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한·중 관계…두려움 가득한 선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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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한·중 관계…두려움 가득한 선교계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3.15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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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로 반한 감정 고조, 중국 선교 난제 예상
낮은 자세로 사역하고 철저히 보안 유지할 것 강조

한국 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작업이 시작됐다. 국방부는 지난 7일 사드체계의 일부가 한국에 도착했으며, 이는 오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대한민국 내 사드 배치를 지속적으로 반대했고 이는 반한감정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한국 관광을 금지하고, 한국 제품을 구매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심지어 중국 내 마트 진열대에 놓여 있는 한국 상품을 모조리 빼거나, 눈에 띄는 한국 제품을 일부러 망가뜨리는 행위를 담은 영상이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러자 한국 시민들도 중국의 반한 감정을 보며 분노하거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중국행으로 예정됐던 수학여행이나 가족여행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교계 역시 중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의 안부와 함께 중국 선교의 미래 방향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1월 중국 내 한국 선교사 상당수가 추방당한 뒤라 쉽게 볼 수만은 없는 현실. 틀어져가는 양국관계 속에서 중국 선교사들은 안전할까? 향후 중국선교 사역 방향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 사드배치로 인한 갈등으로 중국 내 선교사들이 위기에 놓여 있다. 현지 선교사들은 더 조심스럽게 활동하고 국내 교회는 각별히 보안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반한감정, 사역에 크게 영향주지 않아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자, 일부 교계 단체에서는 국내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 혹은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KWMA 조용중 사무총장은 “중국 정부는 시진핑 집권 후기부터 이미 종교 탄압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지금 사드 문제 때문에 지난 1월 추방당한 한국 선교사들은 중국 정부가 본보기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런 때 사드배치 때문에 선교 사역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며 반대운동을 펼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또 “현재 중국 내 반한 감정을 가진 중국인은 한국 선교사를 만나보지 못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선교사를 주변에 둔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반한 감정이 생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선교사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복음을 전하러 해외로 파송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말씀으로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행위로도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기 때문에, 신앙적인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예수님을 닮은 선한 모습이나 행위를 보여야만 한다. 

특히 중국과 같이 선교활동이 금지된 국가일 경우, 선교사들은 공공장소나 머물고 있는 현장에서조차 쉽게 자신의 직분을 드러낼 수 없다. 그렇기에 선교사들의 태도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중국 내에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모습을 본 중국인, 혹은 한국 선교사를 친구로 두고 있는 중국인은 쉽사리 반한 감정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조용중 사무총장의 의견이다. 

하지만 반한감정이 선교사 사역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의 불안감이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대부분의 교계단체는 중국 내 종교탄압으로 현지 공안과 경찰들이 한국 선교사들의 정보를 손에 쥐고 있다고 추측한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국가 간의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사역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마냥 위축되어 있을 이유는 없다”며 “그러나 이후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낮은 자세로 선교 사역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의했다.


위기 상황, 지혜롭게 대처해야
낮은 자세로 조심스럽게 사역한다고 해도 위기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경우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외국인이 선교활동을 하거나 허가된 지역 외에서 종교 활동을 하는 것은 위법이며, 이는 당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적발될 경우 강제추방 당하게 되니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관계자는 또 “혹여 당국에서 체포나 구금될 경우 한국 공관에게 구금사실을 알리고 현지 사법당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위급한 상황에 처할 경우에는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국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했다. 조 사무총장은 “선교 사역하는 현장이 발각된 것이 아니라면 굳이 현지 경찰이 추궁하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되며, 필요한 경우 변호사나 영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지 말고 자신의 입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보안 유지에도 신신당부했다. 한국교회가 단기선교 팀을 파송할 때 교회 주보나 SNS 등에 타국으로 선교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최대한 발설하지 않아야 하며, 현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거나 선교사 후원 소식을 밝힐 때도, 나라의 이름을 곧이곧대로 적기보다는 알파벳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조 사무총장은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는 한국교회와 선교사 모두가 조심할 필요가 있고, 지혜롭게 사역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중국 현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언제 적발될 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이들의 안전과 사역을 위한 중보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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