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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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 한국염 목사
  • 승인 2017.02.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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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염 목사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거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형상화 한 청동으로 만든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평화의 소녀상이다. 2011년 12월 14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00차 수요집회 때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세운 것으로 일본군 ‘위안부’의 명예와 인권회복과 평화의 세상을 기원하기 위해서 세웠다.
 
이 소녀상은 단순한 예술 작폼이 아니라 이미, ‘위안부’할머니들의 분신처럼 자리 잡고 있으며, 여성들을 일본군 성노예로 삼은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하는 역사의 증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범죄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미래세대를 위한 경고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2015년 12월 28일 발표된 한일외교장관합의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일본정부는 한일합의의 전제조건인양 주장하고 있다.

정말로 일본군 ‘위안부’였던 할머니들에게 사죄할 의사가 있다면 소녀상 철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아베가 소녀상 앞에서 공식 인정하고 참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그 소녀상을 보는 사람들이 일본이 소녀들을 전쟁에 끌고 가 성노리개로 삼은 추악한 나라라고 생각할거란 우려 때문이다. 

일본의 소녀상 철거 주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는 일본의 왜곡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5년 한일외교장관합의는 일본이 강제로 한국의 여성들을  군위안부로 끌고 갔다는 사실을 인정도 하지 않았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도 없었다.

국민들은 ‘12·28 합의무효를 위한 전국행동’을 조직해 합의반대운동에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을 비롯해서 각종 합의 반대활동을 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해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것은 평화를 위한 할머니들의 염원이기도 하지만 평화를 위해 일하라는 부르심을 받은 우리 기독인들의 사명이기도 하다. 

2017년은 정유년 닭의 해다. 베드로를 일깨운  닭의 울음소리가 이 정유년에 한국교회에 울려퍼지기를 기대하면서 사순절을 앞에 둔 시점에서 교회협이 제시한 한국교회가 할 7가지 과제를 이행함으로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1. 한국교회는 일본군 ‘위안부’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 외침에 귀 기울일 것이며, 12.28합의를 전면 거부하고 정의로운 합의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2. 한국교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이 여전히 유효한 권리임을 재확인하며, 권리쟁취와 인권회복을 위해 피해자들 편에서 함께 할 것이다.

3. 한국교회는 일본정부에 진상규명과 범죄사실 인정, 공식사죄와 법적배상, 관련자 처벌과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다.

4. 한국교회는 제2의 ‘위안부’가 역사에 재현되지 않도록 평화의 정신이 담긴 ‘평화의 소녀상’을 보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5.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와 더불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이 전개하는 1억인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6. 한국교회는 침략전쟁 과정에서 약자인 여성에게 저질러진 반인륜적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성차별, 성폭력을 거부하고, 인신매매가 없는 세상, 평화와 인권이 회복되는 세상을 위하여 모든 전쟁과 폭력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7. 한국교회는 위와 같은 입장이 관철되기까지 세계교회협의회, 시민사회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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