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의 피살 소식과 우리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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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의 피살 소식과 우리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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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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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목사 / 포타미션(FOTA Missions) 대표

2017년 2월 13일 북한의 지도자였던 고(故)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되었다. 북한에서 말하는 백두혈통의 자손으로 현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통치에 위협이 될 만한 인물로 자주 거론되었던 자이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북한 정권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 정권은 여전히 발뺌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가져올 만큼 말레이시아 당국의 조사를 불신하고 있다.  

 김정남의 피살 보도는 사건 당일부터 현재까지도 많은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 기사거리이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에게는 특종감이다. 매일같이 김정남 피살 관련 범인들과 북한의 반응 등을 보도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함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의 반응도 빠지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 기사들의 내용은 김정남을 직접 피살한 범인들과 북한 정권의 개입 관련에 대한 것이 가장 흥미롭게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북한의 만행이 발생할 때마다 늘 등장하는 내용이 있다. 북한 정권 내부의 불안정성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빌미를 북한선제 공격을 감안한 급진적인 통일론 기사와 함께 북한 내부 숙청에 대한 기사이다. 

정작 북한 주민들은 김정남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고 한다. 그것은 북한 주민이 백두혈통 자손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김정은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정보 차단을 했을 것이다. 

 오히려 남한에서 김정남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점이 사뭇 흥미롭다. 김정남의 피살 소식과 함께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 예측, 북한 실세들의 숙청 예측, 점점 북한 선제공격을 포함한 급진적 통일론 등 우리의 기사 내용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과거 북한의 온갖 만행과 최근의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소란에 우리의 반응이 여전히 흥미 위주의 초보적 형태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북한이 대형 사고를 저지를 때 우리 사회는 매번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좀 더 성숙하고 차원이 다른 대응을 보일 때가 되지 않았는가? 급진적이든 점진적이든 통일담론이 북한이 사고 칠 때만 등장 하지 말고 평소에 활발하게 논의되어야 하지 않는가? 

 이제는 북한의 대형 사고에 초보적인 대응을 할 때가 아니다. 분단으로 빚어진 남북 갈등의 골은 통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실천이 결여된 방안이 아닌 국민들이 헌신할 수 있는 통일담론을 평소에 열어가야 한다. 통일담론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통일은 남북 주민이 함께 동거동락 해야 할 삶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서는 철저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세밀한 외교 전략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통일 준비에 대한 아젠다(agenda)를 제시해야 한다. 

그동안 각개전투식으로 활동해 온 민간단체들의 통일 관련 사업, 종교단체들이 꾸준히 시행한 사역들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협의체 등이 출연하여 실질적인 민간차원의 통일 준비 사업들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지긋지긋한 북한 정권의 사고 소식 기사를 보지 않기를 소원한다면, 이제는 분단의 문을 닫고 통일의 문을 여는 시대를 준비하는 논의들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담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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