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프레임(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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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프레임(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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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0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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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 / 춘천동부교회

서양 동화 중에 ‘핑크대왕 퍼시’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퍼시는 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합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물건은 핑크색입니다. 옷이나 가구뿐만 아니라 심지어 매일 먹는 음식도 핑크색입니다.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하자 백성들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소유물을 핑크색으로 바꾸는 법을 통과시킵니다.

왕의 명령이기에 어쩔 수 없이 옷, 그릇, 가재도구 등 모든 것을 핑크색으로 바꿉니다. 그러나 퍼시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합니다. 세상에는 아직도 핑크색이 아닌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군대를 동원하여 나라의 모든 나무, 풀, 꽃, 동물까지도 핑크색으로 염색시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핑크색으로 변한 듯했으나 단 한 가지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바로 푸른 하늘입니다. 누구도 이 일을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퍼시의 스승은 퍼시에게 색안경을 끼워줍니다.

이제 모든 세상이 핑크색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안경을 프레임(Fram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인철 서울대 교수는 프레임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마다 핑크든 옐로우든 자기만의 안경, 즉 프레임을 쓰고 있습니다.

어떤 프레임을 썼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집니다. 성경에도 일반 사람과는 다른 아주 특별한 프레임을 쓰고 있었던 사람이 있습니다. 호세아는 하나님에게 아주 특별한 명령을 받습니다. 바로 고멜이라 불리는 음란한 여인과 결혼하라는 명령입니다. 그녀가 얼마나 음란했던지 결혼하자마자 다른 남자를 찾아 동거합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봐도 이혼하는게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호세아는 그녀를 계속해서 기다립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호세아가 뭐가 모자라거나 큰 잘못을 저질렀던 것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는 남들과 다른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프레임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무리 타락하고 방탕한 삶을 살아도 하나님은 그들을 끝까지 참고 기다리시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하나님이 이를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호세아에게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내렸던 것입니다. 

케냐에는 자동차가 신호등에 멈추어서면 구걸하러 창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동차 한 대가 서자 7살 된 어떤 소년이 자동차 문으로 구걸을 하려고 갑니다. 그런데 자동차 안에 한 여자 운전자가 있었고 그 옆에 산소 호흡기가 있었습니다. 소년은 여인에게 “이것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여인은 산소통이라고 알려주며 난 이것 없으면 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소년은 병원에 가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여인은 수술할 돈이 없어 갈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년은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면서 그날 자신이 힘들게 구걸하여 번 돈을 꺼내 여인에게 줍니다.

여인이 돈을 받지 않자 아이는 여인에게 기도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함께 눈을 감고 기도하는데 소년은 울면서 기도를 합니다. 이 모습을 지나가던 기자가 찍었고 인터넷을 통하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여자 운전자의 수술을 돕겠다고 후원금을 모았고 결국 성공적으로 수술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수술받은 여인이 7살 아이를 자기의 자녀로 입양을 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런 일들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자기의 관점은 한계가 분명 있는데도 우리는 그 관점을 신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서에서 ‘알다’는 히브리어로 ‘야다흐’(יָדָה, yadah)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지식적인 앎’을 넘어서는 의미입니다. 부부가 서로를 인격적으로 육체적으로 아는 정도로 깊이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호세아는 고멜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을 숭배할지라도 그 너머까지 참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경험 없이 믿지 못합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것을 토대로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사실과 주장에 대해 신뢰를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지금까지의 감각기관이 받아들였던 방식과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믿음의 프레임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믿음의 프레임을 가질 때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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