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콥 사태 기억 남아…퇴임 후에도 헌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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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콥 사태 기억 남아…퇴임 후에도 헌신할 것”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7.01.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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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MA 한정국 사무총장 퇴임 앞둔 소회 밝혀
▲ 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를 지난달 26일 가산동 KWMA 본부에서 만났다. 한 목사는 한국교회가 2017년부터 양적 침체를 겪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지난 7년간 한국 선교계를 대표해 온 한국세계선교회(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가 퇴임을 앞두고 소회를 밝혔다. 한 목사는 세계선교를 위해 너그러운 후원을 해준 한국교회에 감사를 표하면서, 곧 다가올 선교의 양적 침체를 위해 교회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6일 가산동 KWMA 사무실에서 만난 한 목사는 지난 임기에 대한 자체 평가와 더불어 한국교회 선교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KWMA의 실무자인 서정호 행정총무와 전호중 문화총무, 김연수 국제총무가 함께했다.

한정국 목사는 먼저 “아쉽지만 좋은 자리는 함께 나눠서 하는 것이 연합의 정신이고, KWMA라는 조직이 많이 안정된 만큼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라며 임기 마치는 소감을 밝혔다.

그가 임기 동안 강조해 온 것들을 살펴보면 ‘전방개척’과 ‘자신학’, ‘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KAMSA)’ 등으로 추려진다. 한 목사 스스로가 미전도 종족 선교 전문가인 만큼 그의 1기 사역에서는 ‘전방개척’ 또는 ‘선교사 재배치’에 관련된 논의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전호중 문화총무는 “한 목사는 전방개척 선교와 미전도 종족 운동의 창시자”라며 “한 목사가 KWMA 사무총장으로 일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선교계에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서구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국의 풍토에 맞는 신학과 선교학을 구축하자는 ‘자신학화’ 운동은 2기 사역 초창기부터 줄기차게 강조됐다. 김연수 국제총무는 “한국 신학자의 70~80퍼센트는 미국 등 서구에서 학위를 딴 사람”이라며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스스로의 신학과 선교학을 구축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선교 대상국에도 그 나라에 맞는 신학을 가르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가 빠른 시간 안에 한계에 도달한 것 역시 자신학의 부재 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KAMSA) 구축은 한 목사가 임기 후반부에 가장 강조했던 사역이다. 한 목사는 최근에도 아프리카 등지를 방문해 KAMSA 구축을 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KAMSA 구축의 핵심은 필드의 강화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본부의 비중을 선교지로 분산시켜 선교지마다 수평적인 선교 네트워크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 골자다. 한 목사는 임기를 마친 뒤에도 이 사역을 위해 계속 헌신한다는 계획이다.

한 목사는 지난 7년간의 사역을 돌아보며 “한국 선교가 일단 양적인 면에서 한국교회가 대단한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숙과 관련해서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 본부는 좋아졌지만 필드 쪽은 (가야할 길이) 한참 더 남았다”고 평가했다.

KWMA 출범 초창기부터 본부 행정을 맡아온 서정호 행정총무는 “하나님께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분을 사무총장으로 세우셨다”며 “특히 한 목사는 한국 선교계에 연합의 여건을 많이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위기관리재단과 한국선교평가원의 독립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 총무는 “이런 사역들은 어떻게 보면 본인의 업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사심 없이 독립시켜서 잘 운영하도록 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정국 목사는 임기 가운데 기억나는 사건으로 ‘인터콥 사태’를 꼽았다. 일부 교단으로부터 이단시비를 겪은 인터콥을 KWMA 차원에서 맡아 연구하고 교육하여 한국 선교계에서 좋은 역할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결의의 강제성이 없는 협의체의 한계도 있었지만 오히려 협의체였기에 인터콥 사태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그 문제를 잘 풀어낸 것은 탁월한 연합운동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들이 잘하는 일이 있었기에 단순히 싸고돌기보다 징계할 부분은 단호하게 징계해가면서 그들이 잘하는 사역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인터콥에서는 작년에도 100명의 선교사가 나갔고 올해도 그렇다고 한다. 조금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소리도 있었지만 잘 수긍해준 한국교회에도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한 목사는 한국선교가 2017년을 고비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서 “이제는 한국선교가 성과를 양적으로만 측량하지 말고, 질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교계에 닥친 가장 큰 위기요인으로는 선교지의 교회를 “의존적으로 만드는” 선교방식을 꼽으면서 “이제는 전통적인 선교방식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감사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성경에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되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고 했다. 지금이 바로 생각할 때”라며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자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교회만큼 세계선교에 너그러운 교회가 전무후무하다”며 “한국교회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한국 선교계가 선진화된 선교, 세계선교의 기관차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WMA는 오는 9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정기총회를 연다. 신임 사무총장 선거에는 김호동(GMS) 조용중(GP선교회) 한도수(바울선교회) 선교사 등이 후보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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