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계승할 역동적 신앙운동 일으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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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계승할 역동적 신앙운동 일으켜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03.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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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보쿰대 콘라드 라이저 명예교수, 지난 3일 백석대 해외석학 특별강연서 강조
▲ 백석대학교 대학원은 지난 13일 서울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해외석학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독일 보쿰대 콘라드 라이저 명예교수가 '종교개혁 500주년과 현재'를 주제로 발제했다.

500년 전 루터의 종교개혁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크리스천과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백석대학교 실천신학대학원(ATA)이 지난 13일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해외석학 특별강연에서 독일 보쿰대 콘라드 라이저(Konrad Raiser) 명예교수는 “종교개혁은 왜곡된 교회를 순수한 모습으로 되돌리고, 성경에 원리에 맞도록 운영방식을 회복하는 것이었다”며 “종교개혁은 500년 전 그친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역동성 그 자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라드 명예교수는 루터를 비롯해 칼뱅, 쯔빙글리 시대의 종교개혁이 화석화된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거대한 운동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콘라드 명예교수는 실제 종교개혁 후 교회사에 있어서도 이런 동향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종교개혁 당시에 뿌리를 둔 교단도 있고 파생된 교단들도 생겨나면서 정통성 논쟁 속에 휘말리며 갈등이 빚어졌다. 종교개혁 후 100~150년 동안에는 교회와 결탁한 영주들이 영토를 확대하면서 충돌하기도 했다.

콘라드 명예교수는 “이런 과정에서 개혁교회와 성공회, 가톨릭까지도 자기 종파의 교리적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근본주의화 되는 경향을 나타났다. 종교개혁 정신을 상실해갔고 종교적 확신에 따라 비참한 전쟁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바로 ‘대각성 운동’이다. 콘라드 교수는 “18세기 중반 유럽에서는 경건주의 신앙운동이 시작됐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의 2단계를 영적 대각성운동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종교적 각성운동은 종교개혁의 동인이 됐던 영적갈증을 해소하고 신앙의 초심을 지키고자 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콘라드 명예교수는 18세기 경건주의 운동을 종교개혁 정신으로 해석한 이유에 대해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교리 문제에서 개인적 신앙의 갱신으로 이어졌고, 둘째 개인적 구원에서 영적공동체가 실천해야 할 과제로 옮겨갔고, 셋째는 교회 권위가 아니라 성도들이 삶의 현장에서 제사장적 직분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또 콘라드 명예교수가 종교개혁 정신의 회복된 시대적 현상으로 언급한 것은 선교시대가 열린 점이다.

콘라드 교수는 “17세기 한때 정통파 루터주의 신학자들 사이에서는 마태복음에 나타난 지상명령은 사도바울 시대에 완성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선교적 사명이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충격적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종교개혁 1단계, 영적 대각성 2단계를 넘어 시작된 것이 선교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선교운동은 유럽에서 움직임이 나타났고 미국에서도 일어났다. 현대 선교사역의 아버지 윌리엄 캐리가 대각성운동 이후 영국에서 인도 선교사로 파송되기까지 100년이나 흘렀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이라고 콘라드 명예교수는 지적했다.

개신교보다 앞서 가톨릭교회 선교사들인 종교개혁 당시에 일본과 인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선교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한 것과도 대비된다.

하지만 선교시대가 열리면서 개신교 교회들은 세계 각지로 선교사들을 보내 놀라운 부흥을 이뤄냈다. 콘라드 교수는 이러한 선교운동이 이어졌고 부흥의 대표적인 증거가 한국교회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그 선교운동은 1910년 역사적인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가 선교운동의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언급했다.

콘라드 교수는 “종교개혁에 뿌리를 둔 대각성운동과 선교운동처럼 지금도 역동성 있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면서 “지금 이 시대가 하나님의 이런 운동에 어떻게 작용할지 고민하고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종교개혁 정신이 교리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신앙인들이 속한 영적공동체와 지역사회, 나라 안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콘라드 라이저 명예교수가 백석대 교수진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편, 콘라드 라이저 명예교수는 동서독 통일에 대한 경험에 비춰 한반도 통일에 시사점을 제시해 달라는 질문에, 독일통일과 남북한 통일문제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콘라드 교수는 “동서독 통일은 27년간 분단되는 과정에 민간 개인교류는 이뤄졌다. 분단 마지막 10년 간에는 양국 국가원수들이 만나고 통일이 추진됐다. 하지만 지금 남북한은 서로를 동등한 지위로 인정해주는 것부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남북한이 심리적, 물리적 이질감이 큰 지금 통일이 된다면 충격적이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대신 콘라드 교수는 “갑작스런 통일에 대한 충격을 피하기 위해 상호신뢰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추진할 로드맵이 마련돼야 하며, 연방제 방식도 적극 검토될 필요가 있다”면서 “독일이 그랬던 것처럼 한반도 주변국을 설득하는 노력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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