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목회’가 목회자 ‘탈진’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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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목회’가 목회자 ‘탈진’을 부른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7.03.2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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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교회연구소 ‘제7회 양문 전국 목회자 영성 세미나’

욕망과 환상에 대한 기제 수시로 점검 필요

탈진에서 회복되는 길은 찬송과 성령의 도우심

 

“목회자의 사역은 가장 영광스러우면서도 가장 힘든 사역이다. 세상의 사역들은 책임의 한계가 정해져 있지만, 목회는 책임의 한계가 없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무한한 헌신을 해야 하고, 성도들과의 관계에서도 무한 책임에 항상 노출된다. 그러다 보니 목회자들은 쉽게 탈진과 피로의 위험 앞에 노출된다. 그리고 ‘목회 성공’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 목회 성공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

‘무한 책임.’ 고려신학대학원 최승락 교수(신약학)는 건강한교회연구소(이사장:이선 목사, 대표:김종윤 목사)와 양문교회(담임:방영남 목사)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목회자의 탈진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하지만, 욕망을 좇아가는 잘못 설정된 사역의 목표와 방식 또한 탈진의 이유로 꼽았다. “욕망을 섬기는 사역이나, 타인의 시선과 요구에 목을 매는 사역을 하게 되면 이내 지치게 되고, 결국에는 탈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욕망과 환상이 작용하는 기제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 수시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이 흔히 말하는 “‘목회 성공’이라는 만들어진 환상과, 복을 가져다 주는 자라는 타인의 욕망에 의해 부과된 스스로의 욕망의 지위는 끊임없는 자기 소진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최 교수의 분석. 바로 이것이 목회자를 탈진으로 몰아가는 ‘욕망 사역’이며, “많은 사람들을 탈진으로 몰아가는 동력은 밖에 있다기 보다는 자기 내면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현상 또한 마찬가지. 최 교수는 재독 철학자 한병철 씨의 말을 빌어, “성과 사회, 활동 사회는 그 이면에서 극단적 피로와 탈진상태를 야기한다. 이런 심리상태는 부정성의 결핍과 함께 과도한 긍정성이 지배하는 세계의 특징적 징후”라고 말하고,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해 유발되며, 과도한 성과의 향상은 영혼의 경색으로 귀결된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최 교수는 목회자들의 내면에서 작용하는 욕망과 환상의 실체를 바르게 직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환상은 하나의 사회화의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목회자들의 경우 목회 성공에 대한 환상, 인정이나 명예에 대한 욕구, 교회에 대한 예수님과 상관없는 자신의 비전,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상이 만들어 놓은 환상체계 속에서 잉여향락이나 취하면서 종살이 할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해 죽고 또 죽어야 한다”면서 목회자들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 건강한교회연구소가 ‘목회자 영성 세미나’를 열고 목회자들이 욕망이 아닌 성령에 사로잡힌 사역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 하나님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하신다

32살의 나이에 담임 목회를 했던 박삼우 목사(부민교회)는 탈진했고 또 회복을 경험했다. 당시 부임했던 교회는 전통과 역사가 있던 교회. 요구, 기대, 관계 등 모든 것이 만만찮았다. “힘들었다”는 한 단어로 당시의 목회를 회고한 박 목사는, “‘목사는 참아야 한다’고 배웠고, 모든 스트레스를 참았다”고 했다. 참고 참았던 최 목사는 위궤양 치료약을 달고 살았고, 결국 탈진하고 말았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가고 싶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기도도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교회에 사표를 내고 아내와 함께 시골로 갔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고, 기도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박 목사를 일으킨 것은 찬송이었다. 그리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였다. “구주를 생각만 해도 이렇게 좋거든….” 매일 찬송을 부르고 성령의 도우심을 기도하기를 1년 2개월. 탈진에서 회복시키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도우심을 느꼈다. 그리고 회복됐다.

“답은 성령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령을 받기 위해 매일 기도했고, 이후 모든 목회는 성령께서 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목회의 모든 것은 성령님을 의지하는 데 달려있습니다.”

박 목사는 목회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큰 교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탈진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보았다. 그리고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가 다르기에, 작은 은사를 받았다고 낙심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은 목회의 크기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사랑을 보신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님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하신다”면서 맡은 일에 대한 최선이 바른 목회라는 것을 강조했다.

최승락 교수도 “바울의 모든 사역은 성령님의 활동과 결코 뗄 수 없는 방식으로 연결돼 있고, 선포(설교)와 목회사역에서 언제나 그리고 철저히 성령님을 의지하는 사역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목회를 하면서 얻는 다른 기쁨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들이 실상은 나 자신의 욕망이나 환상을 따른 것이 아닌지 깊이 돌아보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령의 사역이 아닌 욕망의 사역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하고, “욕망의 사역은 목회자들을 쉽게 탈진으로 이끌며, 이런 종류의 탈진은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성령님을 따라 그가 기뻐하시는 일들을 열심히 행하다가 지치고 피로하게 되는 순간을 맞을 수 있지만, 이때 목회자들이 경험하는 피로는 오히려 ‘안식의 피로’이며, 피로조차 목회자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형편과 처지를 아시는 주님의 배려 안에서 다시 회복을 얻어 언제나 다시 일어나 달려갈 수 있게 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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