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농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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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농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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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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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농지를 대지로 바꿔야 값이 나가지만, 농업경제시절에는 문전옥답은 부의 상징이고 자갈밭은 가난의 상징이었다. 그 때는 야산을 일궈 밭을 만들고 그 밭은 다시 논으로 만들어 알곡을 쌓아두고 겨울을 대비하는 삶이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농부들은 땀 흘리고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밭에 있는 자갈을 골라내고 김을 맸다. 가뭄이 들면 애태우고 추수 때에 장마가 지면 낙심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목원대학교는 19년 전에 현재 위치로 이사를 왔다. 그때 심은 가로수가 이제 20년이 됐다. 당시 수령 5년생 정도의 낙엽송을 심었는데 심긴 위치에 따라 성장한 정도가 무척 차이가 남을 알았다. 비옥한 곳에 심은 것은 한 아름에 가깝지만 메마른 곳에 심은 것은 양손으로 거머쥘 정도다. 불과 20년이지만 그 위치에 따라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것을 보며 마태복음 13장 18절부터 23절의 말씀이 생각났다. “좋은 땅에 뿌리웠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 결실하여 혹 백 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가 되느니라” 이처럼 좋은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 농부는 아무리 힘들어도 돌밭이나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도 잘 랄 수 있게 돌을 치우고 가시떨기를 뽑고 가꾼다. 우리들은 길가나 돌밭,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이다.

▲ 허진권「부활을 위한 서곡」

그런 우리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멸시 천대, 갖은 고초를 겪으며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부활하시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을 옥토로 만드셨다. 주님은 농부요 우리들은 씨앗인 셈이다.

필자는, 수묵작업을 하던 10 여년전, 사순절 기간이면 「가시면류관」이나 「부활」을 주제로 많은 작업을 했었다. 특히 종려주일 예배 후에는 나도 모르게 몰입 되에 탈진할 때까지 작업을 하곤 했었다. 마침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다. 당시 제작한 「부활을 위한 서곡」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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