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받은 자만이 자유롭다” (Only the educated are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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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받은 자만이 자유롭다” (Only the educated are free)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3.14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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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24

목회를 하면 할수록 늘 아쉽고 부족한 것이 ‘공부’이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에 그토록 듣기 싫은 말, 그러면서 늘 귀 아프게 들었던 말, 어이없게도 제대로 귀담아 듣지 않고 후회가 되는 말은 “공부 열심히 해라”이다.

어려서 불순종했던 죄 값으로, 커서는 목회라는 막중한 사명의 중압감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은 거의 책상에서 책을 읽거나, 책을 쓰면서 시간을 보낸다. 환갑 진갑을 넘기고도 공부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신비롭게도 풀어지고 누려지는 내 삶의 자유함을 본다.

2015년에 개봉된 영화 ‘사도’가 있다.(the film is about the life of Crown Prince Sado,) 아들을 뒤주에 가두고,(was condemned to death by his own father by getting locked in a rice chest) 그러나 풀어줄 수 없는 아비의 마음을 담아 오열하듯 독백하는 ‘영조’의 대화에 마음이 짠하다.

“왕의 자리가 쉬운 줄 알았더냐? (Is it not easy way to become a King?) 공부하고 또 공부해도 신하들에게 책잡히기 쉽고, 실력 없는 왕으로 판명되면 왕명(royal orders)이 서지 않고 신하들에게 밀려난다. 내가 그렇게 공부하라고 한말을 잊었느냐?” 실제로 그랬음직한 영화의 대사들이다.

‘사도세자’를 주제로 한 수많은 영화와 소설들이 있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명확하게 그 진상을 규명한 작품은 없다. 다만 ‘한중록(The Memoirs of Lady Hyegyŏng)’같은 기록물에서 사실(facts)을 찾고, 나머지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재미있게 그려지는 허구일 뿐이다.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은 꿈을 꾸었을법한 ‘왕’의 자리에 대한 가장 현실성 있는 시각의 접근이 신선하다.

엄청난 권력과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자리로만 생각되는 그 ‘임금’의 자리가 정말 피나는 노력으로, 공부함으로 뒷받침될 수 없다면 단 몇 년을 견뎌내기 어려운 가시방석과 같은 자리라니 말이다.

‘군사반란’이나 ‘길거리투쟁의 전사’가 정권을 잡는 시대가 지났다면, 이제는 정말 그 자리에 맞는, 그래서 어려서부터 꿈을 가지고 그에 맞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자타가 공인하는 소위 인격과 실력을 갖춘 이를 길러내야 하는 일이 오늘 우리의 숙제다.

조선왕조에서 ‘대왕’의 호칭을 받는 몇몇 분들은 왕자의 신분을 가지고서도 모두 무섭게 공부하고, 사지를 넘나드는 치열한 정치적 투쟁 가운데서 살아남아 왕위를 계승했다. 앞으로 우리 대학가에 ‘정치전문’을 뛰어넘는 “대통령전문대학원”이 세워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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