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 성경적으로 바라본 부동산

이슈//크리스천의 부동산 투기, 괜찮을까요? 한현구 기자l승인2017.03.07l수정2017.03.07 22:09l13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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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얻은 ‘불로소득’, 성경적 가치관과 맞지 않아
투기로 수익을 얻었다면 누군가는 손해를 봤다는 것
땅은 하나님의 것 “성경적 토지제도에서 해법 찾아야”


“우리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너희에게 명하기를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데살로니가후서 3:10).” 크리스천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구절이다. 이 말씀 속에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단순하고 명확한 진리가 담겨 있다.

최근 이 말씀과 대비되는 소식이 들려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013년 2월 기준 전국 주택 시가총액은 4,244조원, 아파트는 2,106조원에서 올해 1월 각각 5,025조원, 2,802조원으로 상승했다. 4년 전 대비 781조원(18.4%), 696조원(33%)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상승치인 223조원(16.1%)을 훌쩍 뛰어넘는다.

부동산 수익은 대표적인 ‘불로소득’으로 꼽힌다. 노동이나 노력을 하지 않고도 큰 수익을 얻는다. 이는 성경적 가치관과도 맞지 않다. 창세기 3장 17~19절에서는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부동산, 무엇이 문제인가

부동산 투기는 엄밀히 말해 불법적 경제활동은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얻은 수익이 기독교가치에 부합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이를 위해 먼저 ‘토지’가 갖는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땅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땅은 필요하다고 해서 늘릴 수 없다. 이것이 다른 재화‧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문제는 토지를 다수가 공유하지 못하고 있고 이것이 빈부격차의 심화로 직결된다는 것에 있다.

19세기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자신이 사용하지도 않을 땅을 차지하는 것, 나중에 사람들이 오고 또 인구가 증가할 때 이들이 엄청난 가격을 내지 않으면 땅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들이 원하는 것은 땅이 아니라 땅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토지소유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상위 5%의 자산가들이 전체 토지의 59.7%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으로 보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우리나라의 상위 1% 기업이 법인 전체가 소유한 부동산의 76%를 소유하고 있고 상위 10대 법인이 소유한 부동산은 35%나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세대가 이어질수록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진다. 성경적 토지제도를 연구하는 단체 ‘희년 함께’는 “땅 있는 사람과 땅 없는 사람은 평등하지 않은 출발점에 서있다. 땅은 최소한의 조건이자 기회”라고 말한다.

모든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성경은 부동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 성경적 토지관은 ‘땅의 주인은 하나님’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희년, 한국 사회, 하나님 나라’를 공동 저술한 기독연구원느헤미야 김근주 교수는 “모든 땅은 하나님의 것이고, 사람은 이용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약 성경을 살펴보면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땅을 골고루 분배받은 것을 볼 수 있다. 땅을 분배하며 경계를 돌로 표시했고 누구도 그 경계를 옮기지 못하게 했다. 급한 사정으로 돈이 필요할 때는 한시적 매매가 가능한 대신 희년이 되면 본래 주인에게 되돌려주게 했다. 토지 또한 공기, 햇빛, 물과 같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주셨다는 ‘토지공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토지공개념’이 시도된 적이 있다. '택지소유에 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이 바로 그것. 1989년 시행된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은 노는 땅의 가격상승분에 50%의 세금을 부과하는가하면 특별시와 광역시에서 개인 택지를 200평으로 제한해 초과분에 부담금을 물리고 개발지의 사업 시행자에게 개발 이익의 50%를 부담금으로 납부하게 했다.

하지만 끝은 좋지 못했다. 투기억제와 규제완화를 반복하며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고 토지소유주 등 기득권층의 반대에 부딪혀 대부분 폐지됐다. ‘희년 함께’는 토지공개념 3법에 대해 “취지는 좋았으나 방법이 지혜롭지 못했다”면서 “시장경제체제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단순한 방식으로 반발이 심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토지공개념 성공사례를 찾을 수 있다. 호주는 행정수도 캔버라를 공공토지임대 방식으로 진행했다. 싱가폴은 전체 토지의 80%가 국유지로 첫 주택을 사는 국민에게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손대기 힘든 부동산, 해법은?

현실적으로 토지를 국유화 하는 방안은 시행되기 어렵다. 토지의 사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장경제체제에서는 토지보유세 강화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은 “토지에 대한 권리는 모든 사람들에 있다”며 ‘평등 지권’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개인이 소유한 토지의 가치 상승은 소유주의 노력이 아니라 모두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며 “땅에 매겨지는 가치를 환수해 사회가 공유해야한다. 토지보유세를 강화해 세입을 분배하면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을 줄이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제도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크리스천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로 남 소장은 여론 조성과 공정한 경제 행위를 꼽았다. 그는 “현 부동산 문제의 폐해와 토지정의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론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전세 집값을 동결해 공정하게 받고 의도치 않은 부동산 시세차익이 발생했을 때는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주택공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선지 오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자기 집을 가진 비율인 자가보유율은 오히려 퇴보했다. 국토부 자료에 의하면 주택 자가보유율은 2010년 60.3%에서 2014년 58%로 하락했다. 정부에서 매년 수십만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부동산투기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김근주 교수는 “집은 거주할 집 한 채면 족하다. 두 채 이상 보유했다면 정직한 가격에 매각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며 “크리스천은 집값을 안정화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뿐 아니라 교회도 부동산 투기에 합세하는 실정이다. 서울의 몇몇 교회는 강남 신도시 개발 투기로 대형교회의 발판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교회 재정 효율화 방안으로 주식투자가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투기의 결과는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에 보도된, 신도 150명으로부터 197억이 넘는 돈을 투자금 명목으로 속여 받은 박 모 목사 사건이 한 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주식은 자본주의 체제의 기반이고 만약 개인이 한다면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교회가 투기를 한다면 하나님이 슬퍼하실 행동”이라며 “투기로 얻은 수익은 불로소득이고 그로인해 누군가 손해를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본적으로는 교회가 부동산‧주식투자를 할 만큼 여유자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교회의 역할은 재정을 고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 더 필요한 곳으로 흘려보내는 것임을 강조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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