역을 여행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목적이다.

유년부부터 청년부까지 3개월에 한 번씩 담임목사와 함께 꿈을 점검하는 비전심기도 제자교회의 자랑. 담임목사가 직접 교육부서를 챙기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대화를 나눈다.

이처럼 다음세대를 믿음으로 세우고, 인재를 키우는 것이 곧 ‘투자’라고 생각하는 유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인근 고등학교 학생의 장학금을 책임지고, 안양대와 총회신학교 등에 연간 4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렇게 사용되는 선교와 교육 예산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제자교회가 있어 행복하길
제자교회는 골목 안쪽 외진 곳에 있다. 그래도 제자교회를 모르는 택시기사들은 없다. 1년에 수차례 열리는 ‘택시데이’는 모든 성도가 택시를 타고 교회에 오는 날이다. 택시데이는 제자교회를 알리고, 택시 기사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잔돈은 받지 않는 운동이다. “택시가 살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택시가 교회 앞에 도착하면 따뜻한 차와 함께 선물을 제공한다. 교회 홍보가 저절로 되는 것은 덤이다.

매년 한 차례 지역주민 대상으로 ‘열린 음악회’를 열고, 지역 어르신 100명을 초청해 제주도 여행도 시켜드린다.
중계동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네 꿈을 펼쳐라’ 축제도 연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어린이 축제에는 약 3천여명의 어린이들이 방문했다.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건축 중인 새성전은 지역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1층은 식당과 북카페로 지역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이며, 2층은 어린이 쉼터 등 교육공간으로 꾸며진다. 3~4층은 본당이고, 선교사 게스트하우스도 교회 안에 마련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제자교회 30주년의 꿈이 다시 펼쳐진다.

“한국교회를 살릴 책임이 우리 교단에, 그리고 우리 교회에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믿음으로 자란 아이들이 우리 사회 각 부분을 정복하지 않는다면 우리 민족은 희망이 없다고 봅니다. 그만큼 사람을 키우는 것은 교회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입니다.”

새성전은 다음세대 인재를 키우는 소중한 터전이 될 전망이다. 또 청평 비전센터 옆에 복지센터를 짓는 것도 유충국 목사의 꿈이다. 교회가 속한 지역과 교회 성도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지난 29년 동안 목회하면서 힘든 일이 왜 없었겠어요. 그런데 힘든 기억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요.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무엇보다 저를 믿고 따라주는 성도들이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행복한 목사에요. 우리 제자교회는 행복한 교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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