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 뭘 해도 인정받기 힘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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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면 뭘 해도 인정받기 힘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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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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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38

지난 주 교회 중등부의 한 여학생이 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의외였죠. 대부분 학생들은 제게 메시지를 사용하거든요.(내가 sns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서) 요즘 아이들은 웬만해서 직접 전화를 걸지 않습니다. -그 여학생 이름을 지우라고 하지요.

지우는 울면서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만나자고 했지만 그냥 전화로 얘기하겠다고 하더군요. 나는 지우가 울음을 멈추길 기다렸습니다. 한바탕 눈물을 쏟은 지우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학교에서 모둠 발표가 있었다. 이 행사는 매년 지우네 학교에서 열리는 전통있는 것이다. 2학년 전체에서 1등을 하면 그 조나 학생은 학교 복도 명예의 전당 코너에 사진이 걸린다. 학교 역사가 10년 정도 밖에 안 되어서 그런지 이런 작은 것조차 명예롭게 여긴다.

지우는 A조였는데, 준비과정에서 지우와 L이라는 아이가 제일 많은 일을 했고, 열심히 했다. 그리고 발표 뒤, 노력한 탓인지 A조가 1등이 되었다. 그리고 2학년 전체 발표대회에 나갈 자격을 얻어서 A조 아이들은 한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지우가 시험공부보다 더 열심히 한 것은 이유가 있다. 1등 상품이 내년 수학여행 50% 할인권이란다. 지우는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간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집안 사정으로 아예 포기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우네 A조가 2학년 전체 1등을 차지했고, 시상식을 갖게 되었다. 지우는 얼마나 기뻐했는지 울기까지 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다음 날 아침에 교장실에서 있을 시상식 자리에 대표로 나가라고 했다.

교장 선생님이 한 사람만 대표로 나오라고 했다고 한다. A조 아이들은 순순히 그 말에 따랐다. 단 한 사람, 지우만 빼고. 지우는 상품도 상품이지만 명예로운 자리에 자기는 나갈 수 없는 게 억울해서 선생님께 물었다.

지우: 선생님, 우리 A조 모두 나갈 수 없다면 저만이라도 L이랑 같이 나가게 해주세요. 
선생님: 왜?
지우: 저는 정말 열심히 했고, 사실은 L보다 제가 더 많이 했거든요. 자료도 제가 다 준비한 거에요.
선생님: 그래도 상 받는 자리인데 이왕이면 반장이 나가는 게 좋지 않겠어? 그리고...
(선생님은 무슨 말을 하려다 멈췄다)

지우: 선생님, 저는 정말 상 받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왜 L만 대표로 받아야 하지요? 이건 옳지 않은 것 같아요.
선생님: 사실은 내년에 수학여행 갈 때에 우리가 중국으로 갈 예정인데, L의 아버지 회사가 중국에 있거든. 그런데 그 회사에서...

그 순간, 지우는 선생님께 인사하고 교무실에서 나왔다.
지우는 나에게 대충 이야기를 한 다음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우리집이 너무 가난해서 눈치백단이에요. 기 안 죽으려고, 남한테 억울하게 안 당하려고요. 그 대신 뭐든 열심히 해요.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교회에서도 열심히 하잖아요. 그런데 세상은 이상해요. 같은 일을 해도 나보다 잘 사는 애가 하면 더 인정받는 것 같아요. 아니, 정말 그래요. 선생님, 전 너무 억울해요... 너무 억울해서 밥을 먹으면 토해요. 앞으로도 이런 일을 얼마나 당할까요?

그렇다고 이런 얘기를 엄마 아빠한테 어떻게 해요? 만약 이 사실을 알면 우리 엄마 아빠는 나보다 더 슬퍼할 게 뻔하거든요. 그런데요, 왜 하나님은 같은 기독교인 인데 L만 사랑하시죠? 가난한 것도 억울한데 왜 나를 자꾸 비참하게 만드시죠?

하나님은 사람 차별 안 하시고, 겉모습 보고 사람 판단하시지 않는다고 하셨잖아요? 선생님, 저는 이러다가 영원히 딱가리, 아니 2인자 인생으로 살다가 가는 거 아닐까요?

정리해서 여기에 썼지만 지우의 말은 훨씬 거칠고 폭탄 터뜨리듯 울분이 넘쳤습니다. 이제 세상의 언저리에 발을 들여놓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똑바로 살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똑바로!” 살아야 합니다. 제발. 똑바로!

빵과 기도

기도>>>“가난한 자는 그의 형제들에게도 미움을 받거든, 하물며 친구야 그를 멀리 하지 아니하겠느냐? 따라가며 말하려 할지라도 그들이 없어졌느니라.”(잠언19장 7절) - 마지막 구절은 드라마의 한 장면 같습니다. 따라가며 말하려는데 이미 사라진 친구들. 성경은 인간의 돈에 대한 마음을 알고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인간이 이러한 존재이니 그런 것에 상처입지 말고 주님만 바라보며 살아라. 묵묵히 자기 일에 충실 할 때에 하나님이 인정해주시고, 하나님이 상 주심을 성경에서 확실히 알려주십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것과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히브리서 11장 6절-표준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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