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기뻐하실 ‘천국 올림픽 3관왕’

상처를 사명으로 승화시키는 믿음…속초 천일안경원 원장 김상기 장로 이성원 기자l승인2017.01.18 17:38:30l수정2017.01.18 17:41l13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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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원한이 된 사람도 있고 사명이 된 사람도 있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세상에 주먹질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춥고 배고픈 마음을 알기에 움켜진 손을 펴서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도 있다. 

강원도 속초에서 천일안경원을 경영하는 김상기 장로(한국늘사랑회 이사장)는 지역에서 이미 소문난 ‘3관왕’이다. ‘봉사왕’, ‘기부왕’, ‘전도왕’. 지독히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복을 받았다. 안경점에서 나온 수익에 여기 저기 선한 이들의 마음과 물질을 엮어내어 오랜 세월 좋은 일들을 해왔다.

▲ 김상기 장로는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으로 인해 당한 고난을 통해 오히려 고난당한 자들의 형편과 처지를 이해하고 돕는 삶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이미 지역에서 ‘봉사왕’‘기부왕’‘전도왕’으로 소문난 그는 그 자신이 역경을 극복하고 나누고 베푸는 모습을 보여주어 불우한 청소년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배고파본 사람이 안다
지난 해 말 그는 ‘2016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가 주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이미 지역에서 ‘봉사왕’, ‘기부왕’으로 유명한 그는 그 동안 심장병, 백혈병 환자 774명에게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했고, 노인과 청소년들에게 안경 3만 6천개 이상을 무료로 제공했다.

저소득 청소년들에게 해외 나들이 등 문화체험의 기회를 만들어주었고 26년째 졸업 잔치를 열어주고 있다. 갈 곳 없는 청소년들에게 임대주택 8채의 보증금을 감당하기도 했다. 또 지난 36년 동안 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총 3억 5천만 원의 장학금을 대주었다.

그런가 하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위해 국선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봉사는 해외까지 뻗어나가 중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의 나라에 의료봉사를 나가 안경과 보청기를 지원하고, 동행한 의사들을 통해 의료적 도움을 주고 있다. 

“제가 참 어렵게 자라서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제가 지금도 면 종류를 못 먹어요. 어릴 적에 하도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어서요.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면 수돗가에 가서 물로 배를 채웠죠.”

사실 배를 곪더라도 학교 다니는 게 행복했다. 그나마도 중학교에서 끝났으니까. 낚시 공장에 다니던 그는 돈벌이에 더 좋다는 사진 기술을 배우러 강릉 이모님의 사진관에 들어갔다. 

경포로 학생들 졸업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였다. 자기또래 아이들이 거기 있었다. 예쁘게 교복을 입고 함박웃음을 짓는 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카메라 앵글을 잡을 수가 없었다.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나도 저 자리에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에 못 견디겠더라고요. 그래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습니다. 자살을 기도했죠. 그런데 그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어요. ‘죽을 힘이 있다면 너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 일해라’하고요. 그때부터 청소년들을 돕기 시작한 겁니다.”

이때부터 상처가 사명으로 승화되어 갔다. 학교 점심시간에 수돗물로 배를 채웠던 그는 결식 학생을 위한 도시락 배달 봉사를 시작했고, 교복을 못 입고 학교 갔다가 ‘박살이 났던’ 그는 무료로 교복 맞춰주는 일들을 해주었으며,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녔던 그는 가난한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결혼 첫날밤 철야기도
불우한 청소년들을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그들에게 더욱 필요한 건 꿈을 주는 것이었다. 더 나은 삶에 대한 동기부여가 절실했다. 그는 자신이 그들의 롤 모델이 되기로 했다.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던 그가 자신의 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88년도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 나이 35세 쯤 됐을 거예요. 밤마다 물을 한 바가지 씩 먹고 잤어요. 일찍 일어나려고요. 대입검정고시를 패스하고 대학에 시험을 봐서 행정학과에 차석으로 붙었습니다. 장학금 받고 들어갔어요. 동기들이 제가 교수님인 줄 알고 인사하고 그랬죠.”

행정학과를 졸업한 그는 경영학과에 편입했다. 관광학도 공부했고, 성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에 이어 캐나다 크리스천대학교 기독교심리상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끝까지 꿈을 품고 노력하고 기도하면 언젠가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었다. 

“그 공부를 마치고 대전복음신학대학원 대학 교수로도 한 5년간 일했습니다. 중학교 졸업장 밖에 없었던 한을 푼 것이죠. 그런데 그게 하나님의 은혜였어요. 다른 교수님들은 실무 경험이 없어요. 그런데 저는 이미 교정복지, 청소년복지, 병원복지 현장 경험이 풍성했거든요. 그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내 김귀녀 권사 역시 평생 그의 선행 여정의 동반자다. 이미용 기술이 있는 김 권사는 그의 봉사활동을 적극 지원할 뿐만 아니라 함께 동행하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수화를 배워 농아인 봉사를 하고 있다.

“아내와는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아내가 그때 미용실을 했어요. 그때는 사실 사랑을 갖고 결혼한 게 아니라, ‘저 청년하고 결혼하면 내가 쌀밥 먹겠구나’, 이런 마음으로 했죠. 그런데 아내는 37년 결혼 동안 한 번도 제가 하는 일에 ‘노’라고 한 적이 없어요. 너무나 헌신적으로 저를 돕고 있습니다.”

얼마나 가난했든지, 여동생과 같은 날 결혼을 했다. 손님들 접대할 돈을 절약하느라고, 결혼식장에서 결혼한 여동생 손님들을 그가 결혼한 교회 식당으로 오게 했다. 12월 24일 결혼했는데, 첫날밤을 교회에서 철야기도로 날을 샜다. 

“교회에서 복을 많이 받았죠. 제 성격도 많이 적극적으로 변했고요. 중 2때부터 교회를 다녔는데, 그전까지는 굉장히 내성적이었어요. 그런데 교회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변했고 청년회장할 때는 150명 가까이 모이게 할 정도로 리더십도 좀 있었죠.”

▲ 지난해 말 김상기 장로는 ‘2016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대일밴드의 사랑’은 안돼
가정에서 처음 교회 문턱을 넘은 그 덕분에 초파일이면 절에 가던 어머니와 형제들이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됐다. 예장 통합 교단의 속초만천교회(담임:이명형 목사) 장로인 그는 15년 연속 강원동노회 전도왕 상을 받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주는 ‘좋은 교회상’ 개인 부문상을 우리나라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식이라도 누가 축하해줄 사람이 없어 외로운 아이들을 위해 27년째 열어주고 있는 졸업 잔치는 가장 뿌듯한 시간이다. 늘사랑회를 통해 도움을 받아 이제 의젓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졸업생들이 찾아온다. 그가 주례를 맡아 가정을 꾸린 졸업생들도 선물을 들고 온다. 이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패밀리’가 있을까.

“낙심스러운 일도 있죠. 얘들이 학교에서 사고 치면 보호자가 없으니 제가 갑니다. 그럴 때 무지 속상하죠. 정신 못 차리고 또 그러니까요. 얼마 전엔 나이가 36살이나 먹었는데 아직도 교도소를 전전하는 아이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대일밴드의 사랑이 되면 안 되잖아요?”

‘일회용 사랑’이 되선 안 된다는 의미로 그는 ‘대일밴드의 사랑’이란 말을 쓴다. 그 자신이 만든 사랑의 울타리에 들어온 아이들은 “끝장을 볼 때까지” 사랑하려고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교회가 그 일에 동참해주길 그는 기도하고 있다.

“비행기 타고 한국에 내리면 밤하늘에 보이는 게 십자가잖아요. 전국에 2만 3천명 소년소녀가장 결손가정 아이들이 있습니다. 한 교회가 한 아이 씩만 맡아도 세상이 달라질 거예요. 이제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지 않으면 전도도 안됩니다. 우리가 그 아이들을 돌봐야 밝은 사회가 되겠죠. 그러면 우리 자신이 행복해지는 거 아닙니까?”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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