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교총 출범, ‘연합’인가 ‘분열’인가?

‘제3의 기구’보다 한기총과 통합하기 위한 선행조직 성격 강해 이현주 기자l승인2017.01.02l수정2017.01.02 13:49l13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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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리교는 지난 29일 실행부회의를 열고 한교총 가입안건을 전격 통과시켰다. 이후 보수 교단과 에큐메니칼 권이 동시에 술렁이고 있다.

한교추 원 목적은 한교연과 한기총 통합... 목적 떠난 연합추진에 비난 쏠려
교회연합 열쇠 쥔 한기총, 선명한 이단문제 해결부터 지켜보는 것이 순리
감리교 1호 가입 결의 후, 보수에선 반 WCC 정서 일고, 에큐 진영은 반발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 출범이 예고됐다.

예장 통합, 합동, 대신, 기감, 기성, 기침, 기하성 등 7개 교단은 지난 28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모임을 갖고 오는 9일 한교총 설립예배를 드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화답하듯 감리교는 이튿날인 29일 교단 실행부 회의에서 한교총 가입안건을 전격 통과시켰다. 그러나 교계는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추진하던 상황에서 튀어나온 ‘한교총’ 태동에 심각한 우려를 보내고 있다.

제3의 기구 논란을 극도로 경계해온 교단들이 한교총을 만든 것은 사실상 한기총 복귀를 위한 전 단계 조직으로 파악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교단에서는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교단장들의 행보가 불법이자 월권이라는 반대 여론도 들끓고 있다. 갑작스런 한교총의 출범,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 7개 교단 먼저 한교총 출범 왜?

7개 교단이 한교총을 출범하면서 내건 논리는 “7개 교단이 연합하면 사실상 한국교회 95%가 속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대표성’이었다. 이 논리는 교단장회의를 중심으로 한국교회연합을 추진하던 모임에서부터 나오던 말이다. 그런데 교단장회의가 아닌 7개 교단이 모여서 연합체를 만들었다. 그것도 오는 9일 출범을 예고했다. 이는 상당히 성급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 교단장회의에서 17개 교단 총회장은 “금번 연합추진이 제3단체화 한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임을 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3단체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17개 교단장 서명 후에 7개 교단이 누가 봐도 ‘제3의 기구’로 볼 수밖에 없는 단체의 출범을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한교총의 노림수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한기총+한교연’, 즉 하나의 연합기구 명칭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기총과 통합을 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이다. 한교연이 끝까지 기구통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명분을 만들기 위한 선행조직으로 볼 수 있다.

한교총 출범에 참여하는 한 교단 관계자의 표현에 따르면 한교총은 일종의 ‘풀(pool:일종의 카르텔)’ 개념이다. 7개 교단이 먼저 연합의 판을 만들고, 여기에 한교연과 한기총을 가입시키겠다는 것. 만일 한기총과 한교연 중 한 곳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불참할 경우, 한교총에 더 많은 교단을 가입시켜 한기총과 다시 합쳐 ‘제3의 기구’ 논란을 피해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미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는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기총 존속에 대한 의견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단체 명칭을 바꾸고 7.7정관에 따라 회원을 정리하되 법인은 한기총 법인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의견을 나눈 바 있다. “한기총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연합기구를 만들면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국교회대표연합기관을 이단에 빼앗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지난 22일 교단장회의 선언문은 ‘복원된 연합단체 출범’을 명시했다.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이라는 표현은 한기총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한교총은 제3의 기구가 아니라 한교연을 압박하고, 한기총과 손을 잡는 한시적 ‘임의기구’에 불과하다. 교단 허락도 받지 않았고, 법인도 없는 임의기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7개 교단이 연합하고 한국교회 95% 이상이 참여한다는 명분도 법적 구성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아무런 대표성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감리교는 지난 29일 실행위원회에서 한교총 가입을 전격 결의했다. 감리교는 에큐메니칼 기관인 NCCK 활동만 해왔다. 한기총과 한교연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아 일단 가입을 결의한 것이다. 만일 한교연이 끝내 통합추진에 불참한다면, 한교연 소속 교단인 예장 통합, 대신, 기성 역시 실행위원회 혹은 총회의 동의를 얻어 한교총에 새롭게 가입해야 한다. 한교총이 조직으로서 모양새를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 왜 1월 9일 출범할까?

출범을 예고한 1월 9일은 참으로 절묘한 날짜다. 이튿날인 1월 10일에는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한기총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다락방’에 대한 ‘행정보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지난 19일자 국민일보 보도를 통해 이대위에서 다락방과 류광수 목사를 행정보류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하게 ‘행정보류’는 임원회와 실행위원회 권한이다. 이대위는 ‘상신’할 뿐, 그 결정은 임원회가 한다. 이미 이대위원장 엄정묵 목사조차도 “하도 말이 많으니까 일단 행정보류를 상신했고, 정확한 결정은 조사를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은 상당한 함의를 갖는다. “정확한 결정은 조사를 해봐야 안다”는 것이고,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락방 전도협회의 거취가 결정된다. 조사 결과 이단이 아니라는 것을 이대위가 재확인한다면 다락방 행정보류는 상신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락방 행정보류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한기총은 7개 교단에 “류광수와 다락방이 행정보류됐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류광수 목사 행정보류는 이영훈 목사의 공약이자 한교추의 요구조건이었다. 한교추는 지난 22일 발표한 선언문에서 “한기총과 한교연은 각 단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결하며”라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한기총에 제시한 선결조건은 류광수 목사에 대한 처리, 즉 이단문제의 선결이었다. 이에 화답하듯 한기총은 7개 교단에 ‘본회 이대위 결의사항 알림과 협력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한기총이 보낸 공문은 “본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2016년 12월 15일 제27-4차 위원회 회의를 통해 1)세계복음화전도협회(회장:정은주 목사), 2)사)예수교대한감리회웨슬레협의회(회장:임원순 목사), 3)류광수 목사에 대하여 한국교회연합과 언론에서 이단성을 지적하는 바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하고, 조사 종결시까지 단체와 개인에 대하여 행정보류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본회는 한국교회를 이끌어가는 귀 교단과 협력하여 하나님의 선하시고 높으신 뜻을 함께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하며, 귀 교단이 본회로 복귀하시어 한국교회 발전과 본회에서 큰 역할을 감당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되어있다.

이 공문의 포인트는 ‘조사 종결시까지’와 ‘본회로 복귀하시어’다. 이대위원장 엄정묵 목사는 “전도협회만 조사하는 것이지 류광수 목사 개인은 행정보류를 상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기총은 각 교단에 류광수 목사 개인에 대한 행정보류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교총 출범이 결정된 지난 28일 “류광수에 대한 행정보류가 확정됐다”고 교단장들에게 설명했다. 이영훈 대표회장과 엄정묵 이대위원장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조사 종결시’까지는 조사가 오래 걸릴 수도, 신속히 끝날 수도 있다는 모호성을 갖는다. 이에 대해 한기총 관계자는 “10일 임원회를 지켜봐라. 조사가 그 전에 끝날 수도 있다”고 귀뜸했다. 10일 전에 조사가 종결되면 행정보류가 풀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하루 전인 9일에 설립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본회로 복귀하시어’ 또한 논란이 되는 문구다. 한국교회 연합을 추진하는 교단에 감히 ‘복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이미 상당한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5일 열린 한기총 주관 ‘한국교회 기도의 날’ 행사에서 이용규 증경회장도 “한기총으로 다 들어오면 그게 연합”이라는 논리를 편 바 있다. 만일 한교추가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 추진위원회 구성의 본질에서 벗어나 ‘한기총 복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면 이는 한국교회를 기망하는 행위다. 한기총 복귀, 혹은 통합의 전제조건인 이단문제 해결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듯’이 통합 추진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 열쇠를 쥔 한기총은 모든 문제 선결할 수 있나?

사실, 보수 기독교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한국교회 연합추진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2년 전 한교연 대표회장을 맡은 양병희 목사는 “이단문제만 선결한다면 한기총과 언제든 통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2년 동안 한기총과 이영훈 대표회장은 “류광수에 대해 행정보류하겠다”. “이단성 조사를 다시 하겠다” 등등의 약속을 수차례 해왔다. 하지만 행정보류는커녕, 오히려 지난 2016년 1월에는 류광수 목사가 이끌고 있는 핵심단체인 다락방전도협회를 회원으로 받기까지 했다. 이는 한기총 내부에서 류광수 목사에 대한 이단 논란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한기총 스스로 이단문제를 ‘선결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교단장들이 요구하는 7.7 정관의 복원도 한기총이 먼저 결정해야만 가능하다. 한교총이라는 조직에 한기총이 가입하고자 한다면 이단문제 선결+7.7정관의 수용이 필수적이다. 역으로 한교총이 한기총과 통합을 하려고 하면, 한기총은 7개 교단이 요구하는 7.7정관의 복원을 선결해야 한다. 7.7정관의 복원요구는 군소교단 정리에 있다.

현재 2016년 1월 총회 기준으로 한기총 가입 교단은 60개, 단체는 14개다. 이는 행정보류와 회원권 제한교단을 제외한 수다. 한기총 분열 직전인 2010년 1월에는 총 66개 교단 19개 단체가 활동했다. 중대형교단으로는 현재 침례교와 기하성 서대문과 여의도만 남아있고, 대다수 군소교단이다. 7.7정관 이후 분열했거나 새로 가입한 교단은 최소 10개가 넘는다. 한기총 안에는 생소한 이름의 교단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한기총 분열당시부터 논란이 된 예장 개혁의 회원권이다. 한교추 요구대로라면 류광수 목사가 회원으로 있는 개혁에 대한 회원권 정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은 다락방 총회와 교단통합을 이뤘을 뿐, 7.7정관 이후 가입한 교단이 아니다. 즉, 정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기총은 다락방 전도협회와 류광수 목사 개인에 대한 행정보류 상태라고 공문을 통해 밝혔지만, 실상은 다락방 전도협회에 대한 행정보류 상신일 뿐, 개인에 대해서는 전혀 징계나 주의가 없다.

7개 교단도 본질을 망각했다. 한기총에서 탈퇴할 당시 교단들의 불만은 류광수 목사와 통합을 결정한 ‘개혁’을 그대로 수용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그런데 개혁총회는 아무 제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다입한 다락방 전도협회만 행정보류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또한 한기총이 한교총에 속한 대형교단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7.7정관으로 정관을 개정하고 회원 정리를 해야 하는데 실현가능성을 매우 낮은 상황이다. 오히려 한기총 내부에서는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에 대한 전권을 대표회장에게 위임했는데, 제3의 기구를 만들어 통합한다는 것 자체가 임원회 결의 위반”이라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기총 일각에서는 이런 부담을 나누기 위해 1월 30일 총회 전에 대형교단을 가입시켜, 내부 개혁의 총대를 넘길 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교총 설립인가, 준비인가? 후폭풍 시작

9일 설립되는 한교총은 이날로 하나의 조직을 갖추는 것인지, 아니면 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인지도 모호하다. 교단들의 입장은 모두 다르다. 총회 결의사항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예장 합동은 지난 9월 총회에서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을 포함한 연합추진을 포괄적으로 위임했고, 통합은 한교연과 한기총 통합 ‘논의’만을 임원회에 위임했다. 대신은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추진 전권을 임원회에 위임했고, 기하성과 기성 역시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추진을 결의했다. 새로운 연합을 추진함에 있어 자유로운 교단은 합동밖에 없다.

그런데 합동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합동측 한 관계자는 “감리교가 먼저 한교총 가입을 결정하면서 교단 안에서 반 WCC 정서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교단 총대들이 위임한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이라는 보수 기독교연합기관의 통합이지, WCC 회원교단을 포괄하는 전체적 연합이라면 재고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감리교 내부도 시끄럽다. 정통 에큐메니칼 교단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감리교가 “감독회장 임기 4년이니까 한국교회 연합을 우리 교단이 주도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한교총 가입을 전격 결의한 것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감리교 내부 에큐메니칼 인사들은 한교총을 ‘제4의 연합기구’로 규정하고 “감리교가 한국교회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연합은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는 ‘연합과 일치’는 시급한 과제라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한교추의 연합추진 속도에는 의문에 제기된다. ‘특정인사’의 속도에 맞춰 성급하게 따라가는 모양새를 부인하기 어렵다.

연합을 이루는데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법과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 절차상 문제가 생기면 그 단체는 존속하기 어렵다. 통합 후에 다시 분열되는 아픔을 한국교회는 수차례 목격해왔다. 한교총 역시 마찬가지다. 명확한 출범 명분도 밝히지 않은 채, “우리가 한국교회 95%”라는 주장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 이대로라면 9월 총회에서 높은 반대의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한기총이 이단문제를 어떻게 선결하는지 지켜본 후 통합을 해도 늦지 않다. 법절차도 지켜보지 않은 채 대표회장 말만 믿고 연합을 추진할 만큼 다락방 문제가 큰 걸림돌이 아니라면, 차라리 이번 기회에 다락방을 품고 가겠다는 7개 교단의 의지를 먼저 밝히는 것이 순리다.

무엇보다도 한국교회를 연합하겠다는 교단장회의와 7개 교단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교회 내적인 것인지, 대사회적으로 교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외적인 것인지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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