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나를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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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 나를 살게 한다
  • 정성진 목사
  • 승인 2017.02.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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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기뻐하고 안락함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위인들이 고난을 통해 성장했고 위대한 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해도 그들이 특별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생각이 달랐다.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동인을 거친 환경과 가혹한 고난에서 찾았다. 

예를 들어 청어를 머나먼 북해에서 그냥 운반했을 때는 거의 다 죽어버렸지만, 천적인 물제기 몇 마리를 수조에 넣은 다음 운반했을 때는 대부분이 싱싱한 상태로 건너올 수 있었다. 적당한 긴장과 위협이 청어를 활기차게 만든 것이다.

맹자는 일찍이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깨달았다. 맹자는 <고자편>에서 “생어우환 사어안락(生於憂患 死於安樂)”이라 말했다. 이는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이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라는 뜻이다. 고난에도 좌절하지 말고, 안락할 때 방탕하지 말라는 경계의 말이다. 

 주자학의 입문서로 불리는 <근사록편>을 보면 “가난과 고난과 근심걱정은 그대를 옥처럼 완성시킨다”라는 말이 실려 있다. 원석이 아름다운 옥이 되기 위해서는 옥공의 손에 의해 셀 수없이 갈고 닦여야한다. 

이 말을 보면 우리는 소위 위인들이라 불리는 자들이 왜 그리 엄청난 고난을 겪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역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내와 자제력, 그리고 고난 극복능력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된다는 데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역경과 고난을 통해 얻는 경험이 삶에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임을 부인할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다윗도 시편 119편 71절에서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라고 고백했다. 다윗이야말로 고난의 아이콘이다. 사울 왕에게 쫓겨 오랜시간 광야에서 떠돌이의 삶을 살았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부하와 아들에게까지 배신을 당해 도망자의 삶을 살았다. 

그런 고난의 시간을 통해 다윗의 삶의 가치는 빛이 나게 되었다. 하나님의 뜻을 선명하게 보게 되었고, 부족함이 없는 삶을 누리게 되었음을 고백하였다. 그래서 독일의 철학자 니콜라이 하르트만은 ‘고난은 가치다’라고 말한 것이다.

고난이나 평안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다만 그러한 삶을 대할 때 다윗의 고백을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 

고난도 평안도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삶에서 갖는 중요함이 달라진다. 살아가며 반드시 겪게 되는 고난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에게 고난은 더 이상 고난이 아니다.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삼기 때문이다. 고난 앞에서 절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더 큰 일을 이루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때 고난은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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