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 아이들아, 그냥 울어! 대신 주님 얼굴을 보면서 울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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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 아이들아, 그냥 울어! 대신 주님 얼굴을 보면서 울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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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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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43

어느 목사님의 설교를 인터넷으로 듣다가 한 부분에서 마음이 아파오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인천에서 노숙자를 섬기는 분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헌신을 하시지요. 그런데 하루는 어느 노숙자가 목사님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 노숙자는 평소에도 목사님이 전도를 하면 받아들이지 않고 내빼던 사람이었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자원해서 찾아온 것이라 목사님은 놀랐지요. 왜 오셨냐는 목사님의 물음에 노숙자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목사님, 실컷 울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그 사람을 껴안고 울며 기도하며 한참을 함께 했다고 하는 이야기에 나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졌지요.

노숙자라면 눈물이 다 말라버렸을 것 같은데... 노숙자라면 길거리나 골목 어디서나 마음대로 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노숙자라면 눈물 따위는 잊고 살 것 같은데... 그런데 그 가슴이 얼마나 아프고 무겁기에 실컷 울고 싶어서 목사님을 찾아왔을까요!

나는 이 이야기를 교회학교 중학생들에게 전해주고는 ‘나는 언제 실컷 울고 싶었나?’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말로 잘 하지 않는걸 알기에 설문 조사를 했지요. 이름은 밝히지 않아도 좋으나 성별은 표시하라고 했습니다. 12명의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은 의외로 진지하게 설문지를 채워나갔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12명 모두 실컷 울고 싶을 때가 많다고 했습니다.
12명 모두 실컷 울 데가 없다고 했습니다.
12명 모두 껴안고 울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12명 모두 자기가 우는 모습을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럼 어느 상황에서 울고 싶었는가? 라는 질문에는 다양하면서도 어찌보면 같은 이유가 나왔습니다.
무슨 일로 오해를 받았을 때, 
어떤 일로 억울한 입장이 되었을 때,
아무리 설명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
내 마음을 몰라주고 함부로 판단하고 말할 때,

결국은 이러이러한 일들로 세상에 나 혼자 밖에 없고,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라는 것이지요.

겨우 12명의 의견이지만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15년 밖에 인생길을 걷지 않은 아이들이나 5, 60년 살아온 어른들이나 너무도 같은 마음이라서 그렇지요. 또,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노숙자까지도!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하루 24시간의 십일조를 드리며 살려고 몸부림치며 살지만 마지막에 무너지는 것은 사람 때문에 억울하고, 오해받고, 함부로 판단 당할 때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럴 때마다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사탄의 부하라고 기막힌 오해를 받은 예수님, 십자가에서 내려올 수 있으면 당장 내려오라고 처참한 조롱을 당한 예수님, 손등으로 뺨을 맞고 얼굴에 침을 맞는 모욕을 당한 예수님, 마지막에는 죄인 중의 죄인의 죄목으로 마지막 피까지 다 흘리신 예수님! 

그러나 예수님은 침 뱉은 자를 노려보지 않았습니다. 뺨을 때린 자에게 저주를 퍼붓지 않았습니다. 채찍을 휘두른 자에게 원통함을 퍼붓지 않았습니다. 십자가에 못을 박는 사람을 밀쳐내지 않았습니다. 조롱하는 자에게 항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십자가 아래 있는 우리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몇 살 정도 되어야 이러한 예수님을 깊이 이해(?)하고 내 삶의 하나로 받아들인 인생을 살 수 있을까요? 여든 살 정도 되면 아흔 아홉 살 정도 되면? 우리가 살아가는 한 우리의 억울함, 서러움, 분노는 절대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십시오. 실컷 우는 게 좋습니다. 대신 그때마다 상대를 노려보지 말고 십자가의 예수님의 얼굴을 바라봅시다. 이길 힘을 주실 것입니다. 눈물을 닦아주실 것입니다.

빵과 기도
기도>>>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 우리가 버림받은 자 되지 아니한 것을 너희가 알기를 내가 바라고...- 고린도후서 13장 5~6절)- 억울한가?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도 우실까? 서러운가?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도 서러워하실까? 어느 경우에도 내 안에 계신 예수님 마음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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