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세상, 확고한 신앙만이 이겨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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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세상, 확고한 신앙만이 이겨낼 수 있어”
  • 취재팀
  • 승인 2016.12.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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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획// 인물로 보는 2016 한국교회

2016년에는 유난히도 한국사회에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는 올 한해를 장식한 인물들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사회를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린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이면에는 사이비 이단 종교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기독교의 책임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부분이다. 예장 합동총회에서는 김영우 목사가 부총회장 후보에 지원했지만,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채 자격을 상실했다.

길 위의 목회자로 민중과 함께 했던 박형규 원로목사의 별세 소식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국제사회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은 한국의 정치, 경제에 대한 영향 뿐 아니라 기독교계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주>
 

길 위의 ‘민주화 투사’ 고 박형규 목사
행동하는 목회를 실천했던 박형규 원로목사가 지난 8월 18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박형규 목사는 민주화운동을 전개하는 한국교회 최일선에서 민중들과 함께했다. 

고인이 민주화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4.19 의거 당시 피흘리며 쓰러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본 이후였다. 목회자로서 큰 충격을 받은 것. 1973년에는 기독교계 반유신체제 시위를 계획하다 공안당국에 체포되는 이른바 ‘남산부활절사건’ 등으로 6차례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남산부활절사건 때는 긴급조치 3호 위반혐의로 15년형이 언도됐다. 

박형규 목사의 명예는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판결을 내림에 따라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내림에 따라 회복될 수 있었다. 검찰이 우리나라 사법 사상 처음으로 무죄를 구형한 사건이기도 하다. 1983~1990년에는 공안당국이 시무하던 서울제일교회 예배를 방해하자, 서울 중부경찰서 앞에서 6년간 노상예배를 드리면서 ‘길 위의 목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기독교 노동운동의 대모 조화순 목사(83세)는 “박형규 목사님은 주변사람들을 늘 유쾌하게 하는 분이었다. 힘겨울 순간이 오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함께 춤을 준적도 있다”고 회고하며 “그러나 여유 속에서도 원칙만큼은 분명하게 지키는 분”이라고 기억했다. 
 

국정농단의 뿌리된 ‘사이비 교주’ 최태민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의 부친으로 알려진 최태민. 이번 사태의 뿌리는 최태민에게서 찾는 것이 맞다. 1994년 사망한 최태민은 1970년대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고, 연결고리는 딸 최순실에게 이어졌다.

보통 최태민에게 ‘목사’라는 호칭이 붙여지지만, 엄밀히 말해 그는 목사를 사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1970년대 초 신흥종교 ‘영세교’를 창설한 교주였고, 최근 측근 증언에 따르면 그는 목사직을 매매했던 것으로 보인다. 1950~60년대에는 불교 승려로, 천주교 청년단체에서 활동한 전력도 있다.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고 탁명환 목사는 1973~1974년 만난 최태민은 ‘무속인 원자경’이었다고도 기록하고 있다. 최태민이 본격 등장한 것은 1975년 이후다.  1975년 구국선교단과 구국십자군을 창설해 기독교계를 멸공의 기치 아래 흡수했다.

구국십자군 창설에는 기성교회 유력 목회자들이 참석했던 사실이 최근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최태민의 실세역할에 중앙정보부가 내사를 벌였고, 박정희 대통령까지 큰 딸의 집착을 걱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태민에 대한 이름이 거론되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자성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최태민의 분별없는 이념논리에 편승한 점, 사이비 교주를 걸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권력을 이용하려 했던 모습에 대해 반성을 해야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 가치 지켜낼까? ‘트럼프’ 미 대통령
지난 11월 열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그간 막막 논란 등으로 우려를 낳았던 만큼 당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미국인들의 민심은 트럼프를 향하고 있었다.

당초 트럼프는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미 공화당의 주류 정치인들에게도 거부를 당할 정도의 인물로 평가됐다. 또한 미국 사회에서 공직을 한 번도 맡아 본적이 없는, 정치에서는 그야말로 주변 인물로 꼽힌다.

이런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한 마디로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미국 국민들의 감추었던 표심의 대반란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후보시절 강조해온 것처럼 미국 우선 정책 및 보호 무역을 펼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교계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이 동성애와 이슬람의 물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무너져 내리는 미국의 기독교 가치를 지켜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명확치 않고,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거론해온 만큼 이와 관련한 그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후보 탈락하고 총장직도 ‘흔들’ 김영우 목사 
국내 최대교단으로 꼽히는 예장 합동총회에서 올해 가장 뜨거웠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총신대 총장 김영우 목사를 지목할 수 있다.

김 목사는 지난 9월 총회를 앞두고 예장 합동 부총회장 후보에 지원했지만 당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김 목사의 후보 자격을 놓고 총회 이전부터 격론이 오갔고, 결국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채 후보 자격을 상실하는 수모를 겪었다.

선거를 앞두고 총회 선관위는 김영우 목사와 당시 상대 후보인 정용환 목사의 자격 여부를 두고 수차례 회의를 소집했지만 선거 당일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첫 번째 쟁점은 현재까지 총신대 총장 겸 서천읍교회 담임으로 재임하고 있는 김영우 목사의 이중직 논란이었다. 하지만 선거 당일까지 김 목사는 총신대 총장직을 사임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했다.

두 번째 쟁점으로 거론됐던 점은 상대후보와의 담합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 모두 총회 현장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고, 제3의 후보로 선정된 이리노회 전계헌 목사(익산 동산교회)가 신임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목사부총회장에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김영우 목사는 여전히 총신대 총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박무용 예장 합동 직전 총회장이 김영우 목사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이 문제로 총신대 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들이 현재까지 김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해하고 싶었지만 사과만, 채영남 목사
광주 본향교회 채영남 목사는 교단 설립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시점에 총회장을 맡았다. 채 총회장이 강조한 것은 화해였다. 총회 주제도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로 결정하고 재임기간 주요 사업방향을 초점을 맞추면서 기대를 모았다.
 
채영남 목사는 고난주간 ‘화해의 십자가의 날’ 선포, 경제 양극화 극복을 위한 화해사역, ‘민족 화해의 날 ’ 등 화해와 관련한 7대 주제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입장을 천명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수요집회를 인도하는 등 소신있는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또 갈등관계에 있던 교회협에 합류, 세계선교협의회(CWM) 유치, 한국교회교단장회의 재출범 참여, 교단연합 부활절예배 설교 등 교단 연합사업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임기 후반 화해 사역 일환으로 추진했던 특별사면 과정에서 이단 관련 인사들이 포함되면서 흠집이 남았다. 교단 내외에서 반대의견이 상당했지만, 이를 강행하다 결국 특별사면 철회하는 과정에서 불명예가 남게 됐다.

하지만 채영남 목사는 총회장직을 내려놓고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표회장을 맡고서도 첫 일정을 안산에서 시작한 채 목사가 연합기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도하는 궁사 ‘장혜진’ 금메달 결실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2016 올림픽에서 전 종목을 통틀어 가장 빛난 태극선수를 꼽으라면 누구나 주저 없이 장혜진을 선택할 것이다. 양궁 2관왕을 차지한 장혜진은 최근 한 언론사가 주최한 여성스포츠 대상에 선정되면서 이같은 위상을 재확인했다.

장 선수는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단체전에 이어 2관왕을 차지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그녀는 가장 먼저 두 손을 모으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그녀의 기도세리머니는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 뿐 아니라 TV를 통해 시청하는 전세계인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했다. 장 선수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린다”며 자신의 신앙을 당당히 밝혔다.

그녀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사랑하는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돌려 드린다”며 “2014년에도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많은 분들의 응원과 기도에 감사 글을 썼는데, 이번 올림픽이 끝나고도 이렇게나 많은 관심과 이쁨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이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분들께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리우 올림픽 금메달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한편 올해 대회에는 전체 203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약 40여명의 기독선수들이 참가했다.
 

동성결혼 합법화 나선 김조광수 감독
국내 첫 동성혼 커플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김조광수 감독. 김조광수 감독(51)은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와 동성부부 혼인신고를 위해 서대문구를 대상으로 불복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법원은 ‘불허’ 결정으로 동성혼 불인정의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린 뒤 그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구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김조광수 감독은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1항에 따라 혼인에 대한 민법 규정을 해석하면 동성혼도 인정된다”며 2014년 5월 서울서부지법에 불복신청을 냈다.

하지만 지난 5월 25일 서울서부지법은 이들이 신청한 혼인신고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고, 김조광수 감독 커플이 항고하자 지난 12월 6일는 불복 소송의 항고를 기각했다. 법원이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한 현행법의 해석상 동성결혼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조광수 감독은 동성애 코드가 담긴 영화나 작품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동성애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동성애에 대한 반차별 운동에 있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미션이 곧 ‘동성결혼에 대한 합법화’라고 본다”며, “이것이 바로 성공할 수 있든 없든 간에, 하나의 ‘운동(Movement)’”이라며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여전히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기독정당 최다 득표 일등공신 이윤석 의원
올해 총선에서 기독정당이 역대 최대 득표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윤석 의원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재선의원인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기독자유당 입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전남 무안·신안’ 지역구 경선에서 라이벌 서삼석 전 무안군수에 패한 이윤석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고 기독자유당을 통해 3선에 도전했다. 정당별 투표 기호는 원내 의석수에 따라 배정되는데, 이윤석 의원이 기독자유당으로 입당하며 정당 기호 5번을 받아 원내 진출의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기독자유당에서 비례대표 1번을 부여 받은 그는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동성애와 이슬람 퇴치를 위해 기독자유당에 함께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입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성애와 이슬람’ 저지에 대한 기독교 운동에 힘을 기울이기로 약속한 그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게 성경 말씀”이라며 “만일 국회의원이 된다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생명을 걸고 막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 8년간 국회 조찬기도회 총무를 맡는 등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기독교자유당이 아쉽게 원내 진출에 실패하면서 당에서 나와 현재 무소속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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