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앞두고 '남북교회' 만난다
상태바
부활절 앞두고 '남북교회' 만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02.01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北 조그련, 교회협과 조평협 등 접촉의사 타진...2월중 중국서 회담
▲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남한 개신교계 단체들에 공문을 보내 2월 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 16일 부활주일을 앞두고 남북교회가 조만간 중국에서 회담을 갖고 부활절 공동사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위원장:강명철 목사)는 지난 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목사)와 사단법인 조국평화통일협의회(대표회장:진요한 목사)에 공문을 보내 2월 경 중국 심양에서 만남을 갖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을 접수한 단체들은 통일부에 접촉신고서를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교회협은 소관 상임위인 화해통일위원회가 중심이 돼 10여명 안팎의 대표단을 구성해 오는 10일 중국 심양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교회협과 조그련은 통상 2월 중 접촉을 갖고 남북교회 부활절 공동기도문 발표, 부활절기도회 개최 등 공동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공동행사는 그간 소강상태에 있어왔다.

또 지난해 통일부는 “사전신고 없이 조그련 대표단을 만난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며 2월 회담에 참여한 위원들 전원에게 2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내린 바도 있다.

당시 교회협은 “접촉사실을 통일부가 이미 알고 있었고 부활절 관련 협의를 제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묵살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하나 이번 만남에서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11월 세계교회협의회(WCC) 주관으로 열렸던 ‘한반도 평화조약에 관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에서 조그련이 “남북관계 중대 개선을 목표로 대규모 국가 통일회의를 2017년 초 평양에서 개최하자”고 한 제안이 이번 만남에서 다뤄질 지 여부다. 

교회협 신임 화해통일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아직 만남을 갖기 전에 구체적으로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부활절 공동기도문 등 정례적 만남 성격이 크다. 대화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수용할 수 있으면 수용하고 아니면 거부하면 될 것”이라며 안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조국평화통일협의회는 2015년 합의됐지만 성사되지 못했던 ‘남북공동 조국평화통일기원 부활절 감사기도회’에 대한 협의가 있을 전망이다.

협의회가 밝힌 사업추진계획안에 따르면 부활절 감사기도회는 4월 19일 평양봉수교회에서 개최하고 남측 목회자와 찬양단, 언론인 등 100명과 북측 기독교인 200명이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일에는 백두산으로 다녀오는 일정도 계획 중이다. 

대표회장 진요한 목사는 "우리 사회가 어렵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 속에서도 통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고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주실 것"이라며 "통일이 될 때까지 북한과 대화는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북관계 정세로 볼 때 대규모 행사가 성사될 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조그련이 교회협과 조국평화통일협의회 외에도 조계종,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에도 접촉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북측의 속뜻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백석대 주도홍 교수(전 기독교통일학회장)는 “답답한 남북한 관계에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그련이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적 의도성 여부를 떠나 한국교회가 복음적 관점에서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