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의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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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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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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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북한통신 (47)

우리는 지금 중대한 역사적 시점을 살고 있다. 지난 70년 가까이 남한과 북한을 지배해오며 대립해온 어느 한쪽의 정치 체제가 붕괴되거나 변혁될 순간을 살고 있다. 남한의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든지, 북한의 주체사상 체제가 붕괴되든지 하는 필연적인 결말이 닥쳐오고 있다. 범야권 세력이 현역 대통령을 탄핵 소추한 사건은 결국 헌재로부터 탄핵 인용의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정국은 위기로 치달으며 대립과 충돌로 혼미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그 결과, 남과 북이 서로 자신의 이념과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치열한 결전을 벌일 태세이다.  

2년 전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난 일이다. 서울 마포대교 남쪽과 북쪽 난간에서 두 여학생이 동시에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여학생들은 이곳을 순찰하던 한 경찰의 기지로 구해낼 수 있었다. 이 경찰은 자살사이트에 셀카로 마지막 자기 모습을 올린 한 여학생의 자살 신고를 보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도중에 다리 반대쪽에서 자살하려는 다른 학생을 발견했다. 촌각을 다투는 시각에 그는 바로 설득에 나섰다. “너 말고 다른 학생이 지금 나쁜 선택을 하려 한다. 지체하면 그 학생이 죽을 수도 있다. 함께 살려 보자”고 설득했다. 

두 번째 여학생은 다리 난간을 막 올라가려는 순간이었다. 필사적으로 학생을 난간에서 끌어내렸다. 불과 5분 사이에 벌어진 숨 가쁜 과정을 통해 그들은 모두 살아났다. 이들의 생명의 은인인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다리 반대편에서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면, 이 학생은 그렇게 쉽게 자살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두 소녀가 결국 서로를 살린 ‘생명의 은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명의 기적이 일어났다. 

이 자살극은 남과 북에서 벌어지는 이념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북한에서는 강압에 의해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자들이 시퍼런 죽음의 강물로 뛰어들고 있다. 거짓과 모순으로 가득한 주체사상의 물결 속으로 2,400만의 생명을 휩쓸어 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남한에서는 좌익 세력이 역시 반만년의 민족 정체성을 부정하며 반역의 강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극단적 증오 속에 대한민국을 원망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북에서든 남에서든 이들은 모두 자신에게는 이념의 희생자들이고 타인에게는 이념의 학살자들이다.   

전쟁, 테러, 유혈 혁명 등을 통해 드러날 우리 민족의 비극을 목격하기만 할 것인가? 이 비극을 막아야 한다. 북한의 대량 학살을 막아야 하고 남한의 민주주의 붕괴도 막아야 한다. 악의 세력에 의해 도발되는 이 이념의 자살극은 추상적 담론이 아니다. 남쪽 다리와 북쪽 다리에서 선량한 백성들로 하여금 죽음의 난간을 넘어 시퍼런 강물로 뛰어들게 하지 않는가? 이념의 자살극은 결국 통일전쟁을 야기할 것이다. 그것은 불가피한 희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참혹하다. 

북한의 지배세력도 남한의 좌익세력도 더 이상 자신들의 존재 의미를 지탱할 한계점을 넘어섰다. 북한 체제는 수령을 앞세워 위선의 힘을 과시하며 인민 위에 얼마나 군림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또 남한 체제는 거짓과 모함을 일삼는 세력이 국민을 얼마나 속일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본다. 분명한 것은 어느 쪽도 오래 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 종말의 시간에 남한은 북한에게 남한의 진실을 깨닫게 해야 하고, 북한은 남한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려 주어야 한다. 북한 형제를 이념의 죽음에서 구하기 위해, 또 남한 형제를 체제 혼란의 위험에서 살려내기 위해 온힘을 다해 달려가야 한다. “제발 죽음의 난간을 넘지 말라”고 소리쳐야 한다. 북한선교는 두 학생의 자살을 막으려고 달려가는 경찰과 같다. 형제를 구하고 동포를 구해야 민족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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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 2017-03-24 17:19:51
여기서 말하는 좌익세력은 촛불시민과 탄핵을 이끈 국민들을 뜻하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