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바로 설 때, 건강한 영성이 아래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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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바로 설 때, 건강한 영성이 아래로 흐른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1.25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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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특별대담 - 한국교회언론회 대표회장 유만석 목사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언론의 역할에 따라 우리 사회의 통합과 분열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을 공기(共器)라고 일컫는다. 한국교회를 향한 대사회적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혹여 편향성은 없는지, 왜곡 전달되는 것은 아닌지 감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감당하는 한국교회언론회 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는 본지 창간 29주년을 맞아 “더 폭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언론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진리는 불변하지만 그것을 담는 그릇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며 시대 환경에 맞는 언론의 역할을 주문했다. 창간 29주년을 맞아 유만석 목사를 만나 현 시국에 대한 해법과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일시 : 2017년 1월 24일
장소 : 수원명성교회 당회장실
대담 : 장형준 편집국장
 

▲ 유만석 목사는 올해로 창간 29년을 맞은 기독교연합신문이 “공정한 신문, 균형 갖춘 언론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세상을 기록하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나라도 교계도 뒤숭숭하고 어수선한 일이 많았습니다. 새해는 보다 안정적이고 평화롭길 바랍니다. 또한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 모든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는 2017년이 되길 소망합니다. 

지난해부터 한국사회는 참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목사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또 어떻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야 할까요?

신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피부로 와닿는 현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이럴수록 의식 있는 지도자가 종교, 사회, 경제,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이미 나라가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아 우려스러울 따름입니다.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법’이 지켜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법치국가입니다. 지금 상황들은 법을 초월하고 무시하는 데서 많은 문제들이 비롯됐습니다.

지금의 사태를 법적으로 잘 처리한다면 수습이 잘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나태한 신앙을 반성하고 끈을 조이고 신앙을 다시 점검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먼저 바르고 건강한 사회를 복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남의 죄를 정죄하고 누군가를 탓할 것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책임과 본분에 충실해야 헝클어진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겠죠. 


대통령 탄핵정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이번 사건을 바라볼 때 언론의 책임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이 공정성을 잃으면 국민은 눈을 돌립니다. 공정한 보도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탄핵정국 속 언론 보도들은 왜곡된 부분이 많습니다.

누군가의 죄를 그냥 덮어두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범죄가 확인이 된 후에 탄핵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탄핵을 먼저 한 후에 범죄를 꿰어 맞추고 있습니다. 언론이 앞장서서 여론을 몰아가니까 정치권도 굴복하고 탄핵에 특검까지 시작된 게 아니겠습니까?

특검을 통해 범죄를 먼저 확인하고 탄핵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여론재판이나 인민재판 같은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죠.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또 역적이 되는 세상이에요. 할 말을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 안타깝지만 저는 바른 소리가 표출되는 때가 곧 올 것이라고 봅니다. 


교회로 돌아가서,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입니다. 목사님께서는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첫째로 목회자의 의식개혁을 꼽고 싶습니다. 한 교회와 성도를 이끄는 목회자들의 의식개혁이 우선되어야만 맑은 물이 아래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우리의 신앙 선배들은 순수한 열정과 복음을 위한 희생정신, 생명을 건 헌신으로 목회를 했습니다.

후배들도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고 그 때 선배들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목회자가 달라지면 성도들의 영적 흐름도 바뀝니다. 그래서 성직자들의 의식개혁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습니다.

성경으로 돌아가면 좋겠는데, 목회자들이 본분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쉬운 일은 아니죠. 하나님 이외에 목회자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분은  없으니까요. 결국 스스로 소명의식을 고취시키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나님께 무릎 꿇는 순종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교회적으로는 예배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도와 말씀과 봉사와 헌신이 다 포함된 예배를 말합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가 먼저 회복되지 않는다면 종교개혁 500주년이라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목회자가 개혁되고 예배가 회복되면, 그 말씀이 사회로 흘러나가 건강한 사회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난 연말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출범하면서 분열의 역사를 회개하고 한국교회가 하나 되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한교총의 출범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우선 진보와 보수 나누지 않고 모든 교단이 어우러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구를 탄생 시킨 것은 희망적이라고 봅니다. 시작은 잘 했는데, 중요한 것은 순수성을 잃지 않는 것이겠죠. 처음에는 모두 자기 것을 내려놓고 순수하게 시작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됩니다.

대표기구에 힘이 실리면 자기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분출되고, 이같은 욕망은 타락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초심을 잃지 않는 한교총이 되길 바랍니다. 교단들이 연합할 때는 교단 이기주의를 벗어야 합니다.

내 교단 이익을 챙기고 자신의 명예만 챙기다보면 과거와 같은 우려스러운 사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순수한 연합정신을 놓치지 말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풍토부터 만들길 바랍니다. 


지난 연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개신교가 970여만 명으로 제1대 종교의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각 교단들은 교세가 줄고 있다는 보고와는 상반된 결과라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만, 목사님께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개신교가 ‘1대 종교’에 올라선 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럽습니다. 통계를 분석하는 여러 소리들이 나오지만 교회에 나오지 않는 ‘가나안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이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교회가 가나안 성도를 흡수하는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토양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토양이 나쁘면 씨앗이 자라지 못하고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에 편안히 정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야겠죠.

더불어 ‘1대 종교’가 된 것에 대해서는 개신교의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건강해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1대 종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 국가와 사회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되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청소년층의 무종교 인구 증가는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문제가 뭘까요?

인구절벽이라고 할 정도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교회가 출산율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겠죠. 물질만능주의와 편의주의가 확산되면 교회가 필요치 않은 시대가 옵니다. 그런 이유로 청소년들이 교회를 멀리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일반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교육이나 이념을 통한 부정적 영향이 청소년들을 교회 밖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기독교 탄압은 구약시대부터 있어왔고, 역사적으로 안티기독교는 계속 존재했지만 학교교육 연장에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사상을 주입하는 것은 심각한 위기입니다.

교회에서 주일학교 혹은 유아기부터 철저하고 완벽한 신앙을 심어놓지 못한다면 청소년기 아이들을 교회로 초대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학교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우리 자녀들에게 확고한 신앙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올해로 기독교연합신문이 창간 29주년을 맞았습니다.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정한 신문, 균형 갖춘 언론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세상을 기록하는 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특히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분석하시면 좋겠습니다.

진리는 불변하지만 진리를 담는 그릇은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도구도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변해가야 합니다. 기독교연합신문도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유통하고 독자들이 먼저 찾는 신문으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창간 2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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