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한교총’ 첫 회원교단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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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한교총’ 첫 회원교단 가입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12.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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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총회 실행위 개최… 교회연합운동 분열 가담 우려도

감리회가 7개 교단이 출범을 선언한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에 가입하기로 결의했다. ‘한교총’이 제4의 연합기구 창설로 한국교회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가운데 첫 번째로 가입을 결의해 파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지난 29일 광화문 감리교 본부교회에서 제1차 실행부위원회를 열고, '한교총' 가입을 결의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전명구) 지난 29일 광화문 감리교 본부교회에서 제1차 실행부위원회를 열고 지난 제32회 총회 결의 중 미진한 안건을 다루었으며, 기타안건으로 ‘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 가입을 통과시켰다.

감리교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기관인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소속돼 지난 60년간 활동해 왔다.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인 한기총이나 한교연에는 별도로 가입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교총’ 가입을 결의한 것이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2017년 새해, 한교총 출범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하나로 연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하나되기 위한 이 운동은 130년 만의 처음 있는 일이며,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교총 출범 이후 5년간은 선거 없이 감리교와 합동, 통합 교단이 공동회장으로 단체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더욱이 감리교만 4년 임기의 감독회장 체제이므로 교단 대외 위상을 높이고, 한국교회 연합활동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감독회장의 설명에 이날 총실위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한교총 가입을 결의했다. 그러나 교단 내부에서는 한교총의 정서가 감리회의 정체성과 맞지 않고, 한국교회연합운동에 있어도 분열을 자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기총이나 한교연이 해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교총’ 설립은 새로운 기구 창설로 볼 수 있고, 한교총이 2011년 한기총의 ‘7.7.정관’을 기본 틀로 한다는 점에서 이름만 다를 뿐 한기총과 같은 기구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단체가 소속된 교단에서도 총회를 통해 한기총과 한교연의 탈퇴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다.

교단 내 개혁인사인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는 “감리회는 일치와 연합을 이룬 자랑스러운 교단이며, NCCK를 중심으로 교회연합운동에 참여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한교총 가입으로 부끄러운 분열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감리교회는 의회중심의 감독제인데, 감독회장 주도로 한국교회의 큰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한교총 가입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까지 감리교회가 쌓아왔던 전통이나 맥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한교총’ 가입 인준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했다. 박 목사는 “교회와 에큐메니칼 관련 정책은 선교국위원회의 정책 수립과정을 거쳐 총실위 안건으로 제안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내부의 토론 없이 회의로 통과시킨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안건에 대해서는 향후 선교국 에큐메니칼위원회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이날 안건으로 감독회장 직속기구로 ‘100만 전도운동본부’ 설치를 결의했다. 100만 전도운동은 전명구 감독회장이 공약으로 제시해왔으며, 임기 4년 동안 차세대 100만 전도를 목표로 감리교의 새로운 부흥과 성장 동력을 일으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목회자 수급문제와 ‘학연과 지연’에 따른 감리교회의 고질적인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31회 총회 입법회의를 통해 제안된 ‘통합목회대학원’ 설립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감리교단의 소재의 ‘역사문화박물관’도 건립된다. 총실위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에 소재한 ‘역사자료전산실’의 부지를 활용해 2층 건물의 역사문화박물관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박물관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는 감독회의에 일임해 구성한다.

전 감독회장은 “한국교회, 특히 감리교는 130년 역사 속 한국 근현대사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자료 수집, 보존을 위한 역사박물관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기에는 한국 감리교회의 역사 유물뿐 아니라 개신교회의 역사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후대 교인들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감리교인의 자긍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실위에서는 △청장년 전국연합회장 유재영 권사 인준 △선교국 예산 목간 조정 및 선교사 복지기금 적립을 위한 전용통장(계좌) 개설을 승인 △2018년 세계감리교협의회 대의원회(WMC Council Meeting) 유치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위원회 조직의 건 등을 결의했으며, ‘동성애대책위원회 설치에 대한 건’은 감독회의에서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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