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경제·북핵 등 ‘불확실’의 시대, 한국교회 개혁의 중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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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경제·북핵 등 ‘불확실’의 시대, 한국교회 개혁의 중심 잡아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1.0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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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17년 새해 교계 기상도

2017년 새해는 한 마디로 ‘불확실’의 연속이다. 선장이 없는 배를 백성들이 떠받치고 있지만 그 배가 언제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 연말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는 이러한 시국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 탄핵결의로 이어졌고, 국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헌재 판단에 따라 국정의 방향이 흘러가게 된다. 

문제는 세계 경제는 위태롭고, 극우파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은 세계 지형지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경제도 2%대 성장으로 전망치를 낮추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점점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도래한 ‘인구절벽’ 앞에서 생산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성장에 편승해서 교세를 키워온 기독교의 새해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이미 지난 연말 발표한 2015 인구센서스에서 20대 이하 다음세대의 종교비율은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종교 가운데 유일하게 개신교만 성장곡선을 그렸지만 이 역시 기뻐할 일은 아니다. 아무리 교세가 크다고 해도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종교라면 버려져 밟힐 뿐이다. 교인수가 1천만이지, 성도가 1천만 명은 아니라는 뜻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시작되는 2017년. 한국교회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16세기 종교개혁처럼 교회 내부의 개혁을 넘어 사회 전반을 바꾸는 대대적인 개혁운동을 개신교가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한 해다. 2017년 예측되는 교계 기상도를 진단해본다. 

성급한 통합추진 ‘후폭풍’ 일어
지난 2010년 보수연합기관으로 유일하게 공신력을 인정받았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내부 기득권 싸움과 이단논란에 휩싸이면서 주요교단 탈퇴가 이뤄졌고, 이후 한국교회연합이 태동했다.

2017년 현재, 소위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이유로 대정부 대화 파트너로 꼽히는 곳은 에큐메니칼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3곳이다. 그런데 지난 연말 합동, 통합, 기감, 대신, 침례, 기하성, 기성 등 7개 교단은 ‘한국교회총연합회’ 출범을 합의했다. 이를 두고, 제3, 혹은 제4의 연합기관이 태동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교총의 출범은 한국교회 분열에 대한 자성으로 시작됐다. 결과야 어찌됐든 과정은 유사한 정체성과 한 뿌리로 시작한 한기총과 한교연을 하나로 묶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 대사회적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마저 분열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영향력이 점점 약화된다는 이유였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연합’을 반드시 이루어야한다는 교단장들의 의견이 맞아 들어가면서 한기총-한교연의 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한교총이라는 새로운 기구를 출범시키는데 합의했다. 


그런데 연초부터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한교총 출범 발표 이튿날 가입을 결정한 감리교의 경우, “실체도 없는 기구에 가입했다”, “내부 의견수렴 과정 없이 졸속 통과시켰다”는 등의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루면서 전명구 신임 감독회장의 첫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교총의 출범을 주도한 교단장들은 종교개혁 500주년 첫 성과물로 한국교회 앞에 내놓는 선물로 한교총을 긍정 평가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교단의 분위기를 봤을 땐, 어려운 행보가 예상된다. 감리교는 물론, 합동과 통합 등에서 각자 교단의 정치적 입장에 따른 반대여론들이 형성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의 매개가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연합’에 대한 기상은 일단 ‘흐림’으로 보인다. 

대선정국, 정교유착 경계해야
원래대로라면 올 12월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여부에 따라 대선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기독교계 역시 ‘진영논리’를 앞세워 정치에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보수 기독교계는 “탄핵 반대”와 함께 “공산주의 반대”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보수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특정 인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그동안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반대를 촉구해온 보수 기독교계는 이번 대선 후보 가운데 기독교계의 요구를 충실히 수용하는 후보 찾아 검증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 청사진이 드러날 경우, 동성애에 대한 후보의 입장을 묻는 질의가 예상되면서 우리 사회에 동성애 대 반동성애 갈등이 극대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연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센서스’ 결과, 개신교가 ‘제1종교’로 등극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123만 명이나 늘어난 기독교인들은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전통종교로 늘 강자의 입장에 서있던 불교가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1천만 명에 이르는 개신교 인구를 확인한 정치권은 한국교회를 가장 확실한 표밭으로 인지하고 대형교회 및 교계 리더십과의 접촉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지난 10년 보수정권이 집권한 상황에서 에큐메니칼을 중심으로 한 진보그룹도 대선행보에 적극 가세할 전망이다. 교회협은 대선대책기구를 발족하고 정책검증과 후보초청토론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이 영세교 교주 최태민으로부터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과열된 대선구도는 이단과 정치의 교집합을 부추길 가능성도 높다. 이미 정치권은 한국교회 공교회가 규정한 이단들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단의 특성이 ‘교주’ 중심의 중앙집권형이어서 ‘몰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사고나 온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 사건이 한국교회에서 파생한 ‘이단’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한국교회는 대선 기간, 선거전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정교유착을 경계하고 이단과 정치권의 밀월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개혁 500주년, ‘빛과 소금’ 돼야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일도 2017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년 하는 ‘학술행사’와 ‘집회’를 넘어서는 대대적인 개혁운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교단별로 ‘기도회’를 열어 회개운동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본질적인 개혁을 일으킬만한 동력은 없다. 자칫, 대선정국과 맞물려 개신교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상징적으로 기념하는 대형집회만 열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종교개혁으로부터 시작된 ‘개혁교회’는 성경의 권위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신앙의 본질을 추구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하나님 중심의 예배가 아니라 ‘인간중심’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

복음이 변질됐고, 교회는 ‘빛과 소금’의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인구센서스에서 개신교 인구가 970만 명에 이른다는 자랑스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투명하지 못한 것은 교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한 경제상황은 교회의 신뢰도를 더욱 하락시킬 악재가 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4조5천억을 넘어선 교회 대출은 이자포함 원리금 납부의 압박 속에 놓여 있다.

국내 변동금리 인상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교회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 경제를 더욱 얽어매고 있고, ‘교회부도’, ‘경매’ 등의 소식은 교회의 세속적 이미지를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앞에 ‘통일’의 길을 열어야 할 과제도 한국교회 앞에 놓였다. ‘성경’을 북한 동포들에게 전하고 함께 하나님께로 향하는 믿음의 동행이 한국교회 종교개혁의 완성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최악의 상황에 처한 남북관계는 북한 핵개발의 가속화 속에서 좀처럼 개선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지난해 여름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은 남북 간 긴장관계가 상당히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남한이 새 정권을 출범하기 전에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고자 한다는 것. 북한은 전쟁위기론으로 남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태 영사의 전망은 ‘남남갈등’ 딜레마에 빠진 한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면 ‘통일’의 열매 맺힐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위기는 ‘희망’을 향한 과정이라는 긍정적인 진단도 나온다. 한국중앙교회 원로 최복규 목사는 “고난과 시험 끝에는 축복이 온다”며 “우리 사회가 이 진통을 잘 넘기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통일의 옥동자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교회에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재차 당부했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버려져 밟힌다”는 성경말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것.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김경원 대표회장은 “금년에는 소망의 근거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국민들 앞에서 우리 민족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 한국교회가 시대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향해 십자가 정신을 가지고 더 세밀하게 섬겨가야 할 것”이라면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는 한국교회를 향해 방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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