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회의 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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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회의 반 ‘여성’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2.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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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계층갈등과 세대갈등, 노사갈등, 지역갈등에 이어 최근에는 성차별 문제와 남녀 간 갈등이 도를 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성평등 인식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성 성차별 문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개최한 ‘제13차 인구 포럼’에서 한 연구원이 최근의 만혼과 독신현상을 분석한 내용이 논란이 일었다. 그는 논문에서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들의 고학력에서 찾고 저출산 해소를 위해 여성의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장했다.

결국 이 연구원은 센터장 보직에서 사퇴하게 됐지만, 이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이 그간 보건 관련 공공기관의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은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 최근 행정자치부는 저출산 극복대책으로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내놓아 공개와 동시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성인구 중 특정연령(15세부터 49세 이하)을 가임기로 분류하고, 이를 전국 시·군·구 별로 분포도를 표시해, 지역별로 순위를 매긴 것이다.

이는 여성을 단지 ‘출산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출산의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분석이 정부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젠더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교회 역시 성차별에 자유롭지 못하다. 여성 총대 할당제가 최근에서야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교단 내 여성 교직자 육아휴직 제도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교회 내 여성의 수가 남성보다 많다고 하지만, 중직책의 임원들은 남성인 경우가 대다수다. 

여성 교역자의 경우 목회자로서 개인 사역을 존중하기보다 다른 남성 교역자를 돕는 보조자적 역할로 한정시키는 경우도 많다. 물론 성역할에 따라 잘 할 수 있는 사역이나 봉사는 존재하겠지만, 이를 지나치게 고정관념화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한국교회가 교회 내 여성의 위치를 바로 정립하고, 사회 여성 성차별의 문제에도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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