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순간에 섰다 (We are at a moment of reck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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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순간에 섰다 (We are at a moment of reckoning)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2.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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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⑪

미국 양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지명을 위한 전당대회가 끝났다. 비교적 엘리트계층의 화려한 지지를 등에 업은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된 일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지만, 우리 언론에서 ‘막말 정치인’으로 집중 소개됐던 ‘트럼프’가 공화당의 후보자로 지명된 일은 미국 내의 정치적 상황을 읽어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표본이 된다.

소위 ‘막말’이라고 몰아쳤던 그의 말들이 실현가능성을 뒤로하고 상당수 미국인들의 가슴에 와 닿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여론조사도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각의 수락연설도 상당한 정치적 견해를 달리한다. 특히 트럼프는 연설의 핵심을 “미국 우선주의를 통한 강력한 미국의 재건(We will make America strong again. The American People will come first once again.)”으로 삼았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주한 미군철수, 한미 FTA재협상”등의 카드를 들었다. 이 부분은 흡사 조선시대의 ‘흥선 대원군’을 연상하게 한다. 나라의 대문을 잠그면서 ‘힘 있는 조선’을 꿈꾸었던 그의 ‘쇄국정책’이 거대한 나라 미국에서 트럼프에 의해 재현될지 두고 볼 일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연설 내용 중에 “유리천장이 없어지면, 하늘 끝까지 제약 없이 꿈을 펼칠 수 있다(When there are no ceilings, the sky’s the limit)”라고 했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원래 미국의 경제 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1970년에 만들어낸 말이다.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조직 내에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경제 용어이다.(A glass ceiling is an invisible barrier that keeps a given demographic - typically applied to women - from rising beyond a certain level in a hierarchy.)” 

그러나 과거의 전통적, 전형적 출마스타일이 재현되는 두 연설의 생방송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상 속에서 꿈틀거리는 한국의 대선후보들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마음엔 여러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필리핀의 대통령 ‘두테르테’가 자꾸 연상이 됨은 참 아이러니하다. 

취임 한 달 만에 마약 상들을 소탕해 버리는 그의 저돌적 통치행위가 과연 필리핀 사회에 어떤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이뤄낼 수 있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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