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신(41) 남북을 잇는 형제교회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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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신(41) 남북을 잇는 형제교회가 되자
  • 김창범 목사
  • 승인 2017.02.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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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목사 / 더미션로드 대표

북한과 인접한 중국, 몽골, 러시아의 접경지역에서 눈물로 기도하며 북한 형제들을 돕는 선교사들이 있다. 선교라면 으레 아프리카, 동남아, 중동으로 몰려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북한에 마음이 뺏긴 사람들이다.

지난 20여년의 세월 속에 이들은 교회의 파송을 받아 ‘북한선교’라는 낯설고 가슴 아픈 사역을 해왔다. 얼마 전만 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적대국 북한에 선교 바람이 일어난 것이다. 이것은 통일 시대가 왔다는 청신호다. 그러나 갈 길이 멀고 또 북한선교의 방법을 몰라 방황한다. 여기엔 엄청난 비극적 상황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님이 주시는 기회를 따라 탈북민을 돕고 북한 현장을 돕는 은밀한 일을 감당했다. 이 일에 정부도 나서고 여러 기관과 단체들도 나섰지만, 마음에 와 닿는 결과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믿음보다는 불신과 원망만 쌓여갔다.

이런 현상을 두고 흔히 소통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보다 근본적인 측면을 헤아려야 한다. 거기엔 남과 북의 이질적 문화와 정서의 차이라는 깊은 그늘이 있다. 이성적 이해로는 넘을 수 없는 함정이 있다.

지난 6년 동안 탈북민을 도와 격주로 토요강좌를 개최해온 교회가 있다. 이 교회는 작년 말에 모임을 그만 두었다. 교통비를 받으러 수백 명씩 몰려오는 이들에게 역사와 성경을 가르쳤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들에게서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수고한 봉사자들은 그들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서로 싸우고 상대를 비난하고 험담하는 사나운 모습만 기억난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을 돕는 일이 참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비단 이 교회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탈북형제를 섬기려 하는가를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그 섬김이 한계에 부딪쳐 좌절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 문제에 대해 흔히 지나친 동정심이나 그 반대로 사랑의 결핍을 탓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탈북형제들이 남한에 오기까지 겪은 고통을 남한 성도들은 짐작조차 못한다는 점에 있다. 수령 독재체재와 양심이 말살된 증오 사회가 가져온 트라우마를 어찌 이해하겠는가? 또 폐쇄된 사회 문화가 낳은 이질적 습성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그 함정이다.
철저하게 북한을 알고 익힌다고 해도, 누구도 탈북 형제들의 상처받은 마음과 생각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적어도 공감하며 소통해야 하는데, 남한교회가 아무리 선행을 베풀어도 그들의 고통까지는 다다를 수 없다.

여기에 문제가 있고 한계가 있다. 그래서 토요강좌를 개최했던 교회는 한 방안을 제시했다. 그것은 “탈북형제들은 탈북 목회자가 맡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누구보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남한교회는 탈북자들의 교회를 후원하는 “형제교회”로서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교회 본래의 책무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  

탈북자 교회와 남한교회의 연합은 꽤나 의미있어 보인다. 몇 년 전 결성된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강철호 목사)에 따르면 현재 소속 목사는 12명이고 전도사가 74명에 이른다고 한다. 개척한 교회도 18곳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실제적인 교회연합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이들의 수고가 북한 복음화에 지렛대가 될 것이고 그 역량도 점차 커지고 있다. 탈북자인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탈북자 교회와 남한교회의 연합은 곧 통일입니다. 우리는 매달 이 통일을 연습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한다.

새터교회는 후원하는 남한교회 성도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예배를 드린다. 이곳이 바로 남북교류가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북한선교는 교회 연합을 통해서 성취되는 과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런 형제교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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