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두테르테 신드롬 (Trump and Duterte’s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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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두테르테 신드롬 (Trump and Duterte’s Syndrome)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2.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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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⑦

언제부터인가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잠룡(players for presidential electio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전형적인 연설은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 국민들의 뜻에 따르겠다.’ 등의 말들로 시작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회, 국민’ 등은 전혀 현실성 없이 무책임하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빈말로 쓰는 상투적인 용어라는 사실이다. 책임을 사회와 국민에게 돌리는 일이야말로 아주 쉬운 정치적 관행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든 말든 저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등, 불법체류자, 히스패닉, 무슬림, 여성들에 대하여 무차별 막말을 쏟아낸 ‘트럼프’는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했다. “범죄자 10만 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게 하겠다. 6개월 내에 범죄를 소탕하겠다.” 한편으론 시원하면서도 무시무시한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필리핀의 대통령 당선자 ‘두테르테’이다. 

얼핏 듣기엔 전혀 막말 같지 않은, 그러나 분명한 막말들이다. 문제는, 미국에선 호기심으로 등장하고, 필리핀에선 현실이 됐다는 사실이다. 종종 정치가의 막말로 곤혹을 겪고 있는 우리로선 막말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겠다는, 사뭇 기대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해당 국가 국민들의 정서를 분명하게 파악하긴 어렵다.

그러나 피부에 와 닿는, 그래서 정말 시원하게 무엇인가 사회 정의가 실현될 것 같은 말들이 일반 대중들에겐 쏟아지는 단비와 같이 시원하다는 것을 그들은 이미 간파했기 때문이다.

‘신드롬’은 의학적 용어 외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 전염병 같은 모습이 전체를 휩쓸게 하는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syndrome is used in a more general sense to describe characteristic sets of features in various contexts.) ‘트럼프’나 ‘두테르테’의 경우를 ‘신드롬’이라고 부른 이유이다. 만일 한국의 ‘정치수사학적 기법’이 그들의 실천적 가치와 조화를 이룬다면 틀림없는 21세기 새로운 리더십의 시작이 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 라는 말 대신,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내고, 연루된 자들이 합당하게 벌을 받도록 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겐 상응한 보상이 주어지는 등, 현실성 있는 확실한 대책을 세워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가 우리나라에도 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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