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아기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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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아기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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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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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자선냄비, 징글벨, 반짝이는 트리, 크리스마스카드,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재롱잔치, 중고등부의 성극과 찬양대회, 선물 교환, 새벽 송 등등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오른다. 이 모두 이때쯤 우리 주변의 풍경이며 크리스마스이브에 교회 안에서 행하던 행사들이다.

이것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도 쌓이고 잘 모르고 지냈던 동료들과 친분이 싹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성스러운 주님 오신 날을 이런 저런 행사로 인하여 축제로 전락시키지 말라던 완고하신 장로님의 지적, 특히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인자로 오셨으니 놀이로만 끝내지 말라하셨던 다정하신 목사님의 이해하기 어려웠던 말씀! 그러나 요즘 우리 주변은 이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없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 생각이 안 난다. 잘 모르겠다. 나는 아니다. 우문에 우답의 모음이다. 지도자가 되면 모두 이렇게 되어야 하나? 정치판, 경제현장, 교회, 학교, 심지어 군부대의 어이없는 사고까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수준이 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화가 됐고 자본주의가 정착되었으며 인권을 존중한다는 우리 주변의 풍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힘찬 촛불행진이 있었다.

비폭력 무저항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간디, 마틴루터 킹 목사를 따르던 그 기적보다 더 위대한 일이 일어났다. 결과는 사필귀정이라며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기기 위해 때로는 거짓과 음모가 자행될 것이다. 하나 촛불행진 그 자체만으로 위대했다. 특별히 문제될 충돌이나 사고하나 없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힘은 없지만 상식을 존중하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이제 우리 주변에 징글벨이 울리고 자선냄비가 딸랑이고 트리가 반짝일 것이다. 선물을 교환하고 새벽송을 돌 것이다. 지금까지 크리스마스는 아픔을 안고 힘든 삶 속에서 이루어진 눈물의 추억 이였다면 이제 다시 올 크리스마스는 이 모든 것까지도 용서하고 구원하실 아기예수의 은혜로 이루어진 선물일 것이다.

귀엽지만 슬픔을 간직한 아기예수, 가시면류관을 쓴 그 모습을 표현한 필자의 작품을 소개한다.

▲ 아기예수, 45 X 28 X 5 CM, mixed media, 2006. 허진권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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