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향, 비싼 마이크에 스피커 많으면 최선입니까?

대한민국 교회건축 대상 음향 최우수상 수상…사운드레이스 허재호 대표 이성원 기자l승인2017.02.08l수정2017.02.08 13:28l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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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저자 김남준 목사가 시무하는 열린교회는 교회음향 전문가에겐 도전해볼만한 악조건(?)을 두루 갖춘 교회다. 원래 강남에 있었지만 안양의 한 공장을 사서 옮긴 이 교회는 공장을 리모델링했다. 처음엔 강단에서 교회 끝까지 길이는 30미터였는데, 교인들이 많아지자 옆 공장을 사서 텄고, 이어 또 텄다. 그러다 보니 불과 2.5미터 높이에 80미터의 긴 교회가 됐다. 

게다가 김 목사는 작은 목소리로 자분자분하게 꽤 길게 설교하는 스타일. 오랜 시간을 속삭이듯 이야기해도 명료하고 지루하지 않게 들릴 수 있는 음향시스템이 필요했다. 이 교회 음향을 담당했던 사운드레이스(교회사업부)가 최근 제1회 대한민국 교회건축 대상에서 음향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20년 째 교회음향을 통해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는 사운드레이스 허재호 대표는 무조건 고가의 장비만이 좋은 음향시공에 최선은 아니며 그보다는 목사님과 깊은 대화와 소통, 그리고 정직한 자세로 접근할 때에 더 좋은 효과를 가져 오게 된다고 말한다.

음향업자가 제일 무섭다고?
허재호 대표는 “이제 교회 음향이 과거의 PA(public address) 수준에서 SR(sound reinforcement) 수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걸 열린교회에서 구현하려고 했다”고 말한다.

PA는 말이 전달되는 수준 정도라면, SR은 음향을 더욱 강화해서, 마치 주님의 강한 용사처럼 설교자의 말이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을 터치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멀리 있는 청중도 설교가 바짝 곁에서 들리는 것 같은 효과다.


만족스러운 교회음향이란 녹록치 않다. 설교자만 만족한다고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성가대, 찬양단, 오케스트라에 청중들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한 예로 잔향값을 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걸 어쿠스틱(acoustic) 디자인을 한다고 하죠. 설교자를 위해선 잔향값이 작아야 좋지만 성가대나 연주자들 편에선 더 길어야 좋죠. 그래서 전 성가대 쪽은 음향 반사판을 만들어 잔향값을 늘려줍니다. 반대로 설교자나 청중 쪽은 흡음 재료를 쓰죠. 그러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두루 만족할 수 있죠. 이게 경험치죠.”

이 ‘경험치’를 쌓기 위해서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유수한 300여개 교회 음향을 담당했고, 자기가 맡지도 않은 2천여 개 교회를 탐방하며 복기했다. 직접 써보지 못한 장비의 효과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런 열정과 전문성에서 나오는 그의 ‘사이다’ 발언은 교회 음향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시원하게 깨버린다.

“목사님들이 사탄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이 음향업자라고 합니다. 대개 전문적이지 못하고 금방 또 문 닫고 하니까요. 공사하고 나면 사라지고 없어요. 다른 업자가 오면 그전 것은 다 잘못됐다고 새 것을 권유합니다. 계속 악순환이죠. 심지어 교회 음향 때문에 큰 불화가 난 교회도 봤어요.”

종종 ‘역시 비싼 게 최고야’ 혹은 ‘싼 게 비지떡이야’라는 말도 회자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좋은 교회음향이란 퀄리티(quality, 양질)도 중요하지만 안정성 즉, 애프터서비스 역시 중요하다. 결국 잔고장이 나지 않는 장비와 시스템이 더 우선이다.

“업자들은 대개 마진이 많이 남는 걸 교회에 추천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나중에 AS가 힘들죠. 마진이 적더라도, 내가 직접 수입한 장비가 아니더라도, 잔고장이 없고, 만지기가 쉬운 것을 써야 합니다. 아무리 퀄리티가 좋아도 전문가가 만져야 한다면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견적서 쓸 때마다 그는 기도하게 된다. 성령께서 정직한 마음을 주시도록 말이다. 그런데 정직하면 결국 유익하다는 게 또한 그의 경험치. 광고한다고 일을 많이 수주하는 게 아니더라. 시공했던 교회 목사님 소개 소개로 연결된다. 즉 정직이 최선이란 이야기다.

선교지, 소규모 교회 도와
허 대표의 아버지 역시 부산에서 교회음향을 하셨다. 홈 오디오 사업을 하다가 주변에서 부탁을 해서 시작했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나 보다. 아들에게 “넌 이거 하지 말고, 공무원 되라”고 늘 성화셨다. 아버지의 꿈을 허 대표는 대학 재학 중에 이뤄드렸다. 당시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9급 공무원에 합격했다. 

“근무지도 참 좋은 곳이었어요. 누구 빽써야 들어갈 수 있다는 곳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과연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좀 들었어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청년회까지 계속 회장을 했고 당시 부산 성시화운동 청년국 쪽에 일을 했습니다. 아버지 영향으로 교회에서 음향을 맡아서 그 연합사업에도 음향을 담당했죠. 그때 보니 회사들이 횡포를 많이 부려요. 그래서 교회 장비들 모아다 시스템 만들어 몇천명 몇만명 집회를 해냈어요.”

그렇게 그의 천직은 ‘필드’에서 시작됐다. 실패하면 보완하고, 안되면 고치면서 나름 그 분야의 ‘도’를 깨우쳤다. 평생 안정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공무원 알자배기 자리를 박차고 교회음향에 뛰어든 것이다. 그의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해주시지 않을까?

“하나님이 주신 소명으로 알고 일합니다. 그래서 ‘사운드레이스’입니다. 사도 바울처럼, 난 음향을 달란트로 받았으니 음향으로 경주를 하자는 거죠. 사실 교회 현장에 가보면 장비들만 봐도 그 히스토리를 알게 됩니다. 어떤 업자가 어떻게 해먹었는지, 이 교회가 어떻게 속았구나, 우린 딱 알죠. 저도 그런 유혹 앞에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러나 돈은 세상 다른 공사에서 벌고, 교회는 내 노하우를 다해 섬기자는 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해마다 한번 이상 해외로 나가 선교사들을 돕고 있다. 러시아, 중국,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등, 선교지에 가면 가뭄의 단비처럼 그를 반겨한다. 고구마 줄기 나오듯 몰려든다.

모든 설교자에게 음향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또 해마다 그의 세미나에 참석한 20여 곳 이상 어려운 교회를 찾아가 무료로 점검도 해준다. 여기서 그의 역발상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다.


가난한 교회는 새로 장비를 구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찬양단 베이스나 신디를 칠 수 있도록 입력 밸런스를 맞춰준다. 모니터 스피커가 없어 힘들어 한다면 스피커를 아예 맨 뒤에 달아 설교자를 향하게 만든다.

그래도 청중들에게 잘 들리냐고? 잘 들린다, 전혀 문제없다. 하울링이 생기지 않냐고? 그거 잡아주고, 또 잡는 노하우도 알려준다. 심지어 스피커 하나는 회중을 향하게 하고, 하나는 설교자를 향하게 하기도 한다.


인테리어가 음향의 ‘도로’
“누가 와서 어떤 미친놈이 이렇게 했나, 하면 할 말 없어요. 그런데 어려운 형편에선 그렇게 라도 해야 하고, 또 큰 문제 없어요. 목사님도 들어보고 좋아하세요. 사실 음향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좀 깨야 합니다. 음향은 심리적인 영향이 크거든요.”

마이크는 왜 꼭 두 개여야 하나? 과거 성능 안 좋았을 때 이야기다. 하나로도 충분하다. 스피커는 여러 대면 무조건 좋은가? 오히려 적을수록 소리가 명료해진다. 설교는 스테레오보다는 모노가 효과적이다.

여러 개 팔아야 하는 ‘업자 입장’에선 모르지만, 뭐가 더 효과적인가 하는 건 깊이 생각해야 한다. 고급 마이크와 스피커가 오히려 설교자에게 불안을 점증시킬 수도 있다. 고급은 그만큼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기 때문이다. 온도 차이 하나에도 달라지니까. 


“장비는 차와 같아요. BMW, 쏘나타, 티코가 있습니다. 그런데 티코도 아스팔트길만 좋으면 100킬로미터 달리는데 전혀 문제없어요. 아무리 BMW라도 자갈밭 달리면 좋겠습니까? 결국 도로가 더 중요합니다. 교회 음향도 마찬가지에요. 인테리어가 음향의 ‘도로’와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산 가지고 교회와 실랑이하지 않아요. 대신 인테리어 업자를 제가 통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합니다. 인테리어만 음향에 맞게 하면 ‘티코’ 음향을 설치해도 목사님이 불편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BMW 음향을 설치해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레이스(031-906-1973)의 꿈은 전체적 예배환경에 대한 컨설턴트 기업이 되는 것이다. 온전한 예배를 위해선 교회음향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와 조명까지, 모든 게 유기적으로 잘 조화돼야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교회들이, 크든 작든 간에, 동일한 은혜와 감동을 예배로 나눌 수 있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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