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에 유착한 종교개혁의 한계 넘어, 예언자적 목소리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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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에 유착한 종교개혁의 한계 넘어, 예언자적 목소리 회복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1.24 11:4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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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중세 종교개혁의 명암, 한국교회에 어떻게 적용할까-2

1517년,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통해 로마 가톨릭교회의 부조리한 관행에 맞서며 시작됐던 종교개혁이 올해로 500주년을 맞이했다. 로마 가톨릭의 부패와 타락을 배경으로 개신교가 태동했지만 오늘날 개신교는 개혁의 정신을 망각한 채 중세교회의 폐해를 답습해 가고 있다. 물량중심주의와 성장주의, 목회자의 각종 윤리문제로 사회적 신뢰를 잃고 있으며, 세력다툼으로 인한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다.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다양한 행사와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성찰과 대안이 없다면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개혁주의 표어처럼, 본지는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약과 부흥을 바라며 종교개혁 500주년 기획을 전개한다. 마지막으로 중세 종교개혁의 한계와 계승해야 할 정신을 알아보고 오늘날 한국교회의 상황에 알맞은 적용점을 찾고자 한다.

“교회 의사결정의 민주화방법 논의해야”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은 이신칭의론과 함께 루터가 개신교 역사에 남긴 가장 큰 기여로 평가받는다. 루터는 성경적 본질에 입각해 평신도와 사제들, 세속 군주와 주교들 사이에 위계적 질서를 부정하며 ‘만인제사장론’을 강조했다. 또 모든 성도들은 동일한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로 성도의 평등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전히 사제주의의 전통에 머무르고 있으며, 그로인해 목회자와 관련된 다양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백종국 교수(경상대)는 “담임목사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된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은 극단적 사제주의와 권위주의에 함몰된 중세 로마가톨릭교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의 재정적 부패와 성윤리의 타락, 목회세습 등이 그 대표적 현상”이라며 ‘만인제사장직’에 근거해 교회 운영의 방법으로 △사역자 임기제 △의사결정의 민주화 △재정의 투명성 보장 △민주적 정관을 정립할 것 등을 제안했다.

폐쇄적인 교회의 소통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만인제사장설은 목사나 장로, 소위 말하는 교회의 ‘중직자’에 의한 단독적인 의사결정을 반대한다. 그렇기에 불합리하거나 부정직한 교회운영 그리고 비성경적 설교에 대해 누구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 한국교회에서는 성도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기 어려운 구조적를 가지고 있다.

▲ 루터는 설교를 통해 모든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로, 성도의 평등성을 강조했다. 그림은 루카스 크라나흐(1472~1553)가 구상한 '십자가에 매달리심'을 같은 아들이자 화가인 루카스 크라나흐 영거가 완성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오른쪽에 루터와 크라나흐, 세례요한을 나란히 그렸다.

특히 한국교회의 장로제도는 목회자의 권한을 견제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항존직’(정년 70세)의 현 장로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지금까지 교회 개혁이 목회자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장로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며, “오늘날 많은 교회가 장로와 신임목사의 권력다툼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사회에 들어오면서 담임목사 중심의 권위주의는 무너지고 있지만,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고 후임을 청빙하는 과정에서 장로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 이어 그는 “성경이 말하는 항존직은 끝까지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항상 있어야 할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항존직 폐지와 장로임기제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계승해야 할 정신, ‘성속 이원론’의 극복

만인제사장직이 모든 성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힘입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제사장 신분이 된 것이라면, 직업소명설은 세상의 모든 일이 하나님의 소명으로 받은 성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종교개혁자들은 성서에 근거한 만인제사장설의 바탕으로 직업의 차별성을 비판했으며, 일과 노동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보수 복음주의는 성직과 세속의 구별을 강조하는 ‘성속(聖俗) 이원론’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칼뱅에 따르면,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주권을 가진 분으로 사회, 정치, 문화의 영역들은 영적인 문제와 동떨어진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전히 세상일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영적인 생활만을 추구해야한다는 성속 이원론의 이분법적 가치관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백종국 교수는 “이러한 ‘성속 이원화’는 복음주의적 가르침에 충실한 크리스천들이 일상생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회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그는 “한국기독교 초기 선교사들은 직업적 소명을 강조했으며 다양한 직업을 개발해 한국의 근대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최근 한국교회는 전임 목회사역만을 강조하는 왜곡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유리되는 등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대다수 교단들이 목회 이중직을 금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성직은 거룩한 것으로 여기고, 세상의 직업은 속된 것으로 목회자는 거룩한 성직의 임무만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승호 소장(목회윤리연구소)은 “미국의 각 교단은 이중직 목회를 어쩔 수 없이 행해야 하는 목회모델이 아니라, 하나의 중요한 목회 전략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전임제 목회만이 제대로 된 목회모델이고, 이중직 목회는 삼류 목회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개혁의 외침, 사회 변혁으로 이어져야

중세 종교개혁운동은 교회 내부의 개혁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혁을 일으켰다. 실제로 루터의 종교개혁운동은 유럽의 사회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중세 봉건사회에서 민주화사회, 자본주의 사회를 이루는데 사상적 밑거름을 제공했다. 한국교회도 진정한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교회만의 개혁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개혁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는 “개혁주의 영성이란 결단코 골방이나 기도원,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는 세상 도피적이며, 피안주의적 영성이다. 개혁주의 영성이란 삶의 수평적 차원인 가정, 이웃, 직장, 사회와 국가, 자연과 우주까지 영성의 차원을 확장한다”며,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복음을 실천적으로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영상 교수(한국기독교학회 회장)는 삶의 실천적인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방법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교회 내적 개혁과 신학적인 문제만을 다루려고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학교 교육의 갱신을 통해 사회적 변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종교개혁이 유럽의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해 고찰하고, 한국교회가 관여하고 있는 미션스쿨, 기독교 대학들, 교육의 갱신을 선도적으로 주도해나갈 때 교회를 넘어 사회의 개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예언자적 기능 회복해야”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기득권 세력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루터는 성경에 근거한 만민제사장설로 인간 평등을 주창했지만, 독일의 기득권 세력을 등에 업고 전개됐다는 점에서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그로인해 초기 개혁정신의 순수성을 그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주류세력에 편승하는 결과를 야기하기도 했다.

신정통주의 신학자 에밀 부르너는 ‘기독교에 대한 오해’라는 저서에서 “기독교가 콘슨탄틴 황제에 의해 공인된 순간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회가 기존 정치체제 안으로 들어가면서 중세 가톨릭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으며, 세월이 지나 기존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남게 됐다는 것이다.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중세 가톨릭교회의 타락은 국가권력과 종교의 유착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런데 종교개혁가들도 기득권 세력의 편에 서면서 기존 가톨릭교회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한국교회는 중세말의 종교개혁의 모순들을 고스란히 답습했다”며, “일제시대 억압을 받았지만, 해방 이후 반공주의를 기치로 정치권과 유착관계를 유지했다. 그로인해 양적인 팽창을 이뤘을지언정, 예언자적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되찾아야 할 전통이 루터와 칼뱅의 초창기 정신을 끝까지 계승한 ‘재세례파 운동’에 있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16세기 재세례파운동가들은 심한 억압과 공격을 받았지만, 권력을 장악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려는 시도를 처음부터 거부했다”며, “세상 영광을 거부하고 산상수훈을 삶의 절대 가치로 삼았으며, 삶을 통한 제자도를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김영한 박사도 “중세 천년을 지탱해왔던 것은 수도원운동으로 이들은 세상 영광을 거부하고, 하나님만 따랐다”며 “한국교회가 십자가 복음과 고난을 통해 오로지 하나님 영광만을 나타내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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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2017-01-28 11:58:30
유럽교회, 미국교회, 한국교회의 썩은 신학과 전통을 버리라. 관습을 버리라. 종교의식버리라.

권도형 2017-01-28 11:22:03
잠언서 3장 5절 등등 성령하나님의 인도 좀 받으라. 민주화 버리라. 언약을 붙잡으라..사명을 지키라...순교자가 돼라... 살아서 뭐하니????ㅋㅋㅋ천국이 제일 좋구나...

권도형 2017-01-28 10:50:10
미국, 일본, 한국, 중국, 북한, 유럽, 이슬람, 유대인 등 세상은 음란하고 패역한 우상숭배자들이오, 육신의 행복만 추구하는 죄인들이오...마귀의 자녀요, 지옥백성이로다. 자유, 인권, 민주화를 버리라. 사단의 학문이다. 돌밭, 가시떨기밭이구나...좋은 밭이 돼라..

권도형 2017-01-28 10:46:25
엉터리 중세교회 신학을 버리라.. 신약성경 한글을 똑바로 보라.. 엉터리 헛소리는 그만 하시오. 전도와 선교만 할 수 있으면 그만이오. 평신도는 돈과 직장복음화를 위하여 사는 것이오. 우리는 천국가기전에 이웃에게 전도하여 같이 천국을 가려는 것이오. 인문학운동은 육신정욕운동= 사탄운동이오. 지옥운동이오.. 죄인구원, 영혼구원을 깨닫기 바라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