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에게 쉼과 안식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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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쉼과 안식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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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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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환 목사 / 쉼이있는교육

지난 14일 사교육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의 결과를 보면 초중고 사교육비가 1인당 평균 25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사교육비 조사를 최초로 시작한 2007년 이래 역대 최고치이다.

특히 2015년과 비교하면 한 해동안 1만 2000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6년 사교육비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고교 사교육비로 볼 수 다. 고교사교육비는 1인당 2만6000원이 늘었고 이것을 전체총액으로 보자면 약 32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소득최상위가구와 최하위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격차가 약 9배(8.8배)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경기는 불황의 늪으로 빠져가고 시국이 어수선해도 자녀 사교육비는 늘었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히려 시대가 어지러울수록 부모의 불안심리를 자녀교육에 더 쏟는지도 모르겠다. 그 불안감이 실제로 사교육비 팽창으로 드러났다. 고소득의 가정과 저소득의 가정의 교육비가 약 9배의 차이가 난다고 하니 이것은 곧 이 나라의 소득불균형 심화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이 시점에 우린 스스로에게 이렇게 자문해봐야 한다.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인가?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아동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양육 환경과 뇌 발달 연구' 자료에 의하면 사교육을 1주일에 1회 더 받을수록 창의성 점수가 0.563점씩 감소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270명의 창의성 점수 평균이 16.43점인데, 사교육을 1회 더 받을 때 창의성 점수가 0.563점씩 감소한 것은 사교육 횟수가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뉴스조선 김연주 2017.3.18. 재인용).

사교육이 늘수록 창의성이 줄어든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이런 과학적 근거에도 자녀교육에 열성인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식히기엔 부족함이 많다.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사교육에 열중하는 댓가로 창의성, 자기주도성은 포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왜 사교육을 포기하지 못하고, 자녀들을 쉬게 하지 못하는 걸까?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부모들의 불안심리를 들 수 있다. 내 자녀가 옆 집 자녀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대한 불안이 자녀들을 사교육의 현장으로 내몰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나타나는 과열된 현상은 교육계뿐 만이 아니다. 정치, 경제, 종교계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노동을 예찬하지만 쉼과 안식은 죄악시하는 풍토가 사회 전역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과연 노동만 신성하고, 안식은 죄악된 것일까?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는 6일간 천지를 창조하셨다. 6일째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우주는 여전히 불완전했다. 그러나 7일째 안식(메누하)을 창조하자 그제야 우주는 완전해졌다.(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안식 중에서) 쉼과 안식은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다.

노동하기 위해 쉬는 것이 아니라 안식하기 위해 노동을 하는 것이다. 안식을 하는 가운데 나는 누구인지, 왜 살아가야하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한다. 안식하는 가운데 살아갈 목적과 방향을 바로하고 활동으로 그것을 실천한다. 안식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다.

쉼의 확장의미 속에는 육체적 휴식을 포함해서 관계의 긴장이 풀어지고, 경쟁에서 사랑으로, 전쟁이 종식되어 화평케 되는 것 또한 안식의 개념에 포함된다.

쉼과 안식의 개념 안에는 이스라엘에 존재하는 회복의 극치인 희년 곧 하나님 나라를 담고 있다.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과 어린 염소가 함께 누우며(이사야11:6),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는(이사야11:8) 평화의 나라가 바로 안식이 완성된 하나님 나라의 모습니다.

쉼은 육체적 쉼, 정서적 쉼, 지적 쉼, 관계적 쉼, 사회적 쉼 등으로 세부분할해서 볼 수 있지만, 쉼의 근거가 되는 것은 하나님과 화평하게 되는 관계(로마서5:1)이다. 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신없는 일상과 거리를 두고, 자기 놀이터를 만들 것.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것 등으로 이뤄질 수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의 필요를 공급해 주시리라는 믿음에 있다.(미르던바,안식 중에서) 교회성도들의 자녀교육열 기저에는 하나님께서 자녀의 모든 것을 공급해주시리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이 있다.

자녀를 위해 밤낮 기도하면서도 자녀를 학원 보내기 위해 주일을 포기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신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증명하는 것이다.

자녀의 미래는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자녀를 학습노역, 학습노예로부터 해방하여 일주일에 하루라도 맘놓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은 그 자체로 자녀의 장래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고백이 될 것이다.

사교육비 최고치를 경신한 이 시점에 우리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교육프로그램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쉼과 안식이 아닐까?

‘쉼이 있는 교육’은 월화수목금금금 쉼없이 살아가는 다음세대를 위해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와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김진우)이 협력해서 진행하는 비영리 기독캠페인입니다.

[메일] edu-rest@daum.net [홈페이지] www.edures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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