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집토끼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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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집토끼의 딜레마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7.03.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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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의 통계로 보는 세상 22

최근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걱정하는 층은 20대 청년이다. 이들은 교회를 다녀도 어른들처럼 교회 관여도가 높지 않고 불만만 늘어놓는 세대이다. 

최근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와 IVF가 함께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개신교인들 중 20대 연령층이 전 연령층에서 그들의 교회에 대해 가장 낮은 만족도(45%)를 보이고 있는데 그들의 부모 세대인 50대(74%)에 비해 무려 29%의 격차이다. 또 목회자에 대한 만족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이런 낮은 만족도는 높은 교회 이탈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 조사에서 교회를 떠날 의향을 질문하자 20대는 37%로 전 연령층 대비 가장 높은 의향률을 보인다. 큰 일이다. 20대가 더 줄어들 판이다. 

작년 11월 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기언)에서 국내 언론인들 225명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평가 조사를 실시했는데 한국교회의 젊은층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질문한 문항이 있었다. 그 결과 ‘교회의 권위주의 타파’가 37%로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일반 언론인들의 시각에서는 교회의 권위주의가 젊은이들을 막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20대 연령층과 교회 리더십들과는 상당한 이념적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기언, 2016년 12월 개신교인 900명, 목회자 100명). 개신교인 중 20대의 이념성향은 진보 41%, 중도 38%, 보수 19%로 나타난 반면, 목회자들의 이념성향은 진보 31%, 중도 28%, 보수 41%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두 그룹 간에 이념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교회 밖(언론)에서 보는 시각은 젊은이들을 붙들기 위해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이념적 눈높이를 낮추는 문제부터 고쳐 나가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런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우린 답을 안다. 조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 뿐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를 맞아 여기저기서 개혁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실행은 어렵다.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리더십들의 딜레마가 있다. 

지금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치에 달하고 있고 취준생들은 원서 수 십 개를 써도 취업이 안된다. 결혼할 애인이 있어도 경제적 문제로 결혼을 못한다. 교회 리더십들도 청년들의 고통을 알지만 자기 개혁의 고통없이는 이 젊은이들의 고통을 안을 수 없다.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그들을 끌어안는 교회, 그래서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교회가 우후죽순으로 나타나는 2017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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