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다시 할 수 있어! (That’s Okay, I can do it again!)
상태바
그래, 나는 다시 할 수 있어! (That’s Okay, I can do it again!)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2.28 0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석준의 시사영어 ⑫

올림픽 내내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선수와 북한의 선수가 대결할 땐 더 그랬다. 한국 선수에겐 미안하지만 북한 선수가 이기길, 아니 차라리 우리나라 선수가 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속으로 기도했다. “한국선수야 져주어라. 우리에겐 부족한 것이 없잖니, 우린 다 가지고 있어, 올림픽에 출전했으니 지고와도 넌 이미 우리나라의 훌륭한 사람임에 틀림없어…” 지고 돌아가서 그들이 받을 그 학대를 생각하면 차라리 울고 싶을 만큼 북한 선수들이 측은해 견딜 수 없었다.

“사느냐, 아니면 죽느냐.(to be or not to be)” 하는 국면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빗대어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래서 어떤 분야이든 이 용어를 쓸 때에는 비장함 마저 들게 된다. 흡사 전쟁처럼 ‘리우 올림픽’이 끝났다.

그러나 정말 전쟁을 치룬 것 같은 기분은 이긴 자에게만 집중되는 대중의 관심이다. 다만 한 가지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인 것을… 그래서 끝까지 자기 최선을 다한 출전 선수들에게 정말 칭찬을 아낄 수가 없다. 

모두가 다 훌륭하다. 정말 잘 했다. 도무지 돌파구가 없는 미로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단 몇 분간이라도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었던 자랑스러운 영웅들이다. 

특히 스물 한 살의 ‘박상영’ 선수가 펜싱결승전 도중 중얼거린 혼잣말은 이미 스포츠 명언이 됐다.(Park Sang-young, born 16 October 1995 is a South Korean épée fencer, Individual gold medalist at the 2016 Rio de Janeiro Olympic Games and team silver medallist at the 2014 World Fencing Championships.) 막판 5점을 내리 따내며 그야말로 기적 같은 대 역전극의 승리의 비결은 신음처럼 그의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말, “그래 나는 할 수 있어(Yes, All right, I can do it.)” 였다.

“난 운이 없는 사람이에요, 늘 운이 따라 주지 않아요”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 TV 토크쇼에서 육상선수 ‘메리데커(Mary Decker)’가 한 말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녀는 자신의 말처럼 1984년 LA올림픽 경기 도중 넘어졌다. 특히 짙은 패색의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는 한국 각계의 지도자들에게 이 한 어린 스포츠 선수의 기도 같은 이 중얼거림이 큰 힘이 될 듯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